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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 & THESIS

최전선 로마 군인들은 기생충으로 고통받았다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25. 12.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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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하드리아누스 장벽 빈돌란다 화장실 유적 분석

 
by 케임브리지 대학교

서기 3세기 빈돌란다Vindolanda 목욕탕 유적의 화장실에서 나온 하수구 퇴적물 분석에서 발견된 편충 알. 사진 제공: 마리사 레저

 
하드리아누스 장벽 근처에 위치한 로마 요새 빈돌란다Vindolanda 하수구를 분석한 결과, 이곳 거주자들이 회충, 편충, 그리고 십이지장 기생충인 람블편모충Giardia duodenalis 세 가지 종류 장내 기생충에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기생충들은 모두 위생 상태가 불량해 음식, 음료, 또는 손에 사람 배설물이 묻으면 전염된다.

회충은 길이가 20~30cm이고 편충은 약 5cm다. 지아르디아는 설사를 유발하는 미세한 원생동물 기생충이다.

이번 연구는 로마 시대 브리튼 섬에서 지아르디아가 발견된 첫 번째 사례다.

빈돌란다는 영국 북부 하드리아누스 장벽 근처에 위치한다.
 

현미경으로 관찰한 G. duodenalis 샘플 이미지. (이미지 출처: Getty Images)

 
하드리아누스 장벽은 서기 2세기 초 로마인들이 북쪽에서 오는 부족들의 공격으로부터 브리타니아Britannia 속주를 방어하기 위해 건설했으며, 4세기 말까지 사용되었다.

빈돌란다 유적은 영국 노섬벌랜드Northumberland 칼라일Carlisle과 코브리지Corbridge 사이에 위치한다.

하드리아누스 장벽은 북해에서 아일랜드해까지 동서로 뻗어 있으며, 장벽을 따라 일정한 간격으로 요새와 망루가 건설되었다.

로마 제국 전역에서 온 다양한 보병, 궁수, 기병 부대가 이 장벽을 방어했다.

빈돌란다는 유적 물에 젖은 토양에서 보존된 유기물로 유명하다.

이에는 요새에서의 일상생활을 기록한 1,000개 이상 얇은 나무판과 5,000켤레 이상 로마 가죽 신발이 포함된다.

영국 하드리아누스 장벽 인근 로마 요새인 빈돌란다의 3세기 목욕탕과 화장실 건물. 사진 제공: 빈돌란다 트러스트

 
기생충 분석 방법

3세기 목욕탕 유적 화장실 건물에서 이어지는 하수관 퇴적물 분석은 케임브리지 대학교와 옥스퍼드 대학교 연구진이 공동으로 수행했으며, 학술지 '기생충학Parasitology'에 발표되었다. [지금 시각 저 사이트가 연결이 안 된다.] 

약 9미터 길이 공동 화장실 배수로를 따라 50개 퇴적물 샘플을 채취했다.

이 배수로는 공동 화장실에서 나온 오물을 유적 북쪽 개울로 흘려보내는 역할을 했다.

배수로에서 발견된 유물에는 로마 시대 구슬, 토기, 동물 뼈 등이 포함되었다.

이 샘플들은 케임브리지와 옥스퍼드 연구실로 보내 연구원들이 현미경 분석을 통해 기생충 알 흔적을 찾았다.

기생충은 사람과 다른 동물을 감염시키는 기생성 벌레다.

샘플 약 28%에서 회충 또는 편충 알이 발견되었다.

한 샘플에서는 두 종 흔적이 모두 발견되어, 연구원들은 효소면역흡착법(ELISA, Enzyme-Linked ImmunoSorbent Assay)을 사용해 분석했다.

이 방법은 항체가 단세포 생물이 생성하는 단백질에 결합하는 원리를 이용한다. 그 결과, Giardia duodenalis 흔적이 검출되었다.

연구팀은 또한 서기 85년경에 건설되어 91/92년 무렵에 버려진 1세기경 요새와 연결된 샘플도 채취했다.

해당 샘플은 요새 방어 체계 일부였던 도랑에서 채취되었으며, 회충과 편충이 모두 포함되어 있었다.


3세기 빈돌란다 목욕탕 유적지의 화장실에서 이어지는 하수구 퇴적물 분석에서 발견된 회충 알. 사진 제공: Patrik Flammer


건강 영향 및 역사적 맥락

"우리가 발견한 세 가지 유형 기생충은 로마 병사들에게 영양실조와 설사를 유발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케임브리지 대학교 고고학과 박사 과정 일환으로 이번 연구 케임브리지 부분을 이끈 마리사 레저Marissa Ledger 박사는 말했다.

"로마인들은 장내 기생충 존재를 알고 있었지만, 당시 의사들은 이러한 기생충 감염을 치료하거나 설사를 하는 병사들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증상이 지속되고 악화할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만성 감염은 병사들 체력을 약화시켜 복무 적합성을 떨어뜨렸을 것입니다. 기생충 감염만으로도 메스꺼움, 복부 경련, 설사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번 연구 책임 저자인 피어스 미첼Piers Mitchell 박사(케임브리지 맥도널드 고고학 연구소 소속 연구원)는 "일부 병사는 여름철 지아르디아증Giardia 대유행 기간 동안 탈수증으로 심각한 질병에 걸렸을 가능성이 있다.

지아르디아증은 오염된 물과 관련이 있는 경우가 많으며, 한 번에 수십 명에게 감염될 수 있다. 치료받지 않은 지아르디아증은 몇 주 동안 지속되어 극심한 피로와 체중 감소를 유발한다"고 말했다. 

미첼 박사는 "우리가 발견한 분변-구강 기생충은 살모넬라균이나 시겔라균과 같은 다른 장내 병원균이 번식하기 좋은 환경이었음을 시사하며, 이는 추가적인 질병 발생을 촉발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연구진은 빈돌란다에서 분변-구강 기생충ecal-oral parasites이 우세하게 나타난 것은 오스트리아의 카르눈툼Carnuntum, 네덜란드의 라인강변 발켄부르크Valkenburg, 스코틀랜드의 베어스덴Bearsden과 같은 다른 로마 군사 유적과 유사하다고 밝혔다. 

런던과 요크와 같은 도시 유적에서는 어류 및 육류 촌충을 포함한 더 다양한 기생충이 발견되었다.

"빈돌란다에는 공동 화장실과 하수 시설이 있었음에도 이는 병사들이 서로 기생충에 감염되는 것을 막지 못했다"고 옥스퍼드 대학교에서 샘플을 분석한 패트릭 플래머Patrik Flammer 박사는 말했다.

"고대 기생충 연구는 우리 조상들을 감염케 한 병원균이 무엇이었는지, 생활 방식에 따라 어떻게 변했는지, 그리고 시간이 흐르면서 어떻게 변했는지를 알 수 있게 해준다"고 이번 분석 일부를 수행하며 옥스퍼드 대학 연구실을 이끈 에이드리언 스미스Adrian Smith 교수는 말했다.

빈돌란다 발굴을 이끄는 빈돌란다 자선 신탁Vindolanda Charitable Trust CEO 앤드류 벌리Andrew Birley 박사는 "빈돌란다 발굴을 통해 약 2,000년 전 로마 제국 북서부 변경 지역에 배치된 사람들이 겪은 엄청난 고난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새로운 증거들이 계속해서 발견되고 있다. 이는 로마 변경 요새와 마을에서의 삶이 어떠했을지에 대한 우리의 고정관념에 도전한다"고 덧붙였다.

W. H. 오든Auden 유명한 시에는 북유럽의 비에 젖은 성벽을 지키는 비참한 로마 병사에 대한 묘사가 있는데, "튜닉 속 이와 코를 찡한 감기lice in my tunic and a cold in my nose"라는 구절이 있다.
시인은 이에다가 심각한 위장 질환까지 덧붙일 수 있었을 것 같다.

More information: Marissa L. Ledger et al, Parasite infections at the Roman Fort of Vindolanda by Hadrian's Wall, UK, Parasitology (2025). DOI: 10.1017/s0031182025101327

Journal information: Parasitology 
Provided by University of Cambrid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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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식은 별도 아티클로 다룬 라이브 사이언스 보도문도 아래에서 발견된다.

 

Diarrhea and stomachaches plagued Roman soldiers stationed at Hadrian's Wall, discovery of microscopic parasites fin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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