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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1693

달맞이가 품은 가을 해돋이 가을이면 어김없는 저 풍경이 나는 좋다. 동산으로 뜬 해가 간밤 이슬 잔뜩 머금은 달맞이꽃 뒤로 스며드는 순간 말이다. 저 경이는 언제나 역광으로 마주해야 제맛이 난다. 이슬은 오래가진 않는다. 다만 하나 이슬 머금은 저 순간만큼은 한바탕 가슴 저 밑을 후벼판다. 살아온 날들에 대한 상념일 수도 있겠고 한탄일 수도 후회일 수도 있으리라. 다만 이때쯤만큼은 그런대로 버틴 나를 위로하고 싶다. 이만큼 견딘 것만으로도 대견하다고 말이다. Bravo my life! 2024. 10. 7.
[잡설] 국립세계문자박물관 국립세계문자박물관 개관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계우 그 끄터머리에 한 다리 걸친 내 고민? 그게 무에 대수겠냐마는 이를 나로서는 조금은 고민했다는 말을 남겨두고 싶다. 언제인가 이야기한 듯한데, 국립한글박물관이 따로 있고, 먼저 개관을 해서 한창 운영 중인 상황에서, 저 박물관 등단에 표기수단으로서는 한글, 곧 훈민정음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사실은 인정해야 하지만, 무엇보다 한글의 지나친 침투를 막아야 했으니 그리 되면 자칫 국립한글박물관 아류에 지나지 아니하게 되며, 무엇보다 그리 되면 한글박물관과 차별이 없어지는 문제가 있었다. 그와 궤를 같이해서 나로서는 그렇다면 그 자리에 무엇인가를 대타로 밀어넣었어야 했으니, 나 개인으로서는 철저히 한글을 객관화해야 한다는 그런 믿음이 있었다. 이에서 하나 문제.. 2024. 10. 7.
동물 교배와 종돈 종소 내 어린 시절 기억을 떠올려서 내 동네 이야기를 해 둔다. 이 동물을 교배해서 임신을 하게 하는 일을 김천 내 고향에서는 디딘다 디핀다 는 말로 표현한다. 그래서 암컷을 끌고서 숫놈을 찾아 가는 일을 디디러 간다 거나 디피러 간다 했다. 종돈 혹은 종소라 할 만한 소는 동네마다 한두 마리가 있었다. 황소? 이거 키우기 지랄 같아서 먹는 양도 엄청나고 승질 또한 더러워서 자칫하다 내가 그 뿔이 들이받친다. 그보다 덩치가 좀 작은 놈이 염소인데, 이 염소 말이다. 숫놈을 같이 키우는 사람치고 그 숫놈 염소한테 제대로 바쳐서 골로 가보지 않은 사람 없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요새 짤이나 릴스 영상을 보면 염소 쌈박질하는 장면이 제법 나오는데, 김일 박치기 백배 되는 힘을 지닌 존재가 숫염소다. 나 역시 염소 .. 2024. 10. 2.
[파적破寂] 어느 백수의 어느 하루 축구광인 이 백수는 이 날을 넘길 수는 없다. 더구나 아스널 광팬 gooner임에랴. 오늘 새벽 네 시, EPL 선두권을 달리는 런던 기반 아스널이 파리를 절대 본거로 삼는 프랑스 명문구단 PSG 파리생제르맹을 홈으로 불러들여 24-25 시즌 챔스 2라운드 경기를 치를 예정이었거니와 저번 오프닝 라운드에서는 아틀란타 이태리 원정에서 다비드 라야 눈부신 PK 선방쇼에 힘입어 0-0으로 비겨 승점 1점을 획득한 데 지나지 아니해서 런던 에미리츠 스타디움에서 벌어지는 이번 라운드는 기필코 승점 3점을 챙겨야 하는 경기였다. 아스널은 주장 마틴 외데고르가 노르웨이 국대 경기에서 발목을 다치는 바람에 결장이 얼마나 길어질지 장담할 수 없는 노릇. 그에 적응하고자 무던히도 아르테타는 여러 실험을 가동하고 있거니와 .. 2024. 10. 2.
[잡곡재배 이야기] 수수 수확 by 신소희 어제 드디어 수수를 베었다.기계가 모든 것을 다 하니 사람은 이삭  줍기랑, 간간히 일어나는  콤바인 흡입, 퇴출구 줄기 끼임  문제만 해결하면 된다.콤바인 작업해 주시는 아버님 말씀으론 수수대가 올해 다른농가 대비 최고로 딴딴하다고 하신다.수수 베고 마늘이 먹을 미생물이랑,  석회랑, 기본 거름을 수수심기 전에 넉넉히 넣고 수수를 심으니.. 수수가  신나게 자란 듯.   생강도 그렇고 수수도 그렇고 양파도 그렇고 마늘에 쏟는 정성 반만 쏟아도 어디가서 빠지지 않는 농사 결과가 나온다. 아무리 생각해도 마늘은 요물이다.그럼에도 마늘을 내가 키우는  작물 중 최고라고 생각하고 버리지 못하는 내마음....마늘들이 알아줄까?아무리 봐도 나의 외사랑이다.아무튼 이 수수대가 마늘밭에 들어가면 마늘들이 남다르게 자.. 2024. 10. 1.
어느 추석에 오른 김천 대덕산(1,290m) 산촌에서 보낸 어린 시절이야 날다람쥐마냥 산을 탔지만, 지금은 그러지를 못해 등산을 싫어한다. 그런 나도 아주 가끔씩 가뭄 끝엔 콩마냥 한 번씩 산을 오르는데, 이번에 소개하는 산은 내 고향 경북 김천 대덕산大德山이라는 데다. 이 대덕산은 정상 기준으로 경상북도 김천시와 전라북도 무주군 경계를 이루는 지점이라, 경남 거창군도 남쪽 기슭으로 한 다리 걸쳤을 것이다. 해발 1,290미터 정상은 김천시 차지다. 자고로 오야붕을 먹어야 자기 것이라 하지 않겠는가? 그런 점에서 무주군에는 미안하나 대덕산은 김천 몫이다. 이곳을 2015년 9월 27일, 아들놈과 조카놈을 데리고 올랐으니 김천시 대덕면과 무주군 무풍면을 연결하는 국도 제30호선통과 고갯길 주치령, 곧 덕산재에다 차를 세우고선 등반에 나섰다. 예선 능.. 2024. 9.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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