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사람, 질병, 그리고 역사2113 탐험가의 개밥 페미칸 아래 탐험가의 밥에 대해 조금 더 써본다. 스콧과 아문젠의 탐험식량에 대해 이야기 하자면, 스콧은 앞서 말한대로 "문명의 생활", 영국인 답게 영국식 식생활을 최소한 누릴 수 있게 준비했다. 따라서 통조림 위주로 후식으로 홍차까지 마실수 있게 준비한 것이다. 굳이 따지자면 요즘 미군 전투식량 말고, 예전의 씨레이션을 떠올리면 될 것 같다. 80년대 미군 씨레이션은 1인분을 따면, 그 안에 통조림과 담배, 커피까지 들어 있었다. 스콧은 그렇게 준비해서 남극으로 향한 것이다. 20세기 미군의 야전식량을 생각해 보면 당시로서는 그렇게 잘못된 선택이라고는 할 수 없겠지만, 스콧은 남극을 너무 몰랐다. 반면에 아문젠은 예전 북서항로를 개척할때 북극 극지에 고립된 적이 있는데 이때 현지 에스키모로 부터 배운 극지 .. 2022. 11. 2. 아문젠, 스콧, 그리고 현지식 최근 한국에서도 해외로 나가 연구하는 사례가 많은데 우리 연구실도 이런 작업은 나름의 전통이 10년 가까이 있다. 해외 현지연구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을 하나 적어본다. 현지에서 연구할 때는 한국음식을 가져가지 마라. 현지 연구자들과 사이에 위화감을 부른다. 반드시 현지 동료들과 함께 같은 음식을 먹고, 배식한 음식은 깨끗이 비우고, 먹은 후에는 반드시 맛있다고 칭찬해야 한다. 이게 안 되면 해외 연구 자체가 안 된다. 특히 한국음식이 없으면 나는 밥 못 먹는다는 사람은 해외 연구단에서 과감히 제외해야 한다. 식사를 제대로 못 하면 체력이 떨어지고 결국 현지에서 다른 사람한테 짐만 되기 마련이다. 남극 경쟁에서 아문젠과 스콧의 승패를 결정한 것은 현지식이었다는 것을 잊으면 안 된다. *** 편집자注.. 2022. 11. 2. 한우와 와규에 대한 이야기 우리 연구실에서는 최근 동물고고학 분석을 계속 시도하는데 소에 대해 잘못 알려진 사실이 있어 몇 가지 써 둔다. 1. 와규和牛는 일본 고유종이다?: 아님. 일본 와규는 유전형으로 보면 거의 모두 대륙에서 한반도를 경유하여 들어간 것으로 정확히 말하자면 황하 유역에서 왕창 번식한 후 한반도로 들어오고 그 후 일본 열도로 건너간 소의 후손들임. 일본 와규 중 한반도를 거쳐가지 않았다고 보는 것 중에 일본단각종이라는 것이 있는데 이것도 사실 모름. 더 연구해 봐야 함. 2. 한우韓友는 누렁한우 뿐이다?: 아님. 한우는 원래 색깔이 엄청 다양하고 외모도 다양했다고 본다. 그 근거는 일단 한반도 소의 고향인 중국 황하유역의 소가 그만큼 다양한 모습이고, 일본 와규도 형태와 색깔이 한 가지가 아님. 한우가 몽땅 노.. 2022. 10. 29. 만주 최후의 승자 우리는 만주를 "중국"에게 빼앗겠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만주는 엄밀하게 이야기 하면 중국에게 빼앗긴 것은 아니다. 만주는 청동기시대 이래 집요하게 남방으로의 진출을 꾀하던 읍루-물길-말갈-여진으로 이어지는 계통이 경쟁에서 최후의 승리를 거둔 것이다. 이들은 쉬지 않고 남쪽으로 진출을 모색했고, 이 지역에 정치적 공백이 발생할 때마다 집요하게 세력을 확장했다. 이들은 만주에서 최후의 승리를 거둔 후 아예 중국 본토까지 먹어치운 후 뒤집기 한판으로 그 전체 판도를 고스란이 한족에게 인계하고 역사상 자신들의 임무를 마쳤기 때문에 우리는 만주를 중국에 뺏겼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청나라 건국 때까지의 역사를 보면 만주는 이들이 결국 차지한 것이다. 각설하고, 고구려 연변장성을 보면 이들에 대한 경계심이 고려나 .. 2022. 10. 28. 속말-백산 말갈은 고구려 장성 안에 살던 말갈 종족인가? 말갈에는 7부가 있었다고 한다. 그 중 속말-백산 말갈은 고구려와 매우 가까왔던 종족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속말말갈은 발해 건국 주체세력과도 관련이 깊은 종족이다. 이 때문에 속말-백산 말갈은 예맥계라고 보는 주장도 있는 등 다른 말갈과는 성격을 달리하는 종족이라는 이야기가 많다. 하지만 아무리 고구려와 함께 움직이는 종족이라 하더라도 이들은 "말갈"이다. 예맥계 말갈이라는게 있을수 있을까? 말갈은 말갈일 뿐이고, 이들이 고구려에 동화되어 가는 과정이라 하더라도 그 사실은 변함없다는 게 필자의 생각이다. 위 그림 두 개를 보시면 이해하시겠지만, 필자는 혹시 속말말갈과 백산말갈은 고구려시대-. 이 지역에 쌓은 장성의 안쪽에 들어와 살던 말갈이 아닌가... 생각하고 있다. 일찌기 최치원은 謝不許北國居上表에.. 2022. 10. 26. 발해 15부 하루종일 직장에서 바빴다. 이제 한숨 돌리고 장성 이야기를 계속 쓴다. 잠깐 이야기를 돌려 발해를 보자. 우리는 발해사에 대한 선입견이 있다. 발해는 시종일관 중국과 신라와 대립했고 군사적인 관심은 중국을 대항한 서쪽과 신라에 대한 남쪽에 몰려 있었다는 생각이다. 발해사를 중국에 대한 저항사, 신라와 대항하는 남북국으로 일단 자리 매김하고 그 역사를 보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발해의 지방행정조직. 소위 발해 15부를 한번 보자. 위 행정지도를 보면 아주 흥미로운 부분이 있다. 행정 조직에는 그 나라의 정치적, 사상적 관념이 반영되어 있는 경우를 보는데, 발해 판도에서 동북쪽을 보면 安邊府, 東平府, 懷遠府, 安遠府라는 이름의 부를 네 개 나란히 박아 놓은 것을 볼 수 있다. 발해의 다른 지역에는 이런 .. 2022. 10. 26. 이전 1 ··· 306 307 308 309 310 311 312 ··· 353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