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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니아내전5

보스니아 내전 기획전 정리 서울역사박물관이 작금 개최 중인 국제교류전 를 나는 여러 번 소개했거니와, 이를 기술하기를 유고 연방 해체와 그를 둘러싼 진통 속에서 터진 보스니아 내전이라는 현대사 대참사를 그 무렵에 태어나거나 어린 시절을 보낸 사람들 시각에서 다루는 참으로 가슴 아프고 먹먹한 전시다.라고 했으니, 그러면서 무엇보다 이 전시는 우리더러 분노하거나 울어달라 하거나 강요 혹은 윽박하지 않는다. 강요 윽박하는 전시가 그 구호가 제아무리 정당하다한들 파시즘 선전과 무에 다르겠는가? 그런데도 몹시도 아프다.고 평했으니, 그러면서 나는 이를 장기 연재했다. 그것들을 한 자리에 갈무리한다. 관련 기사는 아래를 클릭하면 된다.  가슴 먹먹한 보스니아 내전 이야기[보스니아 내전] (1) 책이 막은 폭탄[보스니아 내전] (2) 디미제,.. 2024. 8. 2.
[보스니아 내전] (7) 나는 엄마의 자식이다 내 삶은 어머니에게 해를 끼친 사람의 이름으로 얼룩져 있습니다. 나에게는 내가 전혀 본 적도 없는 악마의 낙인이 새겨졌고, 이제는 그가 누구인지도 알고 싶지 않습니다. 나는 잘못한 것이 없지만 세상으로부터 손가락질 당해야 했습니다. 나는 치욕의 짐을 짊어지고 살았지만, 아직도 내 출생이 왜 그렇게 수치스러운 것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나는 거울 앞에서 자신들을 비춰볼 용기조차 없는 세상 사람들이 지운 짐을 짊어지고 살아야만 했습니다. 내가 태어나기 전에 누군가의 악마 같은 행위로 인해 나는 ‘누군가의 새끼’라는 꼬리표를 달고 살아야만 했습니다. 나는 악마의 자식이 아니라 어머니의 자식입니다. 나는 증오의 자식이 아니라 어머니와 양아버지, 가족의 사랑을 받으며 자란 자식입니다. 나는 부끄러움의 자식이 아니라.. 2024. 7. 19.
[보스니아 내전] (3) 포토샵으로 그려넣은 아빠 스레브레니차를 탈출해 자유 지역에 도착한 우리는 한동안 학교 건물에서 생활하다가 틴자라는 마을 집으로 이사했습니다. 그곳에서 나는 처음으로 학교에 다니게 되었습니다. 학교에서 나는 친구들에게 아버지가 없다는 말을 하지 않았습니다. 언젠가 아버지가 돌아올 것이라 생각했고, 아이들에게도 그렇게 얘기했습니다. 친구들은 내 아버지가 죽었다며 내가 거짓말을 한다고 했습니다. 그런 말에 상처를 받은 나는 어느 날 모두에게 아버지가 집으로 돌아오셨다고 말했습니다. 내가 너무 확신에 차서 말했기에 선생님조차 내 말을 믿고 엄마에게 확인 전화를 하셨습니다. 아버지가 없었기에 우리는 가족 사진을 찍을 수 없었습니다. 엄마가 고향과 작별하고 떠날 때는 임신 중이었기 때문에 내 여동생은 아빠를 한 번도 보지 못했습니다. 이 .. 2024. 7. 17.
[보스니아 내전] (2) 디미제, 실종한 오빠의 선물 전쟁이 시작되었을 때 나는 14살이었고, 오래된 옷들은 작아서 전부 맞지 않았습니다.그 당시에 나는 두 명의 여동생, 두 명의 오빠와 함께 살고 있었습니다.하루는 어느 여성이 전통 바지인 디미제를 2kg의 밀가루와 교환하기 위해 찾아왔습니다.그 당시 17살이던 오빠 알마즈 투르수노비치는 나를 위해 바지를 사기로 했습니다.처음 디미제를 세탁하던 날, 포탄이 바로 집 근처에 떨어져 바지를 갈기갈기 찢어 놓았습니다.스레브레니차가 함락된 뒤에 오빠는 실종되었고, 나는 고국을 떠났습니다.디미제는 나와 함께 미국을 떠돌다가 이제야 고향인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로 돌아왔습니다.사디카, 1977년생 *** previous article ***  [보스니아 내전] (1) 책이 막은 폭탄 2024. 7. 17.
[보스니아 내전] (1) 책이 막은 폭탄 *** 편집자주) 서울역사박물관이 개최 중인 국제교류전 는 보스니아 내전을 저 시대 저 참사 현장을 보낸 보스니아 어린이들 눈으로 조망한다. 그에 선보인 작품 몇 가지로써 그 시대 단면들을 차례로 소개하고자 한다. 어렸을 때 사라예보에서 나는 만화책 수집광이었습니다. 14살이 되었을 때 내가 모은 책은 2천 권에 이르렀습니다. 어느 날, 이모할머니 댁에서 저녁을 먹고 있을 때, 내 사촌이 1971년부터 1973년까지 출간된 초판본 두 세트를 선물로 주었습니다. 나는 그것들을 받고 기쁘고 놀라서 그 자리에 굳어 버렸습니다. 나는 ‘스티브 캐년’과 ‘발리안트 왕자’의 페이지를 넘기며 만화를 읽는 데 몰두했고, 초대받은 저녁 식사에는 거의 관심을 두지 않았습니다. 이 책들은 언제나 내 만화책을 모아둔 책장 맨.. 2024. 7.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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