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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

기다림과 두려움 "기다리는 건 일찍 오지 않아. 두려워할수록 빨리 오지." 2015년 9월 30일, 내가 삼류영화 대사라며 옮겨놓은 것인데 지금 검색하니 2013년 영화 《야관문》에서 신성일이 분扮한 주인공 종섭이 하는 말이란다. 어디 다른 데서 나오는 말을 딴 것인지도 모르겠다. 맞는 말이다. 기다림은 언제나 애가 타기 마련이라 입술이 바짝바짝 마른다. 공포는 언제나 기습이라 스텔스 폭격기라 언제 어디서 어떻게 날아들지 모른다.
머루랑 다래랑 얼음이랑 이걸 동네마다 부르는 명칭이 제각각이라 내 고향 공천에선 얼음 혹은 어름이라 하거니와 엑센트는 ice랑 같다. 서울 사투리로는 으름 정도로 표기 혹은 발음인 듯 하거니와 요즘 이게 벌어지는 시즌이라 이들 사진은 몇년전 내가 추석에 김천에 갔을 적에 딴 것이라 이는 원주시청 박종수 과장 오늘 포스팅 사진이라 보니 지금 한창 벌어진 모양이라 이 얼음은 달기가 한반도가 산출하는 과실 중엔 최고다. 이게 촌놈들한텐 묘약이나 도시 출신들은 먹을 줄을 몰라 내 마누라 아들놈만 해도 맛보곤 더는 못먹겠다 패대기 치더라. 이유는 씨 때문인데 저 속알맹이 삼분지이가 씨라고 보면 된다. 얼음은 먹는 묘미가 씹지 아니한 채 씨까지 통채로 목구녕으로 훑어넣으니 거개 도시 출신자들은 이걸 견디지 못하더라. 그리 삼킨 씨는 고스..
미리 가는 토함산의 가을과 단풍 토함산 기슭 덕동호다. 박정희 유신정권이 의욕으로 추진한 고도 도시재생 프로젝트인 경주관광종합개발계획 일환으로 등장했다. 추령이라는 고갯길 토함산 기슭이다. 옛날 고갯길은 이제 거의 이용하지 아니한다. 신작로 따라 난 터널을 통과한다. 옛날 고갯길 정상 휴게소는 지금은 백년다원이라는 찻집으로 변모해 도스시대 아날로그시대를 기억하려는 사람들한테 그런대로 인기다. 토함산이 선물하는 가을 단풍 정취는 뭐라 집어 말하기 힘든 독특한 정취가 있다. 언젠가부터 매년 가을 단풍이 흐드러질 때면 저 일대를 횡단한다. 그럴 시즌을 코앞에 두어서인가? 올해도 저 풍취를 맛보려나 모르겠다.
짜가가 주는 감동 누가 짜가라 조롱하리오? 언제나 감동을 주는 것은 없다. 감동은 순간의 포착일뿐. 국립경주박물관에서 어느 겨울날에... On a winter day at the National Museum of Korea
공자보다 탱자 세계문화사, 혹은 동아시아 문화사에서 공자보다 유명한 선생이 있어 우린 그를 탱자 라 이름한다. 이 탱자는 유자가 선생인데 선생보다 약간 썩고 시어 보이지만 문하에 감자를 필두로 하는 삼천 제자를 두었다. 가을이면 그 무리가 온통 가시 들고 주황색 농염을 뽐내는데 그것을 바라보는 이는 하나같이 그 쳐다봄만으로도 침을 질질 흘리니, 그 선망羨望함이 이와 같다.
늙으면 도로 젊어질 순 없다 "떠나면 만나고 만나면 헤어지지만 다시 만날 수 있다. 늙으면 다시 젊어질 수는 없다" - 원매袁枚 이런 주옥 같은 글에 내 친구 공수호가 이런 댓글을 달았다. "너의 청춘이 너의 잘함으로 얻은 선물이 아니듯, 나의 늙음도 나의 잘못함으로 받은 벌이 아니다." - 박해일 - 박범신 원작 영화 《은교》에서 씨부렁거린 말이라는데.. 저건 구어체가 아니다. 전형적인 영어식 어투다. 나 같음 이리 대사를 썼다, "네가 젊다 해서 그게 네가 잘해 얻은 선물이 아니듯, 내가 늙은 것도 내가 잘못해 받은 벌은 아니다."
추자 따다 본 땅두릅 가잰다. 오데로 추자 따로 가잰다. 바구니 두 개 들고 나섰다. 등골이란 꼴짜기 젤 안쪽 깊이깊이 들어간 곳 요샌 농로農路라 해서 시멘트 포장을 해준 관계로다가 근 20년 묵정밭인 이곳이 이젠 차가 들어가는 데로 변했다. 천수답이라, 한땐 벼농사를 지었지만 이젠 동생이 각종 과수를 심었으니 추자나무도 개중 하나라 따는 족족 그 자리서 껍띠 홀라당 빗끼서 알맹이만 줏어담아 온다. 아직 때이른 듯한 추자는 없지는 아니한 듯 하나 껍띠가 홀라당홀라당 벌러덩벌러덩 잘 까진다. 그 추자나무 곁에 못보던 나무 꽃이 한창이라 동생한테 물으니 엄마가 땅두릅이라 해서 어딘가서 캐다 심캈단다. 땅두릅? 촌놈인 나도 생소하다. 이파리 쭐거리 살피니 이렇다. 내녕겐 땅두릅 따야겠다.
소분掃墳 vs. 벌초伐草 묘소 주변 잡풀을 베서 정리하는 일을 소분이라 한다. 주로 추석 직전에 한다. 요샌 이 일이 산업으로도 발전해 그 대행이 성행하기도 하고, 또 예초기刈草機라 해서 이럴 때 쓰는 기계를 전문으로 맹글어 파는 업체도 생겨났다. 이 일을 내가 서울에 올라와선 소분하러 간다 하니 사람들이 거의 열명 중 열명이 소분이 뭐냐 되묻곤 했다. 집성촌인 우리 고향에선 다 소분한다 하지 벌초한다곤 하지 않는다. 한데 이를 서울 친구들은 벌초한다 말하더라. 벌초는 잡풀을 베는 일 전반을 의미하지 무덤을 정리한다는 의미는 없다. 따라서 저 말을 저 문맥에 따라 쓰려거든 모름지기 산소 벌초하러 간다고 해야 한다. 그에 견주에 소분은 그 대상이 모름지기 무덤이니 저 말이 정확하다. 벌초는 풀을 벤단 뜻이요 소분을 그것을 포함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