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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질병, 그리고 역사2113

일본사의 편휘偏諱, 또 그것을 표절한 북한 최고권력자 집안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일본사에는 편휘偏諱라는 풍습이 있다. 윗사람이 아랫사람에게 자기 이름자 한 글자를 떼 주는 것이다. 그러면 나머지 한자를 거기 붙여 자기 이름을 완성한다. 힘이 없으면 주변 여러 힘쎈 사람이 한 글자씩 떼 주어 이름 두글자가 각각 다른 사람에게서 온 경우도 있다.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힘이 없던 시절 이름이 그랬다. 무로마치 막부 개창자인 足利 尊氏도 원래 이름은 高氏였는데, 가마쿠라 막부 타도에 공을 세운 다카우지에게 고다이고 천황이 자기 이름자 한 자를 따다가 같은 뜻의 尊氏로 바꾸게 했다. 똑같이 다카우지로 읽지만, 한자는 다르다. 이 경우도 천황에게서 이름 한글자를 받은 것으로 이것도 편휘다. 블로그 쥔장이신 김단장께서 주장하시는 바, 화랑세기의 이름자에서 한 글자씩 내려가.. 2022. 11. 7.
헤이케모노가타리平家物語의 수레 평가물어平家物語에는 수레가 많이 나온다. 귀인들이 주로 탄다. 아래는 新平家物語 영화에 나오는 수레 장면이다. 가히 중세의 자가용이라 할 만하다. 그런데 이런 수레는 고증없이 영화에 찍어 놓은 것은 아니고, 平家物語의 에마키모노絵巻物에도 많이 등장하므로 근거 없는 것이라 할 수 없고 역사적 팩트라 할만하다. 아래 그림은 그 예이다. 재미있는 것은 이런 수레 중 말이 끄는 것은 없다. 일본중세에 말이란 무사들이 타는 것이었고, 공경귀족의 수레에는 예외 없이 소를 매달아 놓았다. 지금 우리가 보면 생소하게 보일지 모르지만, 이건 한국사에서도 낯선 풍경은 아니다. 고구려 벽화를 보면. 그렇다면 일본 중세 귀인의 우차는 그 기원이 한국의 삼국시대에 있었다고 해도 좋을 것 같다. 요즘 가끔씩 보도되는 삼국시대 수.. 2022. 11. 5.
"실컷 놀아라 내일은 우리의 것"이라는 신평가물어新平家物語 헤이케모노가타리平家物語는 태평기太平記와 함께 일본 대중문화에 깊게 뿌리 박고 있는 軍記物語의 양대산맥이다. 이중 平家物語는 아직 가마쿠라 막부가 출현하기 전, 일본 무가정권 초창의 상황을 엿볼 수 있어 흥미롭다. 新平家物語(1955)라는 영화가 있다. 아직도 이 영화는 국내에서 쉽게 구해 볼 수 있는 것으로 아는데 역사에 관심 있는 분이라면 이 영화는 꼭 한 번 보시기를 권한다. 대개 사극물이라하면 NHK대하사극이 유명한데 NHK대하사극은 복장과 셋트가 화려하여 영 현실감이 떨어진다는 문제가 있다. 이보다는 50-60 년대의 사극물이 훨씬 당시 상황을 리얼하게 재현해 놓은 영화가 많은데, 그 중 하나가 바로 1955년 작. 미조구치 겐지 감독의 이 영화 新平家物語다. 이 영화에는 아직 무가정권이 수립되.. 2022. 11. 4.
대동여지도 목판 유감 김정호의 대동여지도는 개인의 의지로 어디까지 성취를 이룰 수 있는가를 보여주는 거작이다. 이웃 일본의 경우 이미 근대적 서구측량기술이 들어와 거의 유사한 시기의 伊能忠敬의 지도는 훨씬 진보한 형태의 것이기 때문에 김정호의 지도를 상대적으로 폄하하는 이야기도 보지만, 인간의 성취의 가치란 그런 절대적인 부분보다 자기가 주어진 조건에서 얼마나 최선을 다했는가로 평가할 부분도 있는 것이다. 김정호의 대동여지도, 거질을 보면 이 사람이 평생동안 한길을 팠고, 그 성취가 대단한 것임을 느끼게 된다. 각설하고-. 대동여지도 목판이 있다. 도대체 대동여지도는 왜 목판에 새겼을까? 당연한 것 아닌가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대동여지도는 관찬서적도 아니었고 목판 역시 국가에서 재정지원이 있었던 것도 아니다. 아마 어떤 독.. 2022. 11. 3.
일본 번의藩医의 한 예: 스기다 겐파쿠 杉田玄白 일본 번의가 어떤 사람들이었는지 한 예를 살펴보자. 일본 위키에서 그대로 따온다. - 스기다 겐파쿠는 번의의 아들로 태어나 자신도 번의가 되었다. - 1733-1817 년 간 살았으니 우리 영조시대부터 순조시대까지 살던 사람이다. - 의학과 한학을 배웠다. - 1757년부터는 개업의인 마치이町医가 되었다. - 본초학 전공자 등과 교유하며 난학에 심취 - 1756년: 네덜란드어를 배우고자 하였으나 쉽지 않다는 소리를 듣고 단념. - 1771년, 네덜란드 해부학 교과서를 실견. 해부학 도판을 보고 감탄을 금하지 못했다고 함. 번에 비용을 청구하여 해당 서적을 구입. -1771년: 에도에서 처형당한 죄인의 시체에서 엿볼 수 있는 인체 구조가 이 책의 내용과 거의 같은 것을 알고 감탄. - 1775년: 이 책을.. 2022. 11. 3.
한국의 근세 의학사를 이해하기 위해 연구해야 할 에도시대사 요즘 젊은 친구들 말처럼 "제목이 곧 내용"이다. 한국의 근세 의학사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일본 에도시대사의 연구가 필수적이다. 한국 근세사 연구는 그 분야를 막론하고 결국에는 일본의 에도시대사에 냉엄하게 직면하지 않으면 안 될 날이 올 것이다. 과거에는 민족주의, 식민사관이라는 단 두 마디를 데우스 엑스 마키나 처럼 사용해 왔지만, 그 약발이 다하는 날, 기존의 한국 근세사가 짜 놓은 산만한 구조물은 부실 공사가 무너지듯이 어느날 산산조각이 나게 될 것이다. 그 날이 멀지 않았다. 2022. 11.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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