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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식(李植, 1584~1647) 〈바보를 파는 아이[賣癡獃]〉
거리에서 소년이 외치고 다니기를 街頭小兒呌
팔고 싶은 물건 하나 있다고 하네 有物與汝賣
파는 것이 무엇이냐 한번 물으니 借問賣何物
끈덕지게 달라붙은 바보라 하도다 癡獃苦不差
늙은이가 말하기를 내가 사겠노라 翁言儂欲買
네게 값만 치르면 되는 것이렸다 便可償汝債
인생살이에 지혜는 바라지 않는다 人生不願智
지혜는 절로 근심에 애태우는 것 智慧自愁殺
온갖 걱정 만들어 평화로움 없애고 百慮散冲和
많은 재주 교묘히 속이는 데 쓰지 多才費機械
예로부터 꾀주머니로 소문난 이들 古來智囊人
세상살이 고생스럽고 험난했었지 處世苦迫隘
환하게 빛나는 기름 등불 보아라 膏火有光明
자신을 불태워서 없애지 않더냐 煎熬以自敗
짐승도 알록달록 문장이 있으면 鳥獸有文章
결국은 덫에 걸려 죽고야 만단다 罔羅終見罣
지혜는 있는 것보다 없어야 나으니 有智不如無
바보가 되면 더욱 좋은 일이란다 得癡彌可快
너에게서 바보를 사 오는 대신에 買取汝癡獃
나의 교활함을 너에게 건네주마 輸却汝狡獪
눈 감는다고 장님 되는 것 아니고 去明目不盲
귀 가린다고 귀가 머는 것 아니지 去聰耳不聵
아 새해에 크나큰 복을 받을 것은 新年大吉利
점쳐 보지 않아도 벌써 알겠구나 不用問蓍卦
《택당집(澤堂集)》 권25에 수록되었다.
이상현 선생님의 번역을 슬쩍 고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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