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역사문화 이모저모 2400 삼국지는 "서書"인가? "지志"인가? by 김영문 * 진수가 삼국지를 처음 편찬할 때는 아마 세 나라 역사에 위서魏書, 촉서蜀書, 오서吳書라는 이름을 붙이고 통일된 체제의 총서 형식으로 구성한 뒤 위서, 촉서, 오서를 각각 독립된 책으로 발간하여 따로 유통시킨 것으로 보인다. * 몇 가지 증거가 있다. 우선 구당서舊唐書 경적지를 살펴보면 삼국지 중에서 위국지魏國志 30권은 ‘정사正史’ 부문에 편입했지만, 촉국지蜀國志 15권과 오국지吳國志 21권은 ‘편년編年’ 부문에 편입했다. 만약 삼국지를 처음부터 한 부의 책으로 편집하여 유통했다면, 그것을 고의로 분리하여 서로 다른 부문 목록에 수록할 이유가 없다. * 또 삼국지를 처음 판각한 송宋나라 판본을 살펴보면 그것을 한 부의 책으로 합쳐서 편집했음에도 ‘판각 어명 첩문牒文’을 촉서 첫머리에도 편입했을 뿐 아.. 2024. 10. 9. 미노아 문명에서 유래하는 황금 양날 도끼 미국 보스턴미술관 Boston Museum of Fine Arts 소장 이 황금 양날도끼[gold double-bladed axe]는 기원전 1500년 무렵 미노아Minoa 문명 유물로, 그리스 크레타Crete 섬 아르칼로코리 동굴Arkalochori Cave에서 발견되었다. 이 도끼에는 선형 A Linear A라는 고유한 문자가 새겨 있다. 아직까지 그 의미를 완전히 파악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 일부 전문가는 이러한 표시가 데메테르Demeter 여신에게 바치는 기도일 수 있다고 믿는다. 꽃이나 양초를 특별한 장소에 두는 것과 마찬가지로 사람들은 이 도끼를 신에게 바치는 선물로 동굴에 두곤 했다. 이는 수천년 전에도 사람들이 복잡한 신앙생활을 했으며 물건을 만드는 데 매우 능숙했음을 보여준다고? 꿈보다 .. 2024. 10. 8. 삼국지 체제의 특징 by 김영문 삼국지는 기전체紀傳體 역사서다. 그러나 사기史記나 한서漢書 등 다른 기전체 정사에 있는 “표表”와 “지志”가 없으므로 기전체 중에서 별격에 속한다. 진서 진수전에 삼국지 권수가 현존 판본과 동일한 65권으로 기록되어 있고, 수서隋書 경적지經籍志·정사正史 항목에도 진수가 짓고 배송지裴松之가 주注를 단 삼국지 65권이 기록되어 있으므로 본래 진수가 표와 지 없이 본기와 열전만으로 삼국지를 완성한 것으로 보인다.*다만 수서 경적지에는 삼국지 본문 65권 외에 서록敍錄 1권이 더 있었던 것으로 기록해 놓았으므로, 현재 이 서록 1권만 실전된 것이 아닌가 한다. 구당서 경적지에 오국지吳國志가 21권으로 기록된 사실도 오국지 맨 끝에 서록 1권이 붙어 있었음을 반증하는 증거다.진수는 촉한에서 동관비서랑東觀秘書郞, .. 2024. 10. 8. [도토리 심판론] (4) 탄닌, 가까이 있다 도토리는 탄닌이라 일컫는 특유한 떫은 성분이 있다. 이걸 그대로 사람이 먹을 수는 없으니 다른 짐승과는 다른 점이다. 이 떫은 성분을 다량으로 함유한 대표 과실은 실은 도토리가 아니라 감이다. 이 감이라고 하면 우리는 흔히 홍시를 떠올리겠지만, 이 홍시도 저 익은 정도에 따라 천차만별이라 곶감이라는 게 요물이라, 이건 탄닌 성분 잔뜩 머금은 땡감 상태에서 깎아서 겨울내내 말려 그 성분을 제거한 곶감이 된다. 이 곶감이 언제 등장했는지는 나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이 땅에 감이 등장한 이래 얼마 지나지 않아 나는 우리 조상님들이 그 방식을 알았다고 막연히 본다. 감 사촌 고염 역시 마찬가지였다. 도토리를 채집해서 그 특유한 탄닌 성분을 빼내는 시설이 한반도에서 출현했다 해서 김해 비봉리 신석기시대 유적 발굴 .. 2024. 10. 7. 비단을 생산하고 소비하고 유통한 마한 후한서나 삼국지가 그리는 3세기 중후반 이전 삼한 사회를 다름 아닌 역사학도나 고고학도들이 바로보는 관점을 어찌 일률로 논하겠느냐마는 나는 원시미개주의 그 짙은 그림자를 본다. 간단히 말해 제대로 된 국가 체계, 이른바 중앙집권적 통제 질서가 확립되지 아니했다는 관점이 널리 분포하는데 이는 이 시점, 그러니깐 3세기 중후반을 기점으로 삼아 이후 신라와 백제를 제대로 된 국가 혹은 왕조로 보려 한다는 점에서 내 판단은 유효하다가 본다. 더 간단히 말해 3세기 중후반 이전 신라 백제는 국가다운 국가, 왕조다운 왕조도 아니요 동네 꼬꼬마 대장 같은 그런 존재로 본다는 뜻이다. 이 삼한 사회가 그리 간단한가? 역사학이나 고고학은 허심하게 넘기는 대목으로 양잠이 있다. 마한 사람들은 농사와 양잠을 할 줄을 알며,.. 2024. 10. 4. 한원翰苑, 고대사의 도토리 버전 일본에서 와와!!! 한다고 줏대없이 우리도 와와!! 하며 따라가는 분야가 어디 한둘이겠냐마는 지금 계속 거론하는 고고학 분야 도토리, 딱 그 버전에 해당하는 고대사학계 버전이 한원翰苑이라는 어디 듣보잡 문헌이다. 다 사라지고 1권인가 하는 분량만 꼴랑 남았는데, 상어한테 다 뜯어먹히고 뼈다구만 남은 헤밍웨이 다랑어랑 진배없어, 그 남은 뼈다귀 붙잡고 일본이 와! 하니깐 줏대 없는 한국사학계도 와! 무슨 보물이나 되는양 난리버거지를 피운다. 뭐 대단한 문헌 아닌가 하겠지만, 뜯어보면 암것도 아닌 빈쭉정이다. 이르기를 당 고종 현경 5년(660년) 이전에 장초금張楚金이라는 자가 찬술하고 그에다가 송나라 시대에 옹공예雍公叡라는 자가 주석을 가한 유서類書, 곧 분류식 백과사전이라 하는데 남은 건 꼴랑 그 권 제.. 2024. 10. 4. 이전 1 ··· 7 8 9 10 11 12 13 ··· 400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