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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문화 이모저모2297

겸양은 입상이고 죄악이다, 에트루리아를 격발하며 적는다 학술대회장 같은 데 가서 보아 제일로 꼴불견인 이가 "제가 이 분야 전문가는 아니지만"이라고 서두를 꺼내서곤 제 할 말 다 하는 인간이다. 이런 놈일수록 말이 길어져서, 개발소발 지가 아는 지식 다 늘여놓기 마련이라, 저 말은 엄밀히 말해 내가 한 수 가르쳐 줄 테니 잘 들으라는 전주곡과 같다. 그래서 나는 이런 놈을 증오한다. 첫째 전문가가 아니라 생각하면 그런 자리에는 나오지 말아야 하며, 둘째 그 거덜먹하는 양태는 쥐어 패버리고 싶은 까닭이다. 내가 주로 고고학을 겨냥해 고고학은 개돼지도 3년을 훈련하면 한다는 말을 하거니와, 개돼지가 3년 걸리는 일을 모름지기 사람이라면 석달이면 충분하다는 뜻이다. 그 석달이라면, 그 어떤 분야에서도 내가 전문가연하는 소양을 갖추게 된다는 뜻이다. 그것이 비단 고.. 2023. 11. 10.
[가자假子, 전군殿君으로 가는 길목] (1) 아들에게 절을 하는 이사부 《화랑세기》 전편에 걸쳐 자주 출현하는 전군殿君은 그 어디에도 개념 설명이 없지만, 그 용례를 추리건대 왕자王子의 봉작封爵 한 부류다. 왕자는 무엇인가? 왕의 아들이다. 하지만 왕자 역시 엄연한 신분제 사회에서 등급이 있을 수밖에 없다. 왕자들은 어머니가 정궁正宮이냐 아니냐에 따라 등급이 갈라졌다. 정궁 소생은 왕자王子라 한 듯하다. 이 정궁 소생 왕자 중에 다음 보위를 이을 이가 점지되었으므로, 그를 일러 태자太子 혹은 세자世子라 한다. 정궁 소생 이외의 왕자, 그러니 후궁 소생 왕의 아들들을 《화랑세기》는 전군殿君이라 부른다. 하지만 이에서도 조심할 대목이 있다. 왕자 혹은 태자라 해도, 그 어떤 소용돌이에 휘말려 신분이 강등될 수 있으니, 이런 왕자들도 전군이라 부른다는 사실이다. 그러니 그가 왕자.. 2023. 11. 3.
[유성환의 이집트 파적] (1) 이상적인 인간 by 유성환 이집트학 박사 [파적 삼아 끼적인 여적 001] 고대 이집트인들이 생각한 이상적인 인간 고대 이집트인들 역시 자기 자신을 의인으로 어필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그래야 내세에서 심판을 무사히 마치고 영생을 누릴 수 있었고 또 지상에 세워진 자신의 분묘를 방문하는 사람들로부터 좋은 인상을 주어 공물이나 찬양을 받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고대 이집트인들의 삶은 언제나 공동체와 결부되어 있었습니다. 따라서 의로운 삶의 핵심은 공동체의 다른 구성원들과 조화롭게 사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런 공동체 중 가장 중요한 것은 가족이었습니다. 그래서 아래와 같은 상투적인 문구가 자신을 의인으로 묘사하는 데 천편일률적으로 사용되었습니다. 그런데 한번 물어보고 싶습니다. 고대 이집트 뿐만 아니라 동서고금을 막.. 2023. 11. 2.
[국립세계문자박물관 유물 소개 014] 랜선 도슨트: 텐트-하피의 미라 형태 석관 by 유성환 이집트학 박사 [국립세계문자박물관 유물 소개 014] 랜선 도슨트: 텐트-하피의 미라형태의 석관 오늘은 고대 이집트의 마지막 토착 왕조였던 제 30 왕조(기원전 380-332년) 혹은 그리스 지배기 초기(기원전 332-30년)에 제작된, 텐트-하피(Tenet-hapi)라는 여인의 검은색 현무암 석관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 석관은 현재 프랑스 파리의 루브르 박물관(Musée du Louvre)에 소장되어 있는데 2023년 5월 개관하는 국립세계문자박물관은 이 석관의 정교한 복제유물을 전시할 예정입니다. 폭 길이 높이가 각각 60 x 185 x 34센티미터인 이 석관 세부사진은 아래 링크를 통해 보실 수 있는데 세부묘사가 매우 아름답고 이집트의 다양한 상징들이 충실하게 재현되어 있으므로 꼭.. 2023. 11. 2.
[국립세계문자박물관 유물 소개 013] 예술작품 경지에 오른 '사자의 서' by 유성환 이집트학 박사 [국립세계문자박물관 유물 소개 013] 예술작품의 경지에 오른 『사자의 서』 필사본 – 『아니의 서』 2023년 5월 개관하는 국립세계문자박물관은 이 『아니의 서』(Papyrus of Ani)의 정교한 복제유물을 전시할 예정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사자의 서』 중에서도 그 정교함과 예술적 가치가 가장 뛰어난 필사본으로 평가 받고 있는 『아니의 서』를 소개해드릴까 합니다. 인쇄기술이 없던 고대 이집트에서 『사자의 서』(Book of the Dead)는 사본을 일일이 필사하는 방식으로 제작되었는데 이때 의뢰자 혹은 문서 제작자는 총 192개 주문 중 적절하다고 생각하는 주문을 취사선택할 수 있었으며 삽화 역시 의뢰자 기호나 문서 제작자 필요에 따라 선택되거나 제외되었습니다. 이런 .. 2023. 11. 2.
[국립세계문자박물관 유물 소개 012] 고대 이집트의 필기 매체 by 유성환 이집트학 박사 [국립세계문자박물관 유물 소개 012] 고대 이집트의 필기 매체 – 상형문자의 기능과 서기관 문화 상형문자 체계를 기능에 따라 분류하면 표의문자(表意文字: ideogram) 표음문자(表音文字: phonogram) 의미한정사(意味限定詞: determinative)로 구분할 수 있는데 이들은 고대 이집트어의 단어를 표기하는 데 사용되었던 핵심 요소이기도 합니다. 고대 메소포타미아의 보편적인 문자체계인 설형문자가 모음과 자음이 포함된 음절문자(syllabary)인 데 반해, 상형문자 체계에서의 표음문자는 – 후대의 히브리어 아랍어 등과 마찬가지로 – 자음의 음가만을 표기했는데 이런 방법은 “음차(音借)의 원리” 혹은 “레부스의 법칙”(principle of rebus)에 따라 그림문.. 2023. 11.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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