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漢詩 & 漢文&漢文法

[동한(東漢)] 채염(蔡琰) <비분시(悲憤詩)>




먼저 이 시가 과연 채염 작인가 아닌가는 논란이 적지 않거니와, 나는 그의 신세에 가탁한 후대 시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다만, 그 후대가 실제 채염 생존시와는 멀지는 않음은 확실하거니와, 무엇보다 이 시가 후한서後漢書에 전문이 수록된 까닭이다. 


채염은 字가 문희文姬라, 한나라 말기를 대표하는 저명한 문사文士 채옹(蔡邕)이 아버지다. 16살에 위중도(衛仲道)라는 남자와 결혼했지만 남편이 죽자 자식없이 본가로 복귀했다. 


당시는 당말 절도사 시대를 방불하는 내란의 시대이기도 하면서, 흉노를 비롯한 외적과 국제전이 한창인 시대라, 이런 혼란한 시대 한복판에 말려들어 기구한 삶을 전전한다. 흥평興平 연간에 침노한 흉노군에 포로로 잡혀가 12년간 그곳에 가서 살면서, 두 아들을 낳았다. 


조조가 채옹을 존경했음인지, 그의 후사가 없음을 안타까워하면서, 뇌물을 주어 채염을 데려왔다. 자식들은 흉노 땅에 두고 왔는데, 이 비분시에는 피붙이와 헤어여야 하는 고통이 짙다. 이 시가 비록 채염 작이 아니라 해도, 시종일관해서 채염 삶을 의미해야 문맥이 통하는 이유가 그에서 말미암는다. 


귀국한 채염은 이번에는 동사董祀라는 사람과 재혼하거니와, 남편이 사형에 해당하는 죄를 저지르자, 채염이 남편 목숨을 구걸해 살려내기도 한다. 


후한서後漢書 권84 열녀전列女傳에는 그의 생애가 다음과 같이 정리됐다.  


蔡文姬

  陳留董祀妻者,同郡蔡邕之女也,名琰,字文姬。[64]博學有才辯,又妙於音律。[65]適河東衛仲道。夫亡無子,歸寧于家。興平中,天下喪亂,文姬為胡騎所獲,沒於南匈奴左賢王,在胡中十二年,生二子。曹操素與邕善,痛其無嗣,乃遣使者以金璧贖之,而重嫁於祀。


  祀為屯田都尉,犯法當死,文姬詣曹操請之。時公卿名士及遠方使驛坐者滿堂,操謂賓客曰:「蔡伯喈女在外,今為諸君見之。」及文姬進,蓬首徒行,叩頭請罪,音辭清辯,旨甚酸哀,眾皆為改容。操曰:「誠實相矜,然文狀已去,柰何?」文姬曰:「明公廄馬萬匹,虎士成林,何惜疾足一騎,而不濟垂死之命乎!」操感其言,乃追原祀罪。時且寒,賜以頭巾履襪。操因問曰:「聞夫人家先多墳籍,猶能憶識之不?」文姬曰:「昔亡父賜書四千許卷,流離塗炭,罔有存者。今所誦憶,裁四百餘篇耳。」操曰:「今當使十吏就夫人寫之。」文姬曰:「妾聞男女之別,禮不親授。[66]乞給紙筆,真草唯命。」於是繕書送之,文無遺誤。


  後感傷亂離,追懷悲憤,作詩二章。其辭曰:


  漢季失權柄,董卓亂天常。志欲圖篡弒,先害諸賢良。逼迫遷舊邦,擁主以自彊。海內興義師,欲共討不祥。卓眾來東下,金甲耀日光。平土人脆弱,來兵皆胡羌。獵野圍城邑,所向悉破亡。斬𢧵無孑遺,尸骸相牚拒。[67]馬邊縣男頭,馬後載婦女。長驅西入關,迥路險且阻。還顧邈冥冥,肝脾為爛腐。所略有萬計,不得令屯聚。或有骨肉俱,欲言不敢語。失意機微閒,輒言斃降虜。要當以亭刃,我曹不活汝。豈復惜性命,不堪其詈罵。或便加棰杖,毒痛參并下。旦則號泣行,夜則悲吟坐。欲死不能得,欲生無一可。彼蒼者何辜,乃遭此厄禍!邊荒與華異,人俗少義理。處所多霜雪,胡風春夏起。翩翩吹我衣,肅肅入我耳。感時念父母,哀歎無窮已。有客從外來,聞之常歡喜。迎問其消息,輒復非鄉里。邂逅徼時願,骨肉來迎己。己得自解免,當復棄兒子。天屬綴人心,念別無會期。存亡永乖隔,不忍與之辭。兒前抱我頸,問母欲何之。「人言母當去,豈復有還時。阿母常仁惻,今何更不慈?我尚未成人,柰何不顧思!」見此崩五內,恍惚生狂癡。號泣手撫摩,當發復回疑。兼有同時輩,相送告離別。慕我獨得歸,哀叫聲摧裂。馬為立踟躕,車為不轉轍。觀者皆歔欷,行路亦嗚咽。去去割情戀,遄征日遐邁。悠悠三千里,何時復交會?念我出腹子,匈臆為摧敗。既至家人盡,又復無中外。城郭為山林,庭宇生荊艾。白骨不知誰,從橫莫覆蓋。出門無人聲,豺狼號且吠。煢煢對孤景,怛吒糜肝肺。登高遠眺望,魂神忽飛逝。奄若壽命盡,旁人相寬大。為復彊視息,雖生何聊賴!託命於新人,竭心自勗厲。流離成鄙賤,常恐復捐廢。人生幾何時,懷憂終年歲!


  其二章曰:


  嗟薄〔祜〕兮遭世患,宗族殄兮門戶單。身執略兮入西關,歷險阻兮之羌蠻。山谷眇兮路曼曼,眷東顧兮但悲歎。冥當寢兮不能安,[68]飢當食兮不能餐,常流涕兮眥不乾,薄志節兮念死難,雖苟活兮無形顏。惟彼方兮遠陽精,[69]陰氣凝兮雪夏零。沙漠壅兮塵冥冥,有草木兮春不榮。人似禽兮食臭腥,言兜離兮狀窈停。[70]歲聿暮兮時邁征,夜悠長兮禁門扄。不能寐兮起屏營,登胡殿兮臨廣庭。玄雲合兮翳月星,北風厲兮肅泠泠。胡笳動兮邊馬鳴,孤雁歸兮聲嚶嚶。樂人興兮彈琴箏,音相和兮悲且清。心吐思兮匈憤盈,欲舒氣兮恐彼驚,含哀咽兮涕沾頸。家既迎兮當歸寧,臨長路兮捐所生。兒呼母兮號失聲,我掩耳兮不忍聽。追持我兮走煢煢,頓復起兮毀顏形。還顧之兮破人情,心怛絕兮死復生。


【贊】

  贊曰:端操有蹤,幽閑有容。區明風烈,昭我管彤。[71] 




비분시(悲憤詩) 


[동한(東漢)] 채염(蔡琰)

 

漢季失權柄 한말에 황제는 권력을 잃고

董卓亂天常 동탁이 세상을 어지럽히며

志欲圖篡弒 임금을 죽이고자 해서 

先害諸賢良 먼저 어진 사람 모두 해쳤네

逼迫遷舊邦 임금 을러 옛 서울 옮기고

擁主以自彊 임금 세워 권력 오로지 했네

海內興義師 천하가 의로운 군사 일으켜

欲共討不祥 함께 사악한 놈 치려했네 

卓眾來東下 동탁 무리 동쪽으로 내려오니

金甲耀日光 금빛 갑옷 햇볕에 더욱 빛났네

平土人脆弱 현지 사람 모두가 허약하지만

來兵皆胡羌 들어온 병사는 모두 오랑캐 강족

獵野圍城邑 들판 말 달리고 성읍 에워싸니 

所向悉破亡 향하는 곳마다 모두 무너졌네

斬截無孑遺 모두 베어버리고 남기지 않으니

尸骸相撐拒 시체와 해골 서로 부대꼈네

馬邊懸男頭 말 옆구리엔 남자머리 걸고

馬後載婦女 말 뒤에다간 여자들 실었네

長驅西入關 멀리 말 달려 서쪽 함곡관 드니

迥路險且阻 길은 험하고 험했네 

還顧邈冥冥 고개 돌려 보니 아득아득 

肝脾為爛腐 애간장 끊어질 듯 하네

所略有萬計 잡은 사람 만 명 헤아리는데 

不得令屯聚 같이 모이지도 못하게 하네

或有骨肉俱 골육이 함께 있어도 

欲言不敢語 말도 하지 못하네 

失意幾微間 조금이라도 기분에 들지 않으면 

輒言斃降虜 바로 욕하기를 “쳐죽일 포로놈아 

要當以亭刃 칼로 죽일 테니 

我曹不活汝 너희들 죽음 목숨이야”

豈敢惜性命 목숨 어찌 아까우리오

不堪其詈罵 욕짓거리 참기 어렵네

或便加棰杖 더러 몽둥이 휘두르니

毒痛參並下 독한 맘 고통과 함께 일어나네

旦則號泣行 아침이면 울며불며 끌려가고 

夜則悲吟坐 밤이면 비통하게 주저앉았네

欲死不能得 죽으려 하나 죽을 수 없고

欲生無一可 살려 해도 살길 없네 

彼蒼者何辜 아! 하늘이여 무슨 죄 지었기에

乃遭此厄禍 이런 재앙 내리시나요? 

邊荒與華異 오랑캐 땅 중국과 달라 

人俗少義理 사람들은 의리가 없네 

處所多霜雪 머무는 곳 서리 눈발 많고

胡風春夏起 모진 바람 봄여름에도 일어

翩翩吹我衣 펄럭펄럭 내 옷깃 나부끼며

肅肅入我耳 휘잉하며 내 귓전 들어오네

感時念父母 계절 돌아 부모 생각 간절하여 

哀嘆無終已 슬픈 애탄 끝이 없네 

有客從外來 중원에서 손님이 왔다 하면 

聞之常歡喜 그 말 듣고 언제나 들뜨지만

迎問其消息 맞아 들여 소식 물어보면

輒復非鄉里 비통하네 고향 사람 아니네


邂逅徼時願 꿈에도 바라던 바 이루어 

骨肉來迎己 골육이 나를 맞으러 왔네

己得自解免 나는 풀려날 수 있었지만 

當復棄兒子 아이들은 버려야 하네 

天屬綴人心 하늘이 점지한 아이 

念別無會期 헤어지면 다시 못볼 생각하니 

存亡永乖隔 살아서나 죽어서도 영원이 떨어지니

不忍與之辭 차마 작별인사도 못하는데 

兒前抱我頸 아이 다가와 내 목을 껴안고는

問母欲何之 묻기를 엄마 어디가요

人言母當去 사람들이 엄마 이곳 떠난다는데 

豈復有還時 언제 다시 돌아오시나요

阿母常仁惻 엄마는 항상 인자하셨는데

今何更不慈 지금은 왜 이리 매정하신가요 

我尚未成人 나는 아직 어른이 되지 않았는데

奈何不顧思 절 버리고 가시면 어떡하나요 

見此崩五內 이 꼴 보자니 억장이 무너지고

恍惚生狂痴 어질어질 미칠 것만 같네 

號泣手撫摩 울며불며 아이손 어루만지며

當發復回疑 떠나려다 다시 돌아보며 머뭇머뭇 

兼有同時輩 함께 잡혀온 사람들도 

相送告離別 송별하며 이별하는데 

慕我獨得歸 나만 돌아가니 부러워하네 

哀叫聲摧裂 우는 소리 맘이 찢어지고 

馬為立踟躕 말 또한 멈춰서서 머뭇거리고

車為不轉轍 마차도 떠나려 하지 않네

觀者皆歔欷 보는 사람 모두가 흐니끼며 

行路亦嗚咽 길가는 사람도 모두 목이 메네

去去割情戀 아! 애타는 정 끊어버리고 

遄征日遐邁 수레 달리니 날마다 멀어지네 

悠悠三千里 머나먼 삼천리 길 

何時復交會 언제나 다시 만나리오 

念我出腹子 내 배로 낳은 아이 생각하니 

胸臆為摧敗 억장이 무너지네


既至家人盡 집에 왔건만 사람은 없고 

又復無中外 친척도 하나 없네 

城郭為山林 성곽은 산림으로 변하고 

庭宇生荊艾 마당엔 가시 쑥만 자랐네 

白骨不知誰 누군지 모를 백골들이 

縱橫莫覆蓋 여기저기 나뒹구네 

出門無人聲 문을 나서도 인기척 하나 없고 

豺狼號且吠 이리 승냥이만 울어대네 

煢煢對孤景 우두커니 외로운 그림자 마주하니

怛吒靡肝肺 나도 모르게 애간장 끊어지네 

登高遠眺望 산에 올라 사방 바라보니 

神魂忽飛逝 정신은 각중에 멀리 날아간 듯

奄若壽命盡 문득 목숨 끝난 듯하네 

旁人相寬大 주위 사람들 마음 크게 먹으라 하네

為復彊視息 다시 한번 정신 차리려 하지만

雖生何聊賴 살아간들 무슨 기쁨 있으리오 

託命於新人 새로운 사람 만나 인생 맡겼으니

竭心自勖勵 마음 단디 잡고 애써야 하네 

流離成鄙賤 오랑캐 땅에서 괄시받았기에 

常恐復捐廢 다시 버려질까 늘 두렵네 

人生幾何時 남은 인생 얼마일지

懷憂終年歲 시름 품은 채 살아가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