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探古의 일필휘지525 한때는 위광을 자랑한 진주 용암사 터를 가다 지금의 절을 본 김에 옛날 절자리를 보러 가자 해서 들르게 된 곳. 또다시 첩첩산중으로 들어가보는데 산중이라곤 하나 제법 넓은 들도 있고 집 몇 채가 모인 마을도 있다. 차를 세우고 슬슬 걸어가는데 길 어귀부터 옛 기왓장이 천지다. 물고기뼈 모양 어골무늬도 있고 격자무늬나 비내리는 것 같은 무늬가 새겨진 것도 있고, 더러 흐릿하게나마 명문이 남은 것도 보였다. 녹유를 바른 전돌이 나오기도 한단다. 한 10분 걸었을까? 대나무밭이 길 옆을 따라 이어진다. 꼬불꼬불한 대나무 뿌리가 어찌나 기운 센지 더러 기와조각을 꽉 움켜쥐기도 하고 또 암반을 깨고 들어가기도 한다. 그 뿌리가 틔운 대밭이 다할 즈음 절 아닌 재실 하나가 나타난다. 이 진주 용암사란 절은 용암이 흘러 생긴 게 아니라 신라 말 도선국사가 창건.. 2023. 12. 23. 의상 화엄십찰 고성 옥천사를 가다 대학교 답사로도 이 고성이란 곳엔 와본 적이 없다. 공룡 발자국이 많기로 유명하다는 정도밖엔 몰랐던 셈인데, 우연인지 필연인지 존경하는 김충배 선생님 안내로 고성 땅 고찰 옥천사에 구경을 가게 되었다. 차를 타고 산이 품은 들을 가로질러 이리저리 휘돌아 들어가니 어느새 주변 풍경은 산중이다. 길옆 절벽은 켜켜이 쌓인 퇴적암 더미들인데, 동짓날 다음 날이라 그런지 팥시루떡 생각이 문득 든다. 근대 부산 지역의 명필이요 그 자신 스님 출신이었던 청남 오제봉 글씨 일주문 현판 앞에서 사진 하나를 찍는다. 절 옆 암자 청련암에 먼저 들렀다. 성보박물관장 스님이 계시다고 하여 인사를 드리고 차를 마시며 잠시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 절은 670년(신라 문무왕 10)에 의상이 창건한 화엄전교10찰 중 하나라고 한다... 2023. 12. 23. 제자의 연주 실력에 눈쌀 찌푸리는 공자님 "자로가 금琴을 연주하는데, 공자께서 들으시고서 염유에게 일러 말하기를, '심하도다, 유由의 재주없음이여!'라 하였다." 《孔子家語·辯樂解》: 子路鼓琴,孔子聞之,謂冉有曰:「甚矣,由之不才也!」 *** Editor's Note *** 공자는 개그맨 기질이 많은 사람이다. 그의 언행을 집약한 논어를 봐도 그런 면모가 너무 자주 보인다. 강군이 소개한 공자 일화는 논어가 아니라 공자가어 라 해서 훨씬 훗날 등장한 문헌에 보인다. 예서 궁금한 점은 저와 같은 면모를 왜 기록화했는지다. 저런 언행을 왜 남겼을까? 나는 언제나 그 점이 궁금하다. 기록은 왜 저 기록을 채택했을까가 중요하다. 2023. 12. 20. 그림으로 담아본 고려거란전쟁 "고려거란전쟁" 모식도 *** Editor's note *** 시류에 편승하라 했다. 같은 글이라도 시류에 따라 쓰임이 있고 없고 한다. 강감찬? 고려 현종? 강조? 지금이야말로 팔아먹을 때다. 강민경의 시대가 왔다. 감찬이 형이랑 같은 진주강씨 아닌가? 2023. 12. 15. 생몰년을 복원한 장영실, 믿을 만은 한가? 논문이 하나 나왔습니다. 작년에 고궁박물관에서 한 특별전 에 현판 하나가 나왔더랬습니다. 다들 아 그런가보다 하고 지나치고 저도 거의 그럴 뻔 했는데, 무심코 읽어보니 으잉? 그 유명한 최민식....이 아니고 장영실蔣英實이 등장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것뿐이면 모르겠는데 장영실의 자, 생년, 본관까지 등장하는 겁니다. 조선 초기의 과학기술자로 빠지지 않고 거론되는 그 장영실의 인적사항에 관해서는 그동안 알려진 게 거의 없었는데 말이죠. 이거 놀랍다 싶어서 고궁박물관 관계자께 알려드렸습니다. 그리고 돌아와 글을 써보기 시작했고요. 이건 보도자료를 뿌려야하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들었는데, 흥분을 가라앉히고 관련 자료를 찾아보니 성급하게 이야기할 것은 또 아니었습니다. 이 현판이 과연 믿을만 한 자료인가.. 2023. 12. 15. 소가 뿔을 갈던 봉덕사종, 매월당 김시습이 증언하는 15세기 성덕대왕신종 매월당 김시습이 증언하기를 봉덕사 터에 나뒹굴던 이 종에 소들이 뿔을 간다고 했다. 문제의 시는 다음과 같다. 박씨와 석씨 이미 사라지고 二姓旣已沒。 김씨가 바야흐로 임금 되었네 金氏方主張。 끄트머리 23대째 末葉卄三代。 묵호자가 서방에서 왔다네 墨胡來西方。 인연과 화복의 이야기로 因緣禍福說。 법흥왕을 뵙고자 하였다네 求謁法興王。 ... 그 뒤 혜공왕께서 厥後惠恭王。 동천 옆에 절을 지으셨네 營寺東川傍。 절은 헤아릴 수 없을 만큼 오래되고 招提久莫量。 종은 크기가 노 장공의 것을 넘었네 鍾大逾魯莊。 어찌 조귀의 간언이 없었는지 豈無曹劌諫。 다만 천당과 연 맺었다 기뻐했네 只緣喜天堂。 절은 망해 모래와 자갈에 묻히고 寺廢沒沙礫。 이 물건은 잡초덤불에 맡겨졌네 此物委榛荒。 주나라 석고가 그랬다던가 恰似周石鼓.. 2023. 12. 2. 이전 1 ··· 21 22 23 24 25 26 27 ··· 88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