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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 & THESIS

왜 철솥에다 불교공양구 50점을 쏟아부었는가?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23. 7.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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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이 이른바 엠바고라 해서 특정 시점까지 해당 사안은 보도하지 않기로 한 약속을 깨는 경우는 그 의도성에 따라 알고도 깨는 경우, 모르고 깨는 경우 두 가지가 있을 뿐이다. 

이 사안은 문화재청에서 장사가 된다 해서 어제 쪽샘 44호분으로 장사했으니, 약간 뜸을 두고 하루 걸러 본래는 내일 오전 9시로 엠바고를 설정했지만, 동아일보가 깼다. 나는 알고서도 깼다고 본다. 이 정도로 멍청한 데가 아닌 까닭이다. 

암튼 이번 발굴은 뭐 밟은 대표적 케이스인데, 간단히 말해서 아주 짝은 발굴이라 해서 신생 문화재조사기관이 입찰 따서 들어갔다가 처치 곤란이 되었으니, 어떡하겠어? 유물을 쏟아져 나왔지, 이거 제대로 조사하고 정리하고 보존처리하고 보고서 언제 내? 망했지.
 


이럴 때 방법은 있다. 문화재청 불러다가, 우린 책임 못진다. 너희가 알아서 해라 던져버리는 것이니, 실제로 이번 발굴은 춘추문화재연구원이라 해서 신생급 조사기관이 했다가 결국 모든 유물 처리는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가 하기로 하고 시마이한 것이다. 

암튼 경주 흥륜사(경주 사정동) 서쪽 지점에 하수관로를 설치키로 하고 사전 발굴조사에 착수했으니 그 와중에 댄장할 통일신라~고려시대 사찰 관련한 건물 흔적과 담장 흔적, 우물과 함께 청동 불교 공양구 수십점이 무더기로 쏟아진 것이다. 

지금 흥륜사라는 사찰이 자리한 지점은 '경주 흥륜사지興輪寺址’라는 이름으로 문화재 지정이 되어있지마는 ‘영묘지사靈廟之寺’라는 글자가 적힌 기와가 쏟아져 신라 초기 사찰 중 거찰이면서 비구니 사찰인 ‘영묘사’가 있던 자리임이 확실하다.

이번 조사 결과 통일신라~고려시대 기와, 토기 조각을 비롯해 청동 공양구 등을 넣은 철솥이 매납된 채 확인되었다. 나아가 통일신라 금동여래입상과 추정 ‘영묘사靈廟寺’명 기와 조각 등이 출토되었다.
 

이걸 급하게 묻은 거 같니?

 
문제는 철솥 내부. 고려시대 청동 공양구와 의식구가 떼거리로 봉안된 것이다.

철솥은 지름 약 65cm, 높이 약 62cm로 외부에 4개 손잡이가 달렸고, 안에는 작은 기와 조각들이 섞여 있는 흙이 30cm 정도 차 있었다. 그 아래에서 청동 향로, 촛대, 금강저 등 고려시대 불교공양구와 의식구 등이 확인되었다.

현재 육안으로 확인되는 유물은 모두 54점. 일부 유물은 부식되어 철솥 바닥부분에 붙어있는 상태라서 정확한 상태가 아직 파악되지는 못했지만, 앞으로 보존처리 과정에서 더 많은 유물을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를 조사단과 문화재청은

이번에 수습한 청동 유물과 철솥 등은 화재나 사고 등의 비상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급히 한곳에 모아 묻어둔 퇴장(退藏)유물로 추정되나, 정확한 성격을 파악하고 보다 면밀한 분석을 위해 모두 문화재청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소장 황인호)로 긴급 이관하였으며, 앞으로 연구소에서 과학적 보존처리와 심화 연구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고 했지만, 오판이다. 
 

이걸 급하게 묻었다고?

 
유사한 사례로 창녕 말흘리 유적, 군위 인각사지, 서울 도봉서원(영국사지), 청주 사뇌사지(무심천변), 경주 망덕사지와 굴불사지 등지가 있지만 전쟁 화재 대비시 비상 대피용이 아니다.

전쟁이나 화재 같은 비상시국에 어떻게 저리 고이 간직해서 묻는단 말인가? 말이 되는 소리를 해얄 것 아닌가?

그렇다면 뭐냐?

이른바 퇴장 유구는 패턴이 똑같다. 똑같다는 뜻은 그것이 그 시대 공통하는 관습과 의식의 발로라는 뜻이다.

그것이 무엇인가? 이걸 캐물어야 할 것 아닌가?

더는 못 쓰거나 안 쓰게 된 공양구들을 녹여서 재활용할 수는 없다. 왜? 신물인 까닭이다. 그래서 시신을 매장하듯이 고이 매납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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