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금 유사라는 말과 더불어 저 사이비라는 말이 범람하기 시작했으니, 주로 쓰는 공간을 보면 역사고고학이라, 더 좁히면 상고사 혹은 고대사이거니와
어떤 특정한 역사학 진영이 누구를 향해 유사역사학이니 사이비역사학으로 공격한다 함은 그네가 그네들 기준에서는 전연 혹은 대부분 합리성을 결여했다는 말로 나는 이해하는데, 내 이런 이해가 크게 잘못되지는 않았다고 본다.
문제는 내가 줄곧 지적했듯이 그러는 그들은 사이비 아닌가 하는 반론이다.
그래서 혹 내 이해가 잘못되지 않았나 해서, 그러고 옛날에 알던 기존 이른바 정통 역사학에 대한 이해가 요즘은 많이 바뀔 만한 사정이 있나 해서, 저 양 진영을 대표한다는 한국고고학회 기관지 한국고고학보와 한국고대사학회 기관지 한국고대사연구 두 잡지 최신 세 호 정도를 죽 훑어봤다.
그렇다고 그 짧은 시간에 그 내용까지 다 훑어볼 수는 없고 제목이랑 목차랑 초록 정도는 각기 최신호를 기준으로 그렇게 훑었으니, 대략 양 기관지 각각 스무 편 정도 되는 논문 도합 마흔 편 정도라 해 둔다.
놀랍게도 그 마흔 편 중 단 한 편도 저 합리성을 구비한 글이 없었다. 단 한 편도 없었다.
다 쓰레기였고 다 사이비였다.
왜 쓰레기이고 사이비인가?
저네는 그런 글들이 나름 합리성을 구비한다 생각하고 썼고, 그래서 실었겠지만, 어떻게 그 마흔 편 모두가 그리도 한결 같아서 요약하면 추단에 억단을 더하고, 그에다가 비약을 더한 것이 그네들 글이고 논문이라는 괴물이었다.
내가 개중 두어 편 실례로 골라서 그 쓰레기성과 사이비성을 낱낱이 까발리고 싶은 욕망이 들끓는다만, 혹 그런 내 분석을 보고선 자살할까 싶어 참는다.
논리성 정합성 분석력, 곧 합리성이라 뭉뚱그릴 수 있는 글은 단 한 편도 없어 모조리 뜬구름 잡는 이야기라, 그 황당함은 환단고기 저리 가라였다.
차라리 환단고기야 판타지성이라도 있지, 이건 뭐 말라비틀어진 조기와 같아 쥐어 짜내고 싶어도 도대체 씹을 거리가 없었다.
서론 본론 결론 구성만 갖추면 뭐하는가?
그 모두가 추단에 억단에 비약투성이인데 이러고도 도대체 무슨 낯짝으로 저들을 유사역사학입네 사이비역사학입네 감히 공격할 생각을 하는지가 의아할 뿐이다.
하긴 이번 환빠 논쟁과 관련해 저 사이비 유사역사학 비판이 봇물 터지듯 한다만 그래 환단고기 앞세운 이른바 재야사학이 황당함이 많은 것이야 어쩔 수 없다만 그러는 저들이 그리는 정통 역사상이 무엇인가 물으면 떠오르는 것이 없다.
고작 저들이 내세우는 것이라고는 고조선 중심지는 평양이라는 것과 그 자리 들어섰다는 낙랑으로 씨부렁인 글 말고는 무엇이 정통인지 눈에 서는 것이 없다.
도대체 재야에 맞선 정통 역사학 트레이드 마크란 무엇이란 말인가?
평양 낙랑 말고선 떠오르는 것도 없고 더구나 그 평양 혹은 낙랑이란 것도 고고학 발굴성과 새로 보탠 몇 가지 빼고선 죽어나사나 이병도 진단학보 그것의 변죽에 지나지 않는다.
뭐 하나 새로운 게 있어야지 않겠는가?
이병도 각주달기, 딱 이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정통이라지만 뭐 하나 한민족 성립 하나 제대로 정립한 것도 없어 도대체 한반도에 인류가 언제 정착하기 시작했고 그 흐름은 무엇이며
지금의 한민족은 언제 어떻게 형성되었는지 도무지 알 길이 없다.
그나마 읽을 만한 글이라고는 내가 소싯적 여흥 삼아 긁적인 논문 몇 편밖에 없다!!!!
***
왜 이 꼴이 벌어지는가?
인문학이라는 이유로 과학에 면죄부를 주었기 때문이다.
그 면죄부는 비과학을 낳았다.
사이비? 비과학적이라는 말과 동의어다.
인문학은 자연과학과 다르다는 말이 면죄부를 주어 벌어진 일이다.
과학성을 구비하지 못한 글은 모두가 사이비다.
증명할 수 없는 말은 모두가 사이비다.
한국 역사학고학은 증명이 불가능한 말들의 대잔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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