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漢詩 & 漢文&漢文法

이래도 한 세상 저래도 한 세상, 딩가딩가 놀아보세

고시십구수(古詩十九首) 제4 금일량연회(今日良宴會)



환락 잔치



금일량연회(今日良宴會) : 오늘 떠들썩한 잔치 벌이니 


오늘 떠들썩한 잔치 벌이니 

그 기쁨 다 말하기 어렵네 

쟁 튕기니 뛰어난 소리 나고 

새 노랜 신묘하여 입신이네

유덕한 분 고상하게 노래하니

곡조 아는 사람만 참뜻 아네 

모두가 바라는 바는 같으나  

생각만 하곤 말하지 않을 뿐

사람 태어나 사는 한 세상  

휙 몰아치는 돌풍 속 먼지같네     

어째서 빠른 말 채찍 더해 

먼저 요로 차지하지 않겠는가 

궁함과 비천 견디려 말게나 

험한 길 오래도록 고되니 말일세 



함안 낙화놀이



今日良宴會

歡樂難具陳

彈箏奮逸響

新聲妙入神

令德唱高言

識曲聽其真

齊心同所願

含意俱未申

人生寄一世

奄忽若飆塵

何不策高足

先據要路津

無爲守貧賤

坎坷長苦辛



광주 북구 봄꽃잔치



고시십구수가 전반으로 보아 표현이 매우 직설적이며, 그런 까닭에 2천년 전 시라고 해도, 이렇다 할 주석이 필요치 않은데 유독 이 시만큼은 두어 군데 나로선 석연찮은 데가 있다. 


서성 선생은 '令德唱高言 識曲聽其真'라는 구절을 "현자賢者가 식견 높은 말을 노래했지만, 나 같은 지음知音은 그 본뜻을 알아내였다"고 해서 역접으로 옮겼지만, 내 보기엔 순접으로 보아도 대과가 없지 않나 한다. 덕이 뛰어난 사람이 뭔가 고상한 말을 아마도 노래 곡조로 내뱉었는데, 그 참뜻을 아는 사람만이 알아챈다는 정도가 아닌가 한다. 


나아가 '齊心同所願 含意俱未申'라는 말은 액면 그대로는 모든 마음이 바라는 바는 같지만, 그런 생각만 마음에 품고는 아무도 그런 말을 하지 않는다는 뜻이겠거니와, 이 대목을 서성 선생은 이선李善이라는 사람이 '所願'이라는 말을 '부귀(富貴)'로 푼 해설을 참조하고는 "모든 사람들이 부귀를 바로 있음을 마음속으로 알지만 말하지 않을 뿐인 것을"이라 옮겼거니와, 이리 되면 본래 뜻을 너무 협소화하지 않나 해서 나는 그대로 '바라는 바'라고 두었다. 


이 시에서는 요즘도 성어成語처럼 굳어진 표현을 보거니와, '입신入神의 경지에 이르렀다'고 할 때 그 '입신'과 '요로진을 차지한다'고 할 때 그 '요로진'과 같은 표현이 그것이다. 


이 시 역시 그것이 말하고자 하는 바는 간단히 말하면 카르페 디엠(Car diem), 오늘을 즐기라는 말과 상통한다. 이래도 한 세상 저래도 한 세상, 딩가딩가 하면서 편하게, 그리고 즐기면서 살자는 뜻이다. 그러면서도 이 시에는 묘한 풍자가 있으니, 위선에 대한 고발 정신과 같은 의식이 보인다는 사실이다. 


예컨대 "齊心同所願 含意俱未申", 다시 말해 "모두가 바라는 바는 같지만, 그런 생각은 마음에만 품어둘 뿐, 겉으로 뱉지 않다"는 말이 그에 해당한다 하겠다. 모두가 바라는 바는 부귀일 수도 있고, 권력일 수도 있으니, 이런 모든 것을 포함해서 탐욕이라 할 수도 있다. 


전남 장성 노란꽃축제



그럼에도 아무도 내가 원하는 바가 탐욕이라 얘기하지 않는다. 


그런 까닭에 이 시 작자는 그런 씨잘데기 없는 위선, 혹은 가식은 벗어던지고 솔직히 내가 원하는 것들을 향해서 맹목으로 달려가자 한다. 이래도 한 세상 저래도 한 세상인 것을 탐욕이 있는 그곳을 향해 맹렬히 돌진해서는 남이 먼저 차지하기 전에 내가, 그리고 우리가 선점하자고 한다. 


아래 중국 쪽 번역문과 주석을 소개한다. 앞서 말하는 서성 선생 글이란 서성 역주, 《양한시집兩漢詩集》(보고사, 2007)을 말하거니와, 이 시에 대한 번역과 해설은 이 책 304~305쪽에 보인다.



譯文及註釋

譯文

今天這麼好的宴會真是美極了,這種歡樂的場面簡直說不完。

這場彈箏的聲調多麼的飄逸,這是最時髦的樂曲出神又妙化。

有美德的人通過樂曲發表高論,懂得音樂者便能聽出其真意。

音樂的真意是大家的共同心願,只是誰都不願意真誠說出來。

人生像寄旅一樣只有一世猶如塵土,剎那間便被那疾風吹散。

爲什麼不想辦法捷足先登,先高踞要位而安樂享富貴榮華呢。

不要因貧賤而常憂愁失意,不要因不得志而辛苦的煎熬自己。



담양 죽방림 봄축제



註釋

〔良宴會〕 『良』,善也。『良宴會』,猶言熱鬧的宴會。

〔雜具陳〕 『具』,備也。『陳』,列。『雜具陳』,猶言難以一一述說。

〔彈箏奮逸響二句〕 『箏』,樂器。『奮逸』,不同凡俗的音響。『新聲』,指當時最流行的曲調。指西北鄰族傳來的胡樂。『妙入神』,稱讚樂調旋律達到高度的完滿調和。

〔令德唱高言二句〕 『令』,善也。『令德』,有令德的人,就是指知音者。『唱』古作『倡』,這裏泛用於言談,『唱高言』,猶言首發高論。『真』,謂曲中真意。指知音的人不僅欣賞音樂的悅耳,而是能用體會所得發爲高論。

〔齊心同所願二句〕 上句說,下面感慨爲人人心中所有,下句說,這種感慨大家都沒有把它說出來。

〔奄忽若飆塵〕 『奄忽』,急遽也。『飆塵』,指狂風裏被捲起來的塵土。用此比喻人生,言其短促、空虛。

〔何不策高足二句〕 『路』,路口。『津』,渡口。『據要路津』,是說佔住重要的位置。要想『先據要路津』,就必須『策高足』。『高足』,良馬的代稱。『策高足』,就是『捷足先得』的意思。

〔無爲守貧賤〕 不要守貧賤,是勸誡的語氣,和『何不策高足』的反詰語氣相稱應,表示一種迫切的心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