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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현장1957

다시 오기 싫었던 루브르박물관 여긴 왔다 하면 개고생하는 데라서 다시 올 생각은 없었다. 자칫하다 길 잊어먹고 또 너무 많은 전시품에 기가 질리는 까닭이다. 왕궁을 그대로 박물관으로 전용했으니 오죽이나 큰가? 보름이 가까워졌는지 아니면 갓 지났는지 모르겠다. 루브르에서 뜨는 달이라고 모나리자 달이겠는가? 같은 북반구지만 이쪽이 위도가 높을 뿐 큰 차이는 없어 이태원 달이랑 마찬가지로 봐서 대과가 없다. 하루에, 것도 한나절에 박물관 미술관을 두 군데 본다는 건 미친 짓이다. 더구나 나이 들어서는 이래선 더더구나 안 된다. 그곳이 루브르건 루브르 할애비라도 마찬가지라 이젠 다 때려치고 엑키스만 안내하는 곳만 가고 싶다. 일일이 내가 찾아다니기에도 숨이 차다. 더구나 갈수록 이젠 큰 박물관 미술관이 증오스럽다. 모든 박물관 미술관은 삼십.. 2023. 11. 25.
오랑주리서 만난 길쭉이 모딜리아니 중고등학교 미술시간에 조우한 서양화가 중에서 유독 모딜리아니가 기억에 남는데 이 양반 그린 인물은 일부러 그랬을 텐데 유난히 목이 길었다. 이후 길쭉한 것만 만나면 모딜리아니 모딜리아니 했으니 내가 유별나게 그에게 혹닉했기 때문이겠는가? 저런 어린시절 기억이 다 였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저 길쭉이 모티브를 어디에서 영감받은 것일까가 못내 궁금하기도 했지만 그렇다고 내가 그걸 따로 궁구할 이유는 없이 덮어놓고 지나가고 말았다. 오늘 일정에 오랑주리가 추가된 것은 순전히 우연이었다. 몽마르트서 하도 실망하고는 뚜벅뚜벅 걸어내려오다가 이전엔 찾지 않은 데를 가자 해서 고른 데가 오랑주리였으니 말이다. 예약을 하지 않은 게 패착이었으니 밖에서 오돌오돌 떨면서 입장순서를 기다리는데 비름빡에 모딜리아니 특별전 .. 2023. 11. 25.
몽마르트, 프랑스 문화제국주의의 표상(2) 세계 3대 개사기의 선두주자 위선 저 말에 글타면 세계 3대 사기, 더 구체로는 3대 관광사기단은 무엇이냐 물을 테니 열거하건대 1. 독일 로렐라이 언덕 2. 코펜하겐 인어상 3. 파리 몽마르트 언덕 을 말한다. 공교하게 나는 1999년 로렐라이를 필두로 이후 이천년대 초반 어느 시점 코펜하겐, 그리고 2023년 11월 24일 몽마르트에서 그 사기단 관람에 마침내 종지부를 찍었다. 로렐라이엔 언덕은 없고 과수원만 무성한데 라인강만 무심히 흘러갔을 뿐이니 하도 당시만 해도 한국관광객이 들이닥치는 통에 현지 음식점에선 나훈아 노래가 흘러나왔고 반주 맞추어 일행들과 노래방 노래나 실컷 부르다 돌아섰다. 돌아서며 이 슈베르트 씹새를 외쳤다. 인어공주인지 할매는 내가 갔을 적에는 마침 만들어진지 백수십년만인가 만에 처음으로 해외 출타, 구체.. 2023. 11. 24.
[슬렁슬렁 자발 백수 유람기] (62) 베르사유에 녹초가 된 하루 베르사유궁전은 이전 파리 방문에서 들릴까말까 하다 미룬 곳이라 이번에도 미룰 수는 없어 오늘 작정하고 갔다. 나로선 처음이기에 그리고 관광비수기라 해도 그래도 베르사유기에 서둘렀으니 개장 시간에 맞추어 아홉시 예약을 하고선 현장으로 날았다. 마침 내가 잠시 기거하는 파리 지인 집이 자벨Javal 역 코앞이라 그곳에서 베르사유역까지 직통하는 rer이 있어 4.05유로짜리 표를 끊고선 휙 날았으니 발매기가 고장나는 바람에 인근 지하철역으로 가서 티겟을 발매하는 소동이 잠시 빚어지긴 했다. 사년전 그때는 잘만 표도 끊고 했지마는 이제 나이 들고 보니 그런 기억은 까마득하기 짝이 없고 다 하나하나 새로 배우는 신출내기에 지나지 않는다. 나비고인지 머시긴지 그걸 인터넷 구매하기는 했지마는 이 또한 내가 기계치라 .. 2023. 11. 24.
[슬렁슬렁 자발 백수 유람기] (59) 누가 신라를 황금의 나라라고 무덤에다 몇 모타리 되지 않는 금판대기 오무리고 꼬아서 만든 것을 황금의 나라라 했다. 신라가 그렇다 했다. 그렇담 이건 뭔가? 온통 금으로 떡칠을 했다. 루이14세인지 이 자슥 이한용처럼 콧시염만 기른 줄 알았더니 황금광이라 황금에서 살다 횡금에서 죽었다. 베르사이유궁전 문칸방서 초한다. 2023. 11. 23.
[슬렁슬렁 자발 백수 유람기] (52) 노는 백수는 월요일이 휴일, 하지만.. 한국이나 유럽이나 대체로 문화관련 기관들이 월요일에 휴관한다. 이들한테 대목은 주말이라 이 주말 이틀에 총력을 쏟고는 월요일 하루 쉬는 패턴이 문화계엔 정착했다. 로마도 사정이 크게 다르진 않다. 다만 곳에 따라 수요일에 쉬는 곳도 있어 수시로 홈페이지를 방문해 확인해야 한다. 요새는 구글지도 한 방으로 의문을 푸는 시대다. 따라서 월요일이라 해서 대체로 그렇다는 것이지 모름지기 그런 것은 아니다. 심심파적 삼아 로마 시간 월요일 오전 일곱시인 지금 이 지역을 대표하는 명소 두 군데, 콜로세오와 바티칸미술관을 두들기면 아래와 같다. 영업 개시 시간은 30분 차이가 있지만 월요일인 오늘도 문을 연다. 하긴 저 정도 시설을 한가롭게 월요일이라 해서 닫아두면 날리는 돈이 얼만가 생각해보면 놀릴 수도 없겠단 생.. 2023. 11.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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