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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훈의 사람, 질병, 그리고 역사

60에 돌아보는 외국어

by 초야잠필 2024. 7.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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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영어, 일본어, 중국어, 그리고 고문(한문)을 공부했는데 

네 가지 언어 모두 사전 없이 읽어 낼 수 있는 정도 수준은 된다.  

물론 나면서 부터 외국어를 한 것은 아니니 필자도 살아오면서 여기에 나름의 시간을 투자하였는데, 

나이 60에 돌아보니 외국어에 시간을 투자한 만큼 얼마나 본전을 뽑았는지 따져보게 된다. 

영어: 생업과도 관련이 있으니 가장 시간도 많이 투자했고, 또 거둬들인 것도 많다.

투자한 시간 만큼 거둬 들였다고 보고, 전문성과 관련하여 반드시 익혀야 하는 외국어다.

앞으로도 영어의 이러한 위치는 당분간은 사라지지 않으리라고 생각하고,

지금 이 글을 보는 젊은 분들의 시대에도 비슷하지 않을까. 

일본어: 필자가 대학생 때는 대학가에서 일본어가 상당히 유행이었다. 

그 여파로 필자도 학창시절에 일본어를 배웠는데,

지금은 읽고 쓰고, 논문을 일본어로 낼 수 있는 정도는 한다.

영어에 비하면 많이 시간을 투자 한 편은 아닌데

일본이 생각보다 빨리 내려앉으면서 당초 생각했던 것보다는 많이 거둬들이지 못했다.

일본어로 된 책도 의외로 읽을 만한 책이 많지는 않다.  

중국어: 일본어와 비슷하다.

읽고 쓰는 정도는 하지만, 이 역시 일본어처럼 많이 거둬들이지는 못했다. 

앞으로도 비슷하리라 본다. 

다만 중국어와 일본어는 양국의 논문을 영어권에서 쉽게 접할 수 없다는 점에서

배워두면 나름의 장점이 있는 언어이긴 하다.

이 두 나라의 인문학, 인류학자들은 자국의 성과를 영어논문으로 잘 써내지 않는다. 

일본어와 중국어를 배워두니 이런 면에서 얻는 바가 꽤 있었다.  

마지막으로 고문(한문)-. 

일상생활에 쓰고자 함이 아니라 필자가 좋아서 배운 것이지만,

영어나 일본어, 중국어로 된 책을 읽을 때도 느끼지 못한 감동을 

고문 서적을 볼 때 느끼는 경우가 많았다. 

일상생활에서는 쓸 데가 없는 죽은 언어이지만, 

동양의 지혜의 정수는 고문을 통하지 않으면 접하기 힘든다고 본다. 

인생의 반려로 삼고 싶은 딱 하나의 언어가 있다면,

영어도, 일본어도, 중국어도 아니고
필자에게는 그것은 고문이다.

아마 60이 넘어가면 고문은 내게 더 친밀한 벗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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