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략 20년 전만 해도 한국고고학은 세계 고고학 흐름과 별반 차이가 없었다.
아니 어떤 면에서는 선두하는 분야도 없지는 않았으니 예컨대 발굴 그 자체로만 놓고 보아도 그 속도전과 그 발굴방식 어느 것 하나 세계 흐름에서 뒤진다 할 수는 없었고 외려 세계 고고학 흐름을 선도한다고도 할 만했다.
그런 흐름이 20년이 지난 지금은 어찌 되었는가?
한국고고학은 세계고고학 흐름에서 후진 중의 후진을 면치 못하거니와 더욱 문제는 앞날이 보이지도 않는다는 데 더한 심각성이 있지 않겠는가?
이웃 중국과의 비교에서도 이런 격차는 더욱 두드러져 20년 전만 해도 중국고고학이 우리보다 나은 점은 딱 하나, 곧 유적과 유물이 좋다는 것 그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그래 저들은 워낙 땅덩이도 넓고 역사 또한 유구하고, 인간사가 아니라 해도 자연유산 그 힘 자체를 어찌 한반도랑 비교할 수 있겠는가?
하지만 학문이, 더더구나 고고학이 어찌 유적 유물 좋고 연원이 깊은 것만 따져 하는 학문이겠는가?
그런 점에서 본다면 그 역사라 해 봐야 기껏 250년에 지나지 아니하는 미국 고고학이 세계 고고학을 선도하는 이유를 설명할 수 없다.
모든 학문은 그 연구성과로 판가름 난다.
세계고고학이 쏟아내는 성과들을 보면 참말로 눈이 부시지만, 문제는 그 틈바구니 어디에도 한국고고학은 명함도 내밀지 못한다는 데 심각성이 있지 않겠는가?
저들은 고고학으로 네이처 사이언스를 씹어먹고, 기타 그에서 조금 모자라지만 그래도 그 명성 하나 만큼은 끝간 데를 자랑하는 세계 유수하는 잡지들을 화려하게 장식한다.
눈만 뜨면 새로운 연구라 해서 쏟아내는 분야가 고고학이다.
물론 아주 없기야 하겠냐마는 그렇게 봇물처럼 쏟아지는 그 고고학 연구 어디에도 한국고고학도 이름은 보이지 않는다.
꼭 한국에서의 고고학을 기반으로 삼아야 하느냐 하는 진부한 국적주의는 차치하고라도, 세계 유수하는 고고학 잡지에 한국 연구자는 도대체가 이름이 보이지 않는다.
그나마 간헐로 보이는 연구 혹은 연구자라 해서 보면 기가 차서 국내에서 발간하는 영문 잡지에 어거지로 이름을 찡가 넣는 수준에 지나지 않으니 그 잡지 구독률은 제로다.
20년 전에는 같은 선상, 같은 조건에서 출발한 한국고고학과 세계고고학의 작금 심각한 격차는 왜 빚어졌는가?
나는 듣게 쉽게 문과대 고고학과 자연과학이라는 대별하는 흐름으로 비교하곤 하지만, 이 말이 그냥 웃어넘길 사안이 아님은 이미 문과대 고고학은 그 막다른 길이라,
우린 죽어라 그 막다른 길에서 토굴을 파겠다고 맨주먹으로 달라드는 그때 저들은 그 막다른 길을 뛰쳐나와 과학으로 달려나아갔다.
믿기는가?
고고학으로 노벨과학상까지 타는 세상, 이게 보이냐 말이다.
저들은 고고학으로 노벨상까지 타먹는 판국에 우린 죽어나사나 고리타분 식민지시대 일본 관학자들이 하는 그 수법 그대로 오로지 그 학문 방식이 정통이라는 투철한 신념 아래 오로지 그 문과대 고고학만을 죽어나사나 팠고, 지금도 그러고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전국 각지에서 벌어진다는 고고학 학술대회를 볼짝시면 한숨이 절로 나와서 기성을 돌파하는 연구는 눈씻고 찾을래야 찾을 길이 없고
고작 하는 일이라고는 무슨 산성 파서 그거 국가 사적 만드는 일을 천직으로 여기면서 그것이 고고학 본령이라는 타령만 일삼고 있다.
고고학 현장 그 어디에도 과학은 파고 들 틈이 없어 고작 하는 짓이라고는 몇 군데 시료 채취해서 연대 측정하는 일이 전부이며,
혹자 더러 무슨 유기물 분석이라 해서 개뼉다귀 몇 점이나 분석하는 일로 소일하는 일이 전부다.
남들은 허블망원경 넘어 제임스웹 망원경으로 우주를 그려내는 시대에 고작 그나마 하는 짓이라고는 그 옛날 내가 중고교 시간 화학 생물 시간에 만지고 놀던 그 구닥다리 현미경 잡고 노는 꼴이니 이러고서도 무슨 한국고고학을 세계화한단 말인가?
그래 k컬처 다 놓지만, 그것이 죽었다 깨어나도 불가능한 데가 한국고고학이다.
한국고고학은 팔아먹을래야 팔아먹을 것이 없는 시장이다.
한국고고학은 자본주의 맹아 단계도 아닌 단군할아버지 인간 되겠다고 산마늘이랑 쑥 먹고 간절히 인간되기 빌기 시작하는 딱 그 단계, 곧 원시 물물교환 딱 그 시장이다.
근자 어느 고고학 관련 학술대회 안내문을 보니 빅데이터 문제라, 웃긴 건 그런 빅데이터를 논하는 자들이 문과대 고고학도라는 사실이다.
문과대 고고학도들이 무슨 빅데이터 타령이란 말인가?
통계학도들이 달라 붙어도 될까말까한 빅데이터를 어찌 문과대 고고학도들이 한단 말인가?
딱 보니 국가 프로젝트 돈 타먹겠다는 개수작이더라.
[독설고고학] 박박 문지르는 세척, 그리고 똥덩이
https://historylibrary.net/entry/4-157
[독설고고학] 박박 문지르는 세척, 그리고 똥덩이
앞서 신동훈 교수께서 분석, 곧 똥덩이 이야기를 하신지라 이 문제를 포함한 한국 고고학 발굴 심각성을 짚기로 한다.간단히 말해 분석이 나오지 않은 것이 아니라(물론 창녕 비봉리 유적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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