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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 & THESIS

눈부신 중국 고고과학, 이번엔 호모에렉투스와 데니소바인·현생인류 연결고리를 찾아내다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26. 5.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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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경 원인 포함 40만 년 된 호모 에렉투스 이빨 6점에서 단백질 추출 성공

 
 

40만 년 전 호모 에렉투스 단백질, 데니소바인 및 현생 인류와의 유전적 연결고리 밝혀내. AMBN 에나멜 단백질의 모식도. 출처: IVPP

 
수십 년 동안 호모 에렉투스Homo erectus는 고인류학계에서 가장 큰 논쟁거리 중 하나였다.

이 종은 아프리카를 넘어 아시아와 유럽 일부 지역으로 퍼져나간 최초의 인류 조상으로, 약 180만 년 전에 그곳에 정착했다.

과학자들은 오랫동안 이 초기 인류가 데니소바인Denisovans이나 현생 인류와 같은 후대 집단과 유전적 연관성이 있었는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중국에서 발표된 새로운 연구는 이러한 연관성이 존재했다는 가장 명확한 분자적 증거를 제시한다.

중국과학원 척추고생물학·고인류학 연구소 연구진은 중국의 세 곳 유적, 즉 ‘베이징 원인Peking Man’ 화석으로 유명한 저우커우뎬Zhoukoudian[주구점]을 비롯해 허셴Hexian과 쑨자둥Sunjiadong에서 발굴된 호모 에렉투스 치아 6개를 분석했다.

이 화석들은 최소 40만 년 전 것으로 추정한다.

연구 결과는 5월 13일 네이처Nature에 게재되었다.

 

자바에서 발견된 호모 에렉투스: 물에 잠긴 강 계곡에서 발견된 14만 년 된 화석. 스미소니언 국립 자연사 박물관 데이비드 H. 코흐 인류 기원관에서 촬영된 호모 에렉투스의 얼굴 복원도. 사진 제공: Ryan Somma, CC BY-SA 2.0


연구진은 치아 에나멜dental enamel에 보존된 단백질에 주목했다.

고대 DNA는 특히 따뜻한 지역에서는 수십만 년 동안 보존되기 어렵지만, 단백질은 훨씬 더 오래 보존된다.

연구진은 에나멜 단백질 11종을 추출해 수백 개 아미노산 위치를 분석했다.

그 결과, 두 가지 아미노산 변이가 특히 눈길을 끌었다.

한 변이는 여섯 명 호모 에렉투스 모두에게서 발견되었으며, 다른 어떤 인류 계통에서도 확인된 적이 없다.

연구진은 AMBN-A253G라고 명명한 이 돌연변이를 동아시아 호모 에렉투스 집단의 분자적 표지자로 제시했다.

또한, 이 공통 돌연변이는 중국의 세 유적에서 발견된 개체들이 동일한 진화 집단에 속했음을 시사한다.

두 번째 변이는 더욱 놀라운 발견이었다.

AMBN-M273V로 알려진 이 돌연변이는 이전에는 아시아 여러 지역에 산 멸종 고대 인류 집단인 데니소바인에게만 존재하는 것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이번 연구에서는 여섯 개 호모 에렉투스 화석 모두에서 동일한 변이가 발견되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동아시아 호모 에렉투스와 데니소바인 사이의 유전적 연관성을 시사한다.

연구진은 이 돌연변이가 호모 에렉투스 집단과의 이종교배를 통해 데니소바인 계통으로 유입되었고, 이후 데니소바인 혈통을 통해 동남아시아와 오세아니아 일부 현생 인류 집단에까지 전파되었을 가능성을 제시한다.

이번 연구는 중국의 호모 에렉투스와 데니소바인, 그리고 현생 인류를 연결하는 최초의 분자적 증거를 제시한다.

또한, 이번 연구는 인류 진화가 직선적인 흐름보다는 네트워크와 유사한 양상을 보였음을 강조한다.

약 77만 4천 년 전부터 12만 9천 년 전까지의 중기 플라이스토세 동안 호모 에렉투스, 네안데르탈인, 데니소바인, 그리고 초기 호모 사피엔스를 포함한 여러 인류 집단이 아프리카와 유라시아 대륙에 걸쳐 공존했다.

과학자들은 서로 다른 집단 화석들이 유사한 신체적 특징을 공유하는 경우가 많아 이 시기를 혼란스럽다고 설명하는 경우가 많았다.

최근 DNA 연구는 네안데르탈인, 데니소바인, 그리고 현생 인류 사이의 이종교배를 이미 밝혀냈다.

이번에 새롭게 발견된 에나멜 단백질 분석 결과는 혼혈 흔적을 DNA 증거가 아직 확보되지 않은 더 먼 과거로까지 확장시켜 보여준다.
 

분석 대상 유적과 이빨


연구진은 또한 희귀 화석 손상을 최소화하도록 고안된 새로운 고단백질 분석법을 도입했다.

기존 파괴적인 샘플링 방식 대신, 연구팀은 미세 파괴적인 산 에칭 기법을 사용해 치아의 외부 형태를 보존했다.

또한, 남성 특이적 에나멜 단백질인 아멜리(AMELY)를 이용한 생물학적 성별 판별법을 포함한 새로운 분석 도구들을 개발했다.

이번 연구는 고대 단백질을 연구하여 진화 역사를 재구성하는 분야인 고단백질학에 있어 중요한 진전을 의미한다.

호모 에렉투스 화석에서는 아직까지 복원 가능한 DNA가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에, 단백질 분석은 이 종을 분자 수준에서 연구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방법 중 하나다.

이번 연구 결과는 새로운 의문점들을 제기한다.

일부 연구자들은 중국에서 전통적으로 호모 에렉투스로 분류된 화석들이 단일 종이 아니라 여러 다른 집단이나 데니소바인의 가까운 친척을 나타낼 수 있다고 주장한다.

분자 수준 증거가 더 많이 밝혀짐에 따라 과학자들은 고대 인류 종의 정의를 재고해야 할 수도 있다.

현재로서는 여섯 개 화석 치아에서 추출한 에나멜 단백질이 인류 진화의 역사에 새로운 조각을 더했다.

이는 고대 집단들이 이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자주 서로 섞였음을 시사한다.


More information: Fu, Q., Wu, Z., Bennett, E. A., Xing, S., Ji, Q., Dong, Z., … Feng, X. (2026). Enamel proteins from six Homo erectus specimens across China. Nature. doi:10.1038/s41586-026-1047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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