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덕수궁 권역 공중에서 꼬나본 평면이라 건물 중심축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이 권역은 크게 두 갈래가 있음을 직감한다.
왼편이 석조전과 지금 국립현대미술관이 쓰는 공간이라 그 전면에 언뜻 봐도 조선시대 고래古來하는 전통과는 어울리지 아니하는 분수대가 정좌함을 본다.
이 건물들은 정확히 남북 중심축을 맞추어 설계되었음을 본다.
이런 배치는 서구 근대과학 도입 없이는 생각할 수 없다.

B라 표시하는 지점이 근대기 세례를 정통으로, 듬뿍 받은 형적이 되겠다.
반면 A라 표시한 지점은 남북 중심축을 따르기는 했지만 기울어져 있음을 본다.
내가 실측 수치 혹은 재보지는 않았지만 대략 5~8도 어간에서 틀어져 있을 것이다.
저것이 전근대 동아시아 문화권에서 생각한 남북 중심축이다.
거의 모든 전통식 건축물이 이 구도를 따름을 본다.
근대란 무엇인가?
계속 말하듯이 근대 국가는 측량과 인구센서스 두 가지를 기반으로 삼는다.
측량은 땅을 측량하는 도구이며, 인구센서스는 사람을 파악하기 위한 설비다.
그렇다고 근대 이전 동아시아가 그 시스템이 없었는가?
천만에. 있었다.
하지만 주먹구구를 면치 못했다.
측량이 세심하지 못하니 경계를 둔 소유권 분쟁이 빈발했으니, 그 조선시대적 발현 중 하나인 산송山訟은 이 맥락에서 접근해야 하며, 그것이 내 논 내 밭 내 산과 연결될 때는 걸핏하면 살인을 불렀고 소장이 난무했다.
인구 센서스가 있기는 있었지만 구멍이 숭숭 새서, 노비는 다 빠졌고, 기타 권세가에서는 사람을 어케든 줄여서 중앙정부 지방정부에 보고했다.
실록에 전하는 조선 인구, 세종 때 몇 백만이니 영정조 때 천만이니 하는 말 개소리다.
저 새로운 인구센서스를 들고 이 땅에 상륙한 식민지 정부가 매번 놀랐다지 않는가?
조선은 어떻게 인구센서스할 때마다 인구가 이렇게 달라지냐 해서 말이다.
저 덕수궁에서 우리는 전근대를 박차버리고 그것을 엎어버린 근대라는 괴물을 마주한다.
더욱 구체로서는 실측 측량이 무엇인지 그것을 실감하는 장면을 목도한다.
저처럼 명징하게 그 착종 대체를 보여주는 장면이 달리 있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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