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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 & THESIS

이란 북부에서 2,500년 전 아케메네스 왕조 시대 공동묘지 발견, 말 장비와 함께 묻힌 여성도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26. 4.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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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결된 두 개 항아리Twin joined jars. 출처: Malekzadeh et al., 2026

 

이란 북부에서 이전에 알려지지 않은 아케메네스 왕조 시대 공동묘지Achaemenid-period cemetery가 발굴되어 고대 세계 최대 제국 중 하나였던 아케메네스 제국 치하에서 평범한 사람들이 어떻게 살고 죽었는지에 대한 매우 흥미로운 통찰을 제공한다.

셈난 지방Semnan Province 탈라짐Talajim 마을 인근에서 10여 년에 걸쳐 발굴된 이 무덤 유적은 이란 고원Iranian plateau의 지역 전통에 제국의 권력이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한 기존의 통념에 도전한다.

이 유적은 단순히 지배 이야기가 아니라, 제국 변방에서 정체성을 찾아가는 공동체 모습을 보여주는 더욱 미묘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유적 위치.



산과 사막 사이에 숨은 공동묘지

메르신 공동묘지Mersin cemetery로 알려진 이 유적은 세피드루드 강Sefidrud River이 내려다보이는 곶promontory에 자리 잡았으며, 알보르즈 산맥Alborz Mountains이 광활한 다슈트 카비르 사막Dasht-e Kavir desert으로 이어지는 절경을 자랑한다.

이러한 과도기적 지형은 우연히 형성된 것이 아니라, 내륙 공동체와 더 넓은 지역 네트워크를 연결하는 이동 통로 역할을 했다.

고고학자들은 피네스크 댐Finesk Dam 건설과 관련된 긴급 발굴 작업 중에 이 공동묘지를 처음 발견했다.

단순한 구조 작업으로 시작된 발굴은 곧 이 지역에서 가장 중요한 아케메네스 왕조 시대 유적 중 하나로 발전했다.

2014년부터 2024년까지 여러 차례에 걸친 발굴 작업을 통해 연구진은 놀라울 정도로 잘 보존된 34개 무덤을 발굴했다.

방사성 탄소 연대 측정 결과, 이 공동묘지는 기원전 519년에서 358년 사이, 즉 아케메네스 왕조 시대에 속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주목할 만한 점은 단순히 연대뿐 아니라 일관성이다.

3번 무덤 단면도 및 평면도(방향 표시); 주로 북서에서 남동 방향으로 정렬되어 있음에 유의(저자 제공).


미묘한 차이만 있는, 같은 방식으로 시신을 매장한 공동체

언뜻 보면 매장 방식은 매우 표준화한 것처럼 보인다.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북서쪽에서 남동쪽으로 향하는 직사각형 구덩이rectangular pits에 뉜 자세supine position로 매장되었다.

많은 무덤의 머리와 발치에는 돌판Stone slabs이 놓였고, 덮개는 흙으로만 채운 데서부터 정성스럽게 놓은 돌이나 나무판까지 다양했다.

이러한 반복은 긴밀한 공동체가 공유된 장례 규칙을 지니며, 아마도 한두 세대 동안만 사용되었을 것임을 시사한다.

하지만 이러한 균일성 속에서 고고학자들은 더욱 흥미로운 점을 발견하기 시작했다. 바로 작지만 의도적인 변형이다.

어떤 무덤에는 유물이 전혀 없었다.

또 어떤 무덤에는 도기, 장신구, 무기 등 풍부한 유물이 함께 묻혀 있었다.

이러한 차이는 우연이 아니라, 공동체 내 사회적 역할, 성 정체성, 그리고 지위 차이를 반영하는 것으로 보인다.

 

1, 3, 5, 10, 11, 15번 무덤 출토 도기: 받침대가 있는 그릇, 주전자, 주둥이가 있는 항아리, 두 개가 붙어 있는 항아리. 모든 크기 막대는 50mm (그림: E. Fausti).



도기, 장신구, 그리고 무기 – 정체성의 표시

거의 모든 무덤에서 도기가 발견되었는데, 이는 도기가 매장 의식 핵심이었음을 보여준다.

사발Bowls, 항아리jars, 그리고 주둥이가 있는 그릇들spouted vessels이 반복적으로 등장함으로써 이들이 무덤 부장품의 일관된 "핵심 구성품core package"을 형성한다.

이러한 기본 구성품 외에도 다양한 양상이 나타난다.

팔찌, 귀걸이, 구슬과 같은 개인 장신구는 약 3분의 1 무덤에서 발견되는 반면 칼이나 창촉과 같은 철제 무기는 약 4분의 1에서 발견된다.

이러한 부장품들은 단순히 부를 나타내는 것이 아니라 정체성을 나타내는 표식으로 기능하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동물 머리 장식이 달린 팔찌bracelets with animal-head terminals다.

이러한 디자인은 아케메네스 왕조 엘리트들의 금속 세공품을 연상시키지만, 여기서는 귀금속이 아닌 청동으로 제작되었다.

이는 지역 장인들이 제국 양식을 자신들만의 재료 어휘에 적용하고 있었음을 분명히 보여준다.

다시 말해, 이는 모방imitation이 아니었다. 번역translation이었다.

5번, 10번, 11번, 15번 무덤에서 발견된 개인 장신구 및 상징물: 청동 팔찌, 청동 가슴 장식bronze pectoral-plaque, 종 모양 펜던트, 반지bell-shaped pendants, 과립 세공granulation이 된 은 귀걸이. 모든 축척 막대는 50mm(E. Fausti 제공). 출처: Malekzadeh 외, 2026

 
무덤에 새긴 성별 패턴

이 공동묘지는 또한 매장 관습에서 성별이 어떻게 표현되었는지에 대한 드문 통찰력을 제공한다.

여성과 관련된 무덤에서는 장신구, 구슬, 방추pindle whorls 등 직물 생산과 관련된 도구가 풍부하게 출토되는 경우가 많다.

반면 남성 무덤에서는 철제 무기가 더 자주 발견되지만, 그 외 유물은 비교적 단순한 경향이 있다.

한 무덤은 쉽게 분류하기 어렵다.

말 장비가 함께 묻힌 유일한 무덤이 여성 무덤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예상치 못한 조합은 현대의 성별 개념과는 다른 사회적 지위 구조를 시사한다.

이러한 특이점은 정체성이 유연하고, 협상을 통해 형성되며,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사회였음을 보여준다.

군사 전초기지가 아닌 안정적인 공동체

무기가 발견되었음에도 이 공동묘지는 군사화한 정착지를 가리키지는 않는다.

고고학자들은 이러한 유물들을 전쟁의 증거라기보다는 권위나 사회적 기능을 나타내는 지표로 해석한다.

또한 주목할 만한 점은 발견되지 않은 유물들이다.

인근에 연관된 정착지가 있었다는 명확한 증거가 없으며, 다른 아케메네스 왕조 지역에서 흔히 발견되는 엘리트 계층 유물(예: 삼각도기Triangle Ware)도 찾아볼 수 없다.

이는 해당 공동체가 제국 체제 내에서 엘리트 계층도 아니고 고립된 집단도 아닌, 독자적인 사회 계층을 형성했음을 시사한다.

1차 및 2차 발굴 시즌에 출토된 무기(철제 칼날과 청동 창촉)와 1차 발굴 시즌에 발견된 말 마구류는 모두 15번, 22번, 32번 무덤에서 출토되었다. 모든 축척 막대는 50mm(E. Fausti 제작). 출처: Malekzadeh 외, 2026

 
제국의 변방에서의 삶을 들여다보다

메르신 공동묘지의 더 큰 의미는 그 위치에 있다.

페르세폴리스Persepolis나 파사르가대Pasargadae와 같은 제국 중심지에서 멀리 떨어진 곳이다. 이러한 유적은 특히 아케메네스 세계 북동부 내륙 지역에서는 드물다.

이곳의 고고학적 기록은 제국 역사에서 종종 간과되는 중요한 사실, 즉 평범한 공동체가 제국을 어떻게 그들만의 방식으로 경험했는지를 보여준다.

메르신에 묻힌 사람들은 제국 문화를 전면적으로 수용하기보다는, 장신구 스타일, 물건, 미적 요소와 같은 제국의 상징들을 오랫동안 이어져 온 지역 전통에 선택적으로 접목시킨 것으로 보인다.

그 결과, 문화적 풍경은 강압이 아닌 협상을 통해 형성되었다.

아케메네스 세계관의 재고

수십 년 동안 아케메네스 제국은 기념비적인 중심지와 왕실 비문을 통해 이해했다. 

그러나 메르신과 같은 유적 발견은 제국의 주목을 받지 못한 일상생활, 즉 공동체에 초점을 맞추도록 한다.

그 결과, 더욱 복잡한 그림이 드러난다. 

제국은 단순히 권력으로만 정의되는 것이 아니라 상호작용, 적응, 그리고 지역 사회의 주체성으로 정의된다.

메르신의 무덤들은 침묵 속에 묻혀 있지만, 그 무덤들은 외딴 지역을 훨씬 뛰어넘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정체성, 소속감, 그리고 사람들이 세상을 형성하는 힘에 맞서 미묘하게 살아가는 방식에 대한 이야기다.


Malekzadeh M, Naseri R, Fausti E, Cesaretti A, Dan R. The Achaemenid cemetery of Mersin (Semnan Province, Iran): local identities and imperial connections on the northern Iranian plateau. Antiquity. Published online 2026:1-9. doi:10.15184/aqy.2026.10317


글 참 잘 썼다. 똑같은 토기 무덤 이야긴데 어느 나라 맛대가리 없는 고고학과는 결이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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