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探古의 일필휘지519 날아간 피리, 박물관이 무슨 소용? "박물관은 무엇이야, 다 날아갔는데" 그로부터 100여 년 뒤, 가볍게 날아갔던 저것들을 돌아오게 하려고 후손들은 애를 쓰고 있다. (2021. 11. 5) *** 편집자注 저 무렵 박물관이란 개념이 들어와 박물관 논의가 있었던 모양이라 하지만 박물관을 채울 만한 물건들이 이미 사라지고 없다는 한탄 같다. 피리새가 날아서 가는 장면을 희화화했다. 메이지유신으로 한껏 근대화에 나선 일본이 구습을 타파한다며 다 때려부수는 폐불훼석廢佛毁釋을 단행했다. 그것이 근대화인 줄 알았다. 이와쿠라사절단이 서구를 돌았다. 각국이 고물 딱지들을 내어놓고선 그걸 자랑하는 꼴을 봤다. 어랏? 우린 다 때려부쉈는데 이놈들은 이게 보물이라네? 놀라서 박물관을 만들기 시작했다. 2022. 11. 5. 책을 낸다는 1903년 요란한 황성신문 광고, 하지만 정작 찍은 책은 없었다 1. 1903년 1월 22일, 에는 이런 고백告白(이라고 쓰고 광고라고 읽는)이 실린다. 고백이라고 했으면 뭔가 달달한 내용이겠거니 할지 모르지만 천만의 말씀, 전혀 남과 여의 사랑하고는 상관없다. 그럼 무슨 내용이냐! ⊙本社에셔 有志者 幾人이 資本을 鳩合하야 我韓自古로 野史雜誌와 奇文異書와 國朝故事文獻을 收集하야 訂校發刊하야 國內에 廣布하겠사오니 勿論遠近하고 故事文獻에 可攷할 書冊이 有압거던 本社로 來議하시면 爲先重價를 不惜하고 其書冊을 購買도 하려니와 將次 刊布할 터이오니 四方有志僉君子는 照亮來議하심을 伏望 左開書冊 羅麗以來史記等書如三國遺事高麗圖經之類 國朝以來故事文獻如燃藜紀述靑野謾輯之類 東國地誌如輿地誌東京志八域志之類 先輩政治農工攷據等書如星湖僿說磻溪隨錄課農書之類 皇城新聞社 告白 (주: 아래아는 변환이.. 2022. 11. 1. 달팽이? 골뱅이? 조선 성종 때 김비의라는 자가 있었다. 제주도에서 배를 타고 나왔다가 류큐로 표류했고, 어찌어찌 조선으로 다시 돌아왔다. 그가 류큐 일대 섬들을 다니며 보고 듣고 겪은 이야기들이 에 실려있는데, 그중 포월로마이시마捕月老麻伊是麿라는 섬에서는 "모기 · 파리 · 달팽이가 있었는데, 그 풍속에 달팽이를 삶아서 먹는다고 합니다."라고 하였다. 모기와 파리를 달팽이와 함께 분류하는 것이야 벌레 충蟲 부수이니 당연하다 치고, 달팽이를 삶아먹었다니 이거야말로 에스카르고의 원조인가? 이어 이라부시마伊羅夫是麿와 멱고시마覓高是麿에서도 달팽이를 삶아먹었다고 한다. 혹시 골뱅이를 달팽이로 본 건 아니겠지..... *** 편집자注 *** "그 풍속에 달팽이를 삶아서 먹는다고 합니다" 라는 증언이 특필되어 남은 까닭은 이 풍습이.. 2022. 10. 30. 금화팔지金花八枝를 꽂고 승전의 술잔을 든 강감찬 강감찬이 삼군三軍을 거느리고 개선하여 포로와 노획물을 바치니 왕은 친히 영파역迎波驛까지 나와 영접하였다. 임시로 만든 채색 누각에 풍악을 준비하여 장사들을 위한 잔치를 열어 주었으며, 금으로 만든 꽃 여덟 가지를 몸소 강감찬의 머리에 꽂아주었다. 왕이 왼손으로 강감찬의 손을 잡고 오른손으로는 술잔을 잡고서 위로와 감탄의 말을 그치지 않으니, 강감찬은 큰 절로 감사를 올리며 몸 둘 바를 몰랐다. 강감찬 열전에 기록된 한 장면이다. 이 부분이 워낙 인상깊었는지 후대의 사서들에서 강감찬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 편집자注 *** 강감찬은 문신이다. 그런 문신이 총사령관으로 거란 대군을 박살내고 금의환향했다. 얼마 뒤 같은 길을 걸은 문신이 있다. 김부식이었다. 간난 끝에 묘청 반란을 .. 2022. 10. 25. 저놈을 물에 빠뜨려 고기밥을 만들어라 를 보면 유달리 '물에 던져버리는' 형벌이 많다. 허리가 꺾여 가마솥에 들어가 물에 던져진 의종, 동지들과 함께 묶여 강물에 던져진 만적, 유배를 가다가 바다에 던져진 김경손, 길흉을 잘 점친다고 바다에 던져진 백량... 조선시대에는 적어도 내가 알기로는 (가마솥에 들어가는 팽형 빼고) 물에 풍덩 던져지는 형벌이 없었다. 삼국시대에도 가죽 주머니에 담겨 물에 던져진 관나부인이나 동짓달 얼음물에 목욕하다 얼어죽은 익선의 아들 정도밖에 모르겠는데, 유달리 고려시대에 이런 수장형(水葬刑)이 많았던 것은 어떤 이유일지? 인류학적으로 이건 어떤 의미가 있을지? (2015. 10. 25. 작성한 글을 2022.10.25. 약간 보완) 2022. 10. 25. 일본 국전 반값에 볼 수 있는 기회! 1. 때는 쇼와 3년(1928) 6월, 아사히 회관에서 일본의 국전國展이 열렸다. 미술가들의 등용문이라 할 만한 전시라 그런지 입장료가 50전이나 했다. 김첨지가 동소문에서 문안으로 인력거 태워주고 받은 삯이 40전이었으니 지금으로 치면 택시 기본요금+a 정도? 그때 오사카 아사히신문에서 독자이벤트(?)로 입장료 50% 할인해주는 우대권을 뿌렸다. 2. 그걸 받은 어떤 분이 고이 접어 어떤 책에 끼워두었다. 그런데 그걸 그만 잊어버렸다. 잊은 것까지는 좋은데 너무 오래 잊어버린 나머지 90년 세월이 넘어버렸고, 그걸 끼운 책이 어쩌다 바다를 건너와 내 눈에 띄어버렸다. 3. 이제 와서 이걸 들고 오사카를 가 봤자 국전을 볼 수는 없다. 쓰치다 바쿠센, 도미모토 겐키치, 우메하라 류사브로 같은 양반들 작품.. 2022. 10. 15. 이전 1 ··· 51 52 53 54 55 56 57 ··· 87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