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역사문화 이모저모 2407 무령왕릉 베개와 주목朱木 목재조직학이 문화재 혹은 고고학 분야에서도 요긴한 역할을 하기 시작했으니, 무령왕릉에서는 무엇보다 금송金松과 주목朱木이 중요하다. 금송과 관련해 무령왕과 그 왕비 목관을 이 나무로 짰음이 판명되었으니, 무엇보다 이 금송은 한반도에는 자생하지 않는 품종이라는 점에서 그것이 드러난 사실은 굉장한 의미를 지닌 사건이었다. 주목은 크게 주목받지는 아니했지만, 무령왕과 왕비 베개받침대가 있으니, 목재조직학은 저 제작에 쓰인 목재가 주목임을 밝혀낸 것이다. 이 주목은 요새는 조경수로 널리 발견되거니와, 자연상태에서는 한반도에서 고산지대에 군락을 이루며 자생한다. 내가 졸저 《직설 무령왕릉》(메디치미디어, 2016)을 준비하면서, 저 얘기를 다루며 하나 고민이 있었으니, 그런대로 폼나는 주목 사진이 나로서는 없었다는.. 2019. 9. 22. 자기 자랑은 이렇게, 강세황과 원매의 경우 *** 2013.9.22 글이다. 표암豹菴 강세황姜世晃(1713~1791) ..이 양반 올해 탄신 300주년이라 해서 여기저기서 관련 기념행사를 했거나 하거니와, 시서화詩書畵 삼절三絶이라 일컬었다는 이 양반, 자기 자랑 증세가 심했으니 그의 글을 엮은 《표암유고豹菴遺稿》를 보건대 석가재夕可齋 이태길李泰吉이라는 친구가 금강산에 유람하러 떠날 때 그에게 써 준 글이 있으니 이 글 첫 대목은 이렇다. "내 친구인 석가옹이 중랑中郞 원굉도袁宏道(1568~1610)의 유람기를 읽고는 그의 아들에게 말하기를 '이 사람의 글이 표암의 단편들에 미치지 못하니 볼 만한 게 무에 있겠는가?'라고 했다." 뒤에 이어지는 문장은 안 봐도 비디오다. 나 강세황의 글이 당대 중국 문단의 총아요 월드스타인 원굉도보다 낫다는 자네 .. 2019. 9. 22. 예술의전당이 우면산 기슭으로 간 사연 88올림픽을 겨냥해 정부가 추진한 관련 사업 중에 예술의전당 건립건이 있다. 예술의전당은 지금 서울 서초 우면산 기슭을 차지한다. 그 건축에 대한 이야기는 그런대로 관련자들 증언이 있지만, 그 부지 선정과 관련해서는 내가 이렇다 할 이야기를 들은 적이 없다. 다만 당시 관여한 몇몇 문화관료한테서 사석에서 두서 없이 줏어들은 게 전부다. 어제 정기영 전 문화재관리국장을 만났는데, 느닷없이 이 부지 선정 이야기를 꺼낸다. 이 양반 증언은 크로스체킹할 대목이 있겠지만, 어떻든 그의 증언을 정리하면 이렇다. 내가 문화공보부 문화예술국 문화과장으로 있을 때다. 당시 이진희 장관이었다. 하루는 느닷없이 날더러 장관이 "너 예술의전당 부지 찾아내. 조건은 네 가지다. 첫째 서울일 것, 둘째 부지 예산은 50억 안에서.. 2019. 9. 21. 좌우左右 문제의 심각성 이른바 불상 배치의 전형 중 하나다. 가운데 부처를 중심으로 해서 그 양쪽에 보좌하는 보살들을 각각 우협시, 좌협시라고 부른다. 그렇다면 좌우, 그 기준점은 어딘가? 말할 것도 없이 가운데 부처님을 중심으로 좌우를 가린다. 이걸 부처님을 전면에서 바라보는 사람 기준으로 따지지 아니한다. 그 어떤 경우에도 좌우를 부처 중심으로 하지, 쳐다보는 놈 기준으로 좌우를 바꿀 수는 없다! 부부를 합장하되, 같은 구역 안에다가 각기 다른 봉분을 만들어 따로 모실 때 좌우는 어떻게 구별하는가?두 봉분 앞에 상석 하나만 내가 편의상 놓아두었다. 각기 따로 놓는 일도 있지만, 이는 돈 많은 집에서 하는 짓이다. 아무튼 이 경우에도 저 무덤에 잠든 사람 기준으로 좌우지, 시건방지게 그 전면에서 무덤 바라보며 제사 지내는 사.. 2019. 9. 19. 부역자란 비난 싫어 냅다 튄 일석 이희승, 해방공간 친일부역자들이 살아남는 법 그제 소개한 국어학자 일석 이희승 회고록 《다시 태어나도 이 길을》 보면 흥미로운 대목이 적지 아니한데 이에 의하면 그는 육이오 발발 직후 서울이 북한군에 함락되었을 때 피난하지 못하고 갇혔다. 서울이 수복되자 그를 향한 비난의 화살이 날아들었다. "넌 부역자다" 중공군 참전으로 1.4후퇴를 하게 되자 일석은 열라 남쪽으로 튀었다. 그는 말한다. "부역자 소리 다시 듣기 싫어서였다" 그런가 하면 해방공간에서 친일부역자들이 어떻게 살아남으려 했는지 그 일단이 드러난다. 밑줄 친 대목에 일제 협력자가 해방공간에 건물을 무상 임대한 내용이 나온다. 대표적인 경우가 백범한테 갖다바친 경교장이다. 느닷없는 해방정국에 귀환한 독립운동가들. 그들에겐 활동할 공간이 필요했다. 이걸 친일부역자들은 이용했다. 자기 건물을.. 2019. 9. 17. 영원한 경주인 이근직 선생 유저 두 편 영원한 경주인 고 이근직 선생 유저遺著 두 종 《경주에서 찾은 신라의 불국토》와 《삼국유사 요조조모》가 나왔다. 접때 말했듯이 나는 이 책 두 권에 제목을 정하는 일로 숟가락 하나 얹은 데 지나지 않는다. 토론이 즐겁다는 말이 있다. 형은 나에게 언제나 그러했다. 내가 의문 나는 점은 언제나 그에게 문의했고 그는 언제나 나에게 많은 지침을 줬다. 이번 책으로 그의 유저 발간도 막을 고한 것으로 안다. 서간 280여 통이 남았다는데 그건 어찌될지 모르겠다. 《경주에서 찾은 신라의 불국토》는 제목 잘 정한 거 같다. 부디 고인에게 누가 되지 않았음 한다. 저 책 표지 황룡사 낙조 사진은 고인의 영원한 지음知音 오세윤 작가 작품이다. 비싼 카메라 사서 찍은 것이거니와 저걸 찍을 적에 나도 옆에 있었다. 이번 .. 2019. 9. 16. 이전 1 ··· 357 358 359 360 361 362 363 ··· 402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