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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카르타헤나에서 로마시대 제비뽑기 시텔라 청동용기 발견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25. 12.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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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rces : Molinete Archaeological Park

 
카르타헤나Cartagena의 몰리네테 고고학 공원Molinete Archaeological Park에서 발굴 작업을 진행하던 고고학자들이 서기 3세기 말 화재로 파괴된 건물 잔해 아래 묻혀 있던 심하게 그을린 금속 용기 하나를 발견했다.

처음에는 열과 시간에 의해 조각나 부식된 금속 덩어리처럼 보였다.
그러나 200개가 넘는 조각을 복원한 후, 연구진은 이 용기가 로마 시대 공식 복권 추첨에 사용한 금속 컵 일종인 시텔라sitella (또는 시틸라sitilla)임을 확인했다.

녹슨 표면 아래에서는 예상치 못한 역사적 의미를 지닌 새겨진 명문이 발견되었다.
바로 이전에는 역사 문헌에 알려지지 않았던 로마 총독 이름이었다.

이 명문은 스푸리우스 루크레티우스 트리키피티누스Spurius Lucretius Tricipitinus를 재무관 대행quaestor pro praetore으로 지칭한다.

이는 일반 재무관과는 달리, 총독이 부재중이거나 직무를 수행할 수 없을 때 지방 모든 권한을 행사하는 드문 행정직이었다.

이러한 형태의 계약은 히스파니아 키테리오르Hispania Citerior 지역에서 거의 기록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이번 발견은 특히 가치가 높다.

이 용기에는 'SORTES'라는 단어가 새겨 있어 제비뽑기에 사용되었음을 확인시켜 준다.

로마 시민 사회에서 이러한 제비뽑기는 관직, 임무 또는 의례적 역할의 배분을 결정하는 데 사용되었다.

비문에는 제비뽑기를 언급하지만, 단편적인 내용 때문에 행정 임명, 지방 선거 또는 종교적 협의회와 관련된 것인지 여부를 밝히기 어렵다.

발견 배경은 더욱 흥미를 더한다.
 

 
이 건물은 고대 이시스Isis 신전 근처에 있었으며, 같은 지역에서 이전에 진행된 발굴 조사에서는 거대한 풍요의 뿔cornucopia이 발견되었다.

풍요의 뿔은 운명과 제비뽑기와 가장 밀접하게 관련된 여신인 포르투나Fortuna와 자주 연관되는 물건이다.

금석문 증거는 더 광범위한 경제적, 정치적 연관성을 시사하기도 한다.

루크레티우스Lucretius라는 이름은 카르타헤나-마사론 광산 지역Cartagena–Mazarrón mining district에서 발견된 납괴lead ingots에 새겨 있는데, 이 납괴에는 "스푸리우스의 아들 성 루크레티우스S. Lucretius, son of Spurius"라고 기록되었다.

이는 해당 가문이 이베리아 반도 남동부 광업 이권에 깊이 관여했음을 시사하며, 이는 로마인들이 소르sor를 통해 속주를 할당하고, 종종 경제적 이해관계가 확고한 관리들을 우대한 관행과 일치한다.

에피그래픽 아카이브 게시판(Epigraphic Archive Bulletin)에 논문을 발표한 연구자들에 따르면, 스푸리우스 루크레티우스 트리키피티누스는 아우구스투스 행정 개혁 이전인 기원전 47년에서 27년 사이에 카르타고 노바를 통치한 원로원 의원이었을 가능성이 높다.

이 이름은 결코 무명 인물이 아니며, 비문은 그가 카르타고 노바Carthago Nova의 시민 생활에 적극적으로 참여했고, 심지어 공공 사업에 자금을 지원했을 가능성까지 시사한다.

이 발견은 로마 지중해에서 가장 부유한 지역 중 하나에서 권력, 우연, 그리고 경제적 이해관계가 어떻게 얽혀 있었는지에 대한 드물고도 중요한 통찰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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