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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문진보4

“앞구멍입니까? 뒷구멍입니까?” (개정증보판) 李 아무개와 金 아무개는 친구로 매우 가까운 사이였다. 이씨의 처는 문장을 잘했지만, 김씨의 처는 일자무식이었다. 李와 金이 강을 건너가 독서를 하려고 (말)고삐를 나란히 하고 함께 수십 보를 가는 중이었는데 李씨의 처가 여종을 시켜 작은 편지를 지니고 발에 땀이 나도록 (달려)와서 길 가운데서 (남편인) 李씨에게 주었다. 그 글에는 다음과 같은 8자가 씌어 있었다. “봄 얼음 걱정되니 삼가 가벼이 건너지 마소서”(春氷可畏愼勿輕渡) 金이 이를 보고는 부러워 미칠 지경이었다. 하루는 李씨가 金씨와 마주앉아 있는 자리에서 말을 전하여 (아내에게) 《고문진보古文眞寶》를 찾아오게 하니 처가 이번에는 여종에게 전하기를 “전집前集입니까? 후집後集입니까” 하는 것이었다. 그러자 金씨는 (李씨더러) 당신 처가 훌륭하다.. 2020. 12. 27.
“앞구멍입니까? 뒷구멍입니까?” 李 아무개와 金 아무개는 친구로 매우 가까운 사이였다. 이씨의 처는 문장을 잘했지만, 김씨의 처는 일자무식이었다. 李와 金이 강을 건너가 독서를 하려고 (말)고삐를 나란히 하고 함께 수십 보를 가는 중이었는데 李씨의 처가 여종을 시켜 작은 편지를 지니고 발에 땀이 나도록 (달려)와서 길 가운데서 (남편인) 李씨에게 주었다. 그 글에는 다음과 같은 8자가 씌어 있었다. “봄 얼음 걱정되니 삼가 가벼이 건너지 마소서”(春氷可畏愼勿輕渡) 金이 이를 보고는 부러워 미칠 지경이었다. 하루는 李씨가 金씨와 마주앉아 있는 자리에서 말을 전하여 (아내에게) 《고문진보古文眞寶》를 찾아오게 하니 처가 이번에는 여종에게 전하기를 “전집前集입니까? 후집後集입니까” 하는 것이었다. 그러자 金씨는 (李씨더러) 당신 처가 훌륭하다.. 2020. 12. 26.
고문진보古文眞寶인가 한문韓文인가? 《고문진보古文眞寶》...글자 그대로는 옛날 글 중에서 보배 같은 것들을 선집했다는 뜻이다. 이 책이 지금도 출판사를 달리하며, 역자를 바꿔가며 여러 판본을 쏟아낸다. 하지만 선집 기준은 편식이 심해 실은 한유韓愈(768~824년) 선집을 방불한다. 한유 글이라고 다 좋은가? 한유 글은 지랄 맞다. 그의 시를 일러 산문을 방불한다 하는데, 그런 까닭에 그의 시는 볼품이 없다. 설혹 볼품이 있다 해도 그의 글이 들어가는 바람에 탈락한 주옥같은 시문들이 희생양이 되었다는 점이 중요하다. 한유보다 뛰어난 산문, 뛰어난 시문을 남긴 자는 수두룩빽빽하다. (2014. 8. 27) *** 《고문진보古文眞寶》라지만 실은 위와 같은 이유로 한문韓文이다. 한유 글이 전체 절반에 육박한다. 중국에서 《고문진보》가 버림 받은.. 2020. 8. 27.
본토에서 버림받고 우리가 거둔 세 가지 그것이 태어난 본토에서는 별 볼 일 없는데 한국에 상륙해 득세한 대표로 다음 세 가지를 들 수 있다. 1. 스모키 노래 living next door to alice 2. 베르나르 베르베르 3. 기 소르망 조선시대에도 이런 비슷한 인식이 있었다. 유몽인柳夢寅(1559~1623) 《어유야담於于野譚》에서 1. 조맹부趙孟頫 글씨2. 십구사략十九史略 3. 고문진보古文眞寶 이 세 가지를 일러 중국에서는 버렸지만 우리만 숭상한다면서 이르기를 "우리나라에서 숭상하는 것이 이처럼 낮고 보잘 것 없으니 중국에 미칠 수 없음은 당연하다" 고 했다. 하지만 나는 그렇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선호는 시대와 공간을 따라 다른 법이다. 그것을 쪽팔림이 아니라 특질로 볼 수도 있으리라. 2018. 2.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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