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이런저런1900 서양에 완패하고 박물관에 쳐박힌 다리미와 인두 전통 다리미 혹은 숯다리미로 검색하니 이 사진이 걸려드는데 숯다리미와 인두(사진출처 전주역사박물관)라 뜬다. 왼쪽 세 개 편편넓적 자루 달린 철제 기구가 철제 다리미요, 그 오른쪽 두 점 똥꼬 쑤심용 기구가 인두다. 저 두 가지 모두 옷감을 다림할 때 썼다. 아버지 외출할 때 우와기 가다마이 걸칠 때면 엄마가 입에다 냉수 뿜뿜 뿜어 다렸으니, 저 인두질 다리미질 할 때 나는 누나랑 양쪽에서 옷감을 당겼다. 그 물 뿌리는 장면이 저걸 사용하던 시대를 배경으로 삼은 영화나 드라마에 더러 보이는데 결국 저 다리미 인두도 양놈산과 쟁투랄 것도 없고 처철히 패배하고선 모조리 박물관이나 가 있는 신세다. 전기가 없던 시대, 옷감을 다림은 해야겠고 해서 개발한 것이 저 다리미 인두다. 저것도 불조절 잘못하면 시커멓게.. 2025. 4. 1. [어떤 독서일기] (4) 예문, 그리고 전과를 통해 만난 명작들 바로 앞에서 영문법서 보다가 만난 인연들, 물론 셰익스피어니 링컨이니 바이런이니 해서 그 상대하는 인연들은 이미 죽은지 오래고, 설혹 같은 시대를 호흡한다한들 내가 그를 알아도 그들이 날 알아줄 리 만무하지만, 그래도 그런 인연들을 나는 그렇게 조우하면서 생소를 박멸해갔다. 나는 저런 인연들을 예문을 통해 만난 사람들이라 부르고 싶다. 그렇게 해서 무수한 사람을 만났으리라. 그래서 그런 사람이 궁금해졌을 수 있고, 또 그래서 훗날 그런 사람들을 일부러라도 더 찾지 않았겠는가 싶다. 나는 줄곧 책을 이야기하지만, 19세기 말 구한말 환경에서 태어나 자란 내가 그렇지 아니한 사람들과 격차를 줄이는 한 통로가 저와 같았다는 말을 하고 싶다. 그래서 따라잡느라, 아니 그네들 수준이 맞추느라 더 가랭이가 찢어졌을.. 2025. 3. 31. [어떤 독서일기] (3) 쇠죽 끓이다 만난 게티즈버그, 그리고 로드 바이런 지금은 판도가 거의 바뀌어 성문영어 혹은 성문종합영어라고 하면 지금 입시계 영어 교보재로는 아마 주도권을 내주었으리라 보지만 내 세대야 말할 것도 없이 국어에서는 한샘, 수학에서는 정석, 영어에서는 성문이었다. 내가 현장 사정을 모르긴 하나, 저 중에서도 정석만큼은 여전히 독재 체제를 구축 중이 아닌가 하는 모습을 가끔씩 들르는 대형서점 코너에서 확인하는데, 한샘은 어떤지 모르겠고, 성문은 아마 자최를 감추다시피 하지 않았을까 한다. 내 세대는 조기영어교육? 이딴 거 없다. 거기다 나는 시골 깡촌 산촌 출신이니 진짜로 중학교 입학하면서 영어 알파벳을 처음 접했고, 죽을 때까지 단 한 번도 써먹을 수 없는 예문 I am a boy you are a girl, 혹은 Bill is sitting in his .. 2025. 3. 31. [어떤 독서일기] (2) 남들 이십년 온축을 한달에 쑤셔박았다 입시 지옥을 산 세대한테 어차피 책은 있으나마나 큰 차이가 없다 할 수도 있겠지만 읽고 싶어도 읽을 책이 없는 사람과 그렇지 아니한 환경에서 자란 사람은 분명 커다란 격차가 날 수밖에 없으니 트랜지스터 라디오를 듣고 자란 사람과 흑백티비를 안고 산 사람이 어찌 같을 수 있겠는가?나는 이를 매양 백미터 달리기에 견주었으니 출발선 자체가 달라 저들은 50미터 지점에서 요이땅을 하는데 견주어 나는 150미터 지점으로 밀려난 형국이었다.자란 터전이 워낙 다르니 내가 스무살이 되었을 때 나는 그 뒤진 20년을 반까이라도 해야 했으니 그 빈 이십년치를 나는 한달 만에 쑤셔박아야 했다.근대화 수준으로 말하자면 일본과 견주자면 나는 한국이었다.그만큼 단기간에 온갖 것을 다 쑤셔박아야 했으니 그에 무슨 옥석이 따로 있겠.. 2025. 3. 31. [어떤 독서일기] (1) 읽고 싶어도 읽을 책이 없었다 나는 어릴 적 공부에 특별한 관심이 없었고, 그 동네 그 학교에서 공부를 특출나게 잘한다는 말을 들어본 적도 없다. 그도 그럴 것이 그 시골 산촌 깡촌에 무슨 공부? 학교 다녀오면 소 먹이러 가야 했고 쇠죽 끓어야 했으며, 볼 만한 책도 동아전과 말고는 없었으니 국민학교는 그런 나날들이었다. 우리 동네에서는 공부해서 그럴 듯한 학교, 특히 대학으로 진학한 사람도 가뭄 속에 난 콩과 같아 전연 없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으니, 그 동네서 그 시절에 그래도 공부한다는 사람들이 간다는 경북대 간 사람도 내 기억에는 없다. 혹 내 기억이 잘못일 수 있는데 연세대가 우리 동네는 물론이고 내 고향 대덕면을 통털어서 내가 1호였을 것이다. 중학교 시절 나는 만년 이등이었고 일등하는 친구는 훗날 서울대를 갔는데, 지금 .. 2025. 3. 30. 다마네기 서재에 앉힌 단상 모든 작물이 그렇듯이 결국 이 양파도 제살 깎아 먹고 자라다가 다른 데 옮겨 심지 않으면 제풀에 꺾여 종국에는 사망하고 만다. 부엌 옆 다나메기 망을 살피니 마침 제법 싹이 난 하나가 보여 에소프레소 커피잔에다가 물 가득 채우고 아예 서재로 들여 놓은지 며칠이다. 뭔가 영양가 될 만한 게 없을까 싶은데 그렇다고 인분을 섞을 수도 없으니 좀 지켜보다 퇴장케 하려 한다. 각중에 저 양파라는 요물이 언제 한반도에 상륙했을지가 궁금해져 구글링하니 AI가 안내하는 내용이 대강 다음과 같다. 양파는 조선 말기에 미국과 일본에서 도입된 것으로 추정되며, 1906년 뚝섬 원예시험장에서 처음으로 시범 재배가 이루어졌다 한다. 그러다가 1910년대 접어들어 일본에서 상당한 양파가 들어오고 1920년대 이래 40년대 걸쳐서.. 2025. 3. 28. 이전 1 ··· 7 8 9 10 11 12 13 ··· 317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