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문화재현장1957 [슬렁슬렁 자발 백수 유람기] (73) 박물관 미술관은 역순으로 돌아야 한다 본래 저들은 한 시간 이상 머물기가 곤혹스런 곳이다. 가장 이상적인 전시실은 30분 관람에 맞추어야 하지만 저들 사정이 다 달라서 예컨대 내가 도는 파리나 로마 주요 박물관 미술관은 너무 크다. 그 전부가 모조리 용산 국립박물관 엇비슷하다 보아 대과가 없다. 이런 데를 아무리 사전 정보가 있다 해도 돈지 삼십분만에 머리가 돌아버리는데 케케한 공기 문제도 있고 무엇보다 몸이 따라주지 않는 까닭이다. 이들 전시실은 보통 명품은 구석데기에 갖다 놓는다. 이는 얄팍한 상술 때문인데 이른바 명품 혹은 대작을 입구 쪽에다 놓아버리면 그것만 보고는 휙 가버리기 때문이다. 루브르박물관이 모나리자나 밀로의 비너스를 안쪽 구석데기다 쳐밀어 넣은 이유가 그것이다. 브리티시뮤지엄은 로제타스톤을 맨 앞에 놓았는데 이는 패착이다.. 2023. 11. 27. 일본을 짬뽕한 빈센트 반 고흐 초상, 탕귀영감 이 친구가 한국에서도 전시를 한 모양이고, 뭐 고흐라면 죽은 사람도 벌떡 일으키는 형국이라 그의 이름 내건 전시는 실패를 모르는 흥행 보증수표라, 국내 전시 또한 인산인해를 이룬 것으로 알기는 하지만, 나는 인연이 없었으니 미술에는 그닥 관심이 없는 내가 이런 그림이 어디있는 줄 어찌 알았으며, 로댕박물관 갔으니 로댕 작품만 있는 줄 알았지, 그것 말고도 다른 작가 그림들이 있는 줄은 또 어찌 알았겠는가? 발길 닿은 대로 가다 보니, 요상한 그림이 보여 어? 이건 고흐인데 하면서 보는데 느닷없이 그의 그림 몇 점이 걸려있어 봐줬을 뿐이다. 나는 열라리 편하게 봤는데 사람에 치여 본다고 고생한 고국의 동포들이 괜히 불쌍하다. 같은 그림도 어찌 포장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모양이라 고흐고흐하지만 사방팔방에 널.. 2023. 11. 27. 인상파 한 세대 먼저 태어난 불행 화가 루이 장모 Louis Janmot, 고흐랑 너무 대비하다 루이 장모 Louis Janmot (1814~1892)는 화단과 시단에 수많은 대가가 명멸한 19세기를 온전히 살다 간 사람이라 그 기라성 사이에서 어찌 이름을 온전히 드러낼 수가 있었겠는가 싶기도 하다. 화단에서는 그보다 딱 한 세대 뒤에 태어나는 후배들이 혁명을 일으켰으니 화가로서의 그는 참말로 때를 못 만났다 할 수밖에 없을지도 모른다. 그가 명성을 구축 혹은 구가할 무렵 이미 미술사조는 바뀌어 그는 여전히 종교화가 색채를 벗어나지 못한 구세대 화가이지 않았나 싶은데 내가 아는 게 없으니 순전히 감으로 때려잡을 뿐이다. 1814년생인 그에 견주어 마네가 1832년, 세잔이 1839년, 모네가 1840년, 르누와르가 1841년, 고갱과 고흐가 각각 1848년과 1853년산이니 그가 딱 한 세대 뒤에 .. 2023. 11. 26. 미어터져 돌아선 오르세 고흐, 실패를 모르는 흥행보증 수표 누구나 그렇겠거니와 나 역시 떠밀려 박물관 미술관 관람하는 일을 질겁 기겁한다. 무엇보다 나는 그 공기가 싫다. 질식할 듯한 까닭이다. 마련하는 쪽에서야 이를 대박이라 하며 비록 그에 따른 안전사고 우려를 비롯해 신경쓸 일이 그만큼 늘어나겠지만 전시장을 가득 메운 관랑객보다 더 으쓱한 일은 없다. 예정에도 없던 오르세미술관이 파리 막판 일정으로 추가된 까닭은 빈센트 반 고흐 특별전이 열리며 그 자리를 참관했으면 싶었기 때문이다. 결과만 말하면 박물관은 들어갔지마는 고흐 전시실은 들어서지 못했다. 하도 줄이 길어 내 순서 기다리다간 똥줄이 터질 판이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로마행 비행기 시간이 간당간당이라 나로선 과감히 포기할 수밖에 없었고 그렇다 해서 크게 아깝다는 생각은 들지 아니한다. 어차피 들어선다.. 2023. 11. 25. 반가사유상 만나러 파리서 호출하는 로댕 파리 마지막날 일정 두 개 중 첫번째가 여기라 엥발리드 광장 귀퉁이를 정좌한다. 열시 개장 직전이라 몇몇 참지 못한 사람이 보인다. 나 역시 그에 포함된다. 이곳 역시 이전 방문에는 미룬 곳이라 굳이 찾았다. 전문박물관을 국가가 운영하는 양태를 보면 로댕이 장사가 되기 때문 아니겠으며 그러니 나 같은 사람도 불러들이지 않겠는가? 만나보자 반가사유상 장고 끝에 악수 둔다는데 생각을 너무 오래하지는 않는가? #로댕미술관 #로댕박물관 2023. 11. 25. [슬렁슬렁 자발 백수 유람기] (65) 어쩔 수 없는 습성, 답사로 돌변한 휴식 여행 이리 될 줄 모른 건 아니로대 막상 그리 되고 보니 이게 뭐하는 짓인가 하는 자괴감이 없을 수는 없다. 예고한 대로, 또 나 자신한테 약속한 대로 이번 여행은 폼페이 빼고선 특별한 목적지가 없는 휴식 여행이었다. 32년에 걸친 직장 생활을 청산한 마당에 나한테 이런 선물 정도는 있어야겠다 생각해서 결행했다. 하지만 어쩌면 우리 다가 해당하는 일인지도 모르겠지만 나 역시 휴식하는 방법을 터득하지 못했다. 그러니 아무 하릴없이 하루를 늘어지게 잔다는 것도 나 자신이 용서할 수 없어 이제 막바지를 치닫는 이번 한달간 여행에서 단 하루도 어딘가를 찾아 떠나지 않은 날이 없다. 하루를 쉰다는 게 억울해서였다. 뭔가 손해본단 생각이 치밀어 오른 때문이었다. 그래서 박물관 미술관 기타 문화재현장이라 할 만한 곳들을 .. 2023. 11. 25. 이전 1 ··· 112 113 114 115 116 117 118 ··· 327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