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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질병, 그리고 역사/노년의 연구

왜 양반 수는 불어만 가는가

by 신동훈 識 2025. 9.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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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후기 양반 수가 불어가는 이유 중에 한 가지는

우리는 기존의 양반들 후손들이 예를 들어 벼슬길이 오래 끊기거나 

아니면 서자 집안이라 제대로 된 양반에 결격사유가 생기면 

순순히 우리는 양반 아니오 하고 내려갔을 것 같지만

천만의 말씀이다. 

조선시대 호적을 보면, 

한번 양반 후손들은 순순히 양반 자리를 내놓지 않는다. 

특히 호적에 유학, 그게 아니면 양반의 끝자리인 업유, 업무라고 적는데 민감하여

결사적으로 이에 달라 붙어 쉽게 내놓지 않는다. 

어쩌다 호적을 좀 빡빡하게들 조사했는지

원래 유학이었다가 업유나 업무, 

재수 없으면 선무군관으로 밀렸다고 치자. 

다음번 호적 때는 반드시 유학으로 원상 복귀를 시도한다. 

당대에 안되면 아들이라도 아버지 직역을 

학생으로 반드시 고쳐 놓는다. 

그도 그럴것이 호적에 유학으로 적히는 것은 

단순히 군역 외에도 그 향촌에서 서열을 결정하는 것이었으므로, 

몇대가 벼슬이 끊기건 악착같이 유학에 붙어 있으려 노력하는 것이 보인다는 뜻이다. 

따라서 양반들 후손들은 

안정적으로 양반자리를 누리는 제대로 된 양반들과 

뭔가 양반 자리 유지하기 불안한 부류들 

특히 후자는 악착같이 양반 자리에서 밀려나지 않으려 결사적으로 처신하고, 

여기에 새롭게 슬쩍 슬쩍 유학으로 밀고 들어오는 평민이나 심지어는 노비 출신까지 있으니 

양반 숫자는 늘었으면 늘었지 절대로 줄지 않는 것이다. 

물론 청금록에 이름 적힌 정통 양반들 입장에서 본다면 양반도 아닌 놈들이 애쓴다고 할수도 있겠는데, 

청금록의 양반들이 뭐라 보건 간에 이미 19세기가 되면 하도 많은 사람들이 유학을 칭하고 있는데다 

이들이 호적까지 떼어 과거까지 몰려드는 터라 

19세기의 상황은 이미 17-18세기와는 완전히 다른 세상으로 진입하고 있었다고 봐도 좋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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