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漢詩 & 漢文&漢文法556 연지 붉게 칠한 찔레꽃 한시, 계절의 노래(41) 찔레꽃[野薔薇] [송(宋)] 양만리(楊萬里) / 김영문 選譯評 붉은 꽃 지고 녹음이벌써 짙을 때 길 가의 산꽃도드물어졌네 추레하게 남은 봄이자상하게도 찔레꽃에 연지를 짙게 칠했네 紅殘綠暗已多時, 路上山花也則稀. 藞苴餘春還子細, 燕脂濃抹野薔薇. (2018.05.22.) “찔레꽃 붉게 피는 남쪽나라 내 고향/ 언덕 위에 초가삼간 그립습니다.” 가수 백난아의 「찔레꽃」이란 대중가요다. 이 시에서도 “찔레꽃에 연지를 짙게 칠했네”라고 읊었다. 찔레꽃은 대개 흰색 꽃잎에 연노랑 꽃술인데 왜 붉다고 했을까? 드물지만 붉은 찔레꽃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오히려 고향을 그리는 마음이 사무쳐서 흰 찔레꽃을 붉게 인식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나는 철이 들 무렵부터 어머니께서 더러 「찔레꽃」.. 2018. 5. 25. 은빛 준어가 뛰어오르면 배부른 누에는 잠을 잔다 한시, 계절의 노래(40) 4월(四月) [명(明)] 문팽(文彭) / 김영문 選譯評 강남의 소만 때가나는 좋아라 처음 오르는 준치가얼음 빛이네 봄누에 잠 든 후오디새 울고 새로 모낸 벼 논 모두초록 천지네 我愛江南小滿天, 鰣魚初上帶氷鮮. 一聲戴勝蠶眠後, 插遍新秧綠滿田. 은빛 준어가 뛰어오르는 모습은 상상이 어렵지는 않다. 역광을 배경으로 한 해질녁 강물을 바라보면 이런 풍광이 요즘도 드물지는 않다. 때는 소만. 24절기 중 하나로 만물이 점차 성장하기 시작해서 가득찬다 뜻이다. 여름 입구인 입하立夏와 망종芒種 사이에 든 절기로 양력 5월 21일 무렵이다. 벼가 한창 자라기 시작하고, 누에 역시 왕성한 식욕을 자랑한다. (2018.05.22.) 늦봄과 초여름이 교차하는 소만小滿 때 중국 강남 강촌의 일상 풍.. 2018. 5. 23. 부처님은 샤워를 좋아해 한시, 계절의 노래(39) 4월 8일 절구 세 수[四月八日三絶] 중 둘째 [송(宋)] 유극장(劉克莊) / 김영문 選譯評 아홉 용이 향기로운 물을 토하여아기 부처 씻긴 일은 벌써 천 년 전참된 도는 본바탕에 때가 없는데해마다 씻김을 그치지 않네 九龍吐香水, 茲事已千秋. 道是本無垢, 年年浴未休. (2018.05.22.) 부처님은 고대 인도 카필라국(迦毘羅, Kapilavastu) 슈도다나왕(淨飯王, Śuddhodāna)의 태자로 태어났다. 그의 어머니 마야부인(摩耶夫人, Māyā)이 당시 풍습에 따라 아이를 낳기 위해 친정으로 가던 도중 룸비니 동산(藍毗尼園)에 이르렀는데, 이 때 산기를 느끼고 무우수(無憂樹, asoka) 가지를 잡자 부처가 모후의 오른쪽 옆구리로 태어나 그곳에 막 피어난 연꽃 위에 우뚝 .. 2018. 5. 22. 비 온 뒤 우후죽순 같은 벼 한시, 계절의 노래(38) 교외로 나가[出郊] [송(宋)] 공평중(孔平仲) / 김영문 選譯評 밭둑 아래 샘물 졸졸봄비는 맑게 개고 무수한 새 벼 포기일제히 살아났네 한 해의 농사는지금부터 시작되어 서풍이 불어올 때옥 열매 맺으리라 田下泉鳴春雨晴, 新秧無數已齊生. 一年農事從今始, 會見西風玉粒成. (2018.05.21.) 어젯밤과 오늘 아침까지 내린 봄비에 냇물이 넉넉하게 불어났다. 한창 모내기에 바쁜 농촌에 이보다 더 큰 선물은 없다. 지금은 거의 기계로 모내기를 하지만 옛날에는 다 손으로 심었다. 이 논둑에서 맞은편 논둑까지 못줄을 길게 치고 농군들이 일정한 간격으로 나누어 선다. 대개 오른손잡이가 많으므로 먼저 오른편으로 모를 심어 나가다가 옆 사람이 심어놓은 자리에 닿으면 다시 한 줄 앞으로 나와 반.. 2018. 5. 21. 창문 아래 선잠보다 짧은 봄 한시, 계절의 노래(37) 절구(絶句) 아홉 수 중 다섯째 [명(明)] 유기(劉基) / 김영문 選譯評 홰나무 잎 어둑어둑낮은 담장 덮었고 미풍에 가랑비 내려보리 추수 날씨 춥네 어찌하여 한 해 석 달봄날의 경치는 한가한 창문 아래낮 꿈보다 짧을까 槐葉陰陰覆短牆, 微風細雨麥秋凉. 如何一歲三春景, 不及閑窗午夢長. 봄이 왔는가 싶더니 금방 여름이다. 찰나 같기가 선잠보다 더하다. 비단 봄뿐이겠는가? 우리네 인생이 그렇지 아니한가? 돌아보니 금새 반세기요, 금세 칠십이다. 짙은 녹음과 소나무 숲으로 그 찰나를 극복하고자 몸서리친 승려들이 잠들었다. 남가지몽(楠柯之夢)을 이처럼 훌륭한 시로 풀어냈다. (2018.05.20.) 첫째 구 ‘홰나무[槐]’와 마지막 구 ‘낮 꿈[午夢]’이란 시어로 미루어 보건대 이 시는.. 2018. 5. 21. 아침엔 흐드러진 꽃이 저녁이면... 이태백의 고풍古風이라는 제하의 시 일부다. 天津三月時 천진교에 삼월이 오니 千門桃與李 집마다 복사오얏 만발하네朝爲斷腸花 아침엔 애 끊는 꽃이었다가 暮逐東流水 저녁엔 동쪽으로 흐르는 물 따라가네 前水複後水 앞선 물 뒤따르는 물이 밀어내듯古今相續流 옛날과 지금은 이어 흐르네新人非舊人 새로운 사람 옛 사람과 다르나 年年橋上遊 해마다 다리에선 노니며 즐기네 태백은 쉬운 말을 참으로 쉽게 구사하는 재주가 특출나거니와, 그의 시는 대부분 실은 철리哲理의 특징을 지닌다. 이 고풍 역시 그러해서, 어거지 연상 기법을 통해 어거지 삶의 지혜 혹은 도덕을 설파하는 후대 성리학 계통과는 결이 완전히 다르다. 2018. 5. 21. 이전 1 ··· 73 74 75 76 77 78 79 ··· 93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