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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 & THESIS/Photo News

3년 만에 돌아왔다는 서울불꽃축제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22. 10.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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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는 남영동에서 여의도는 코앞이라, 버스 서너정거장이면 한강대교 노들섬에 닿는다.

그 지긋지극한 팬데믹에 중단한 서울불꽃축제, 이른바 여의도불꽃축제가 3년 만에 돌아왔으며, 그 폭죽 행사가 어젯밤 열린다기에 사진기 울러매고 나섰다.


내가 마지막으로 그 현장을 다닌 그때를 기억하면 대략 5년이 넘었을 것이로대, 그때도 한강대교 일대는 미어터졌으니, 오늘은 더 하리라 각오는 했다.

그랬지만 현장 사정은 더 참혹스러웠다.


어차피 현장 접근은 엄두도 내지 못하기에 노들섬 아니면 한강대교 북단에서 멈추어 한강 너머 폭죽을 감상하며 촬영도 할 예정이었다.

어느 정도 이쪽이 그때는 여유가 있었으며, 그래도 다리 난간에 기대어 혹은 노들섬에서 폭죽을 어느 정도는 여유롭게 감상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현장은 난장판이었다. 밀려든 인파에 옴짝달짝하기도 힘들었고, 교량 인도는 이미 몇 시간 전부터 아예 좌판 깔아 놓고 점거한 사람들로 움직일 여지가 좀처럼 나지 아니했다.

심지어 그 좁은 교량 인도 한 켠을 차지하는 일군의 중년 무리는 아예 은박지 비스무리한 덕석을 깔아놓고는 소주병 따서 부어라 마셔라 하는 중이었다.



내가 뭐 유별나게 폭죽을 좋아하겠는가마는 그렇다고 꼭 싫어한다고도 하기 힘들지만, 지금 맡은 일이 그런 까닭도 있어 이걸로 그 맡은 부서 sns 계정 운영에 도움이 되지 아니할까 하는 소박한 바람으로 그 게재용 찍을 요량으로 나섰던 것이다.

요새야 사진 말고도 동영상을 절대로 필요로 하는 시대니, 마침 방구석에 뒹굴뒹굴 노는 멀대 같은 조카놈 있어 그놈을 대동했으니, 단단히 이르기를 "너는 폰으로 동영상을 집중으로 찍되, 30초 단위로 끊어라" 주지했다.



촬영 시간이 길면 용량 문제로 sns 업로드가 뻑이 나는 일이 다반사이기 때문이었다.

또 하나 걱정이 있었으니, 요새 이런 현장을 뛰는 우리 친구들한테 들으니 일시에 사용자가 몰리는 바람에 그 행사가 한창 진행 중일 적에는 sns 계정이 아예 먹통이 된다 했으니, 이 말은 사실이었다.


현장에서 내가 조금 면밀히 관찰하니, 폭죽은 연신 터질 적에는 다들 그거 찍느라 여념이 없어 그때 접속 환경이 그나마 상대적으로 낫다.

폭죽이 내려 앉은 직후는 누구한테 다들 그 찍은 것들을 톡으로 전송하는지 모르겠지만, 암튼 열라 사용량이 폭주하는 바람에 카톡 전송기능조차 아예 먹통이 되더라.


현장에서는 겨우 몇 개 찍어 사진은 나누어 올리기도 했으며, 동영상도 두어 개 계우 올렸다.

그런 대로 밥값은 한 셈이니, 그렇다고 내 근무시간에 포함되는 것도 아니니, 그런 대로 의무감에 해야 할 일을 했다 싶어 폭죽놀이 종료 시점으로 예고한 시간보다 대략 30분쯤 당겨 돌아서려는데 뿔싸


통로가 움직이질 않는다. 나처럼 잔머리를 쓰는 사람이 많아 일시에 몰리는 바람에 사람에 치어 더디게 더디게 뒤에서 떠밀려 계우계우 움직여 마침내 교량을 벗어났으니 말이다.

역시 장강 앞물을 밀어내는 힘은 그 뒷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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