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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1861

[어떤 독서일기] (2) 남들 이십년 온축을 한달에 쑤셔박았다 입시 지옥을 산 세대한테 어차피 책은 있으나마나 큰 차이가 없다 할 수도 있겠지만 읽고 싶어도 읽을 책이 없는 사람과 그렇지 아니한 환경에서 자란 사람은 분명 커다란 격차가 날 수밖에 없으니 트랜지스터 라디오를 듣고 자란 사람과 흑백티비를 안고 산 사람이 어찌 같을 수 있겠는가?나는 이를 매양 백미터 달리기에 견주었으니 출발선 자체가 달라 저들은 50미터 지점에서 요이땅을 하는데 견주어 나는 150미터 지점으로 밀려난 형국이었다.자란 터전이 워낙 다르니 내가 스무살이 되었을 때 나는 그 뒤진 20년을 반까이라도 해야 했으니 그 빈 이십년치를 나는 한달 만에 쑤셔박아야 했다.근대화 수준으로 말하자면 일본과 견주자면 나는 한국이었다.그만큼 단기간에 온갖 것을 다 쑤셔박아야 했으니 그에 무슨 옥석이 따로 있겠.. 2025. 3. 31.
[어떤 독서일기] (1) 읽고 싶어도 읽을 책이 없었다 나는 어릴 적 공부에 특별한 관심이 없었고, 그 동네 그 학교에서 공부를 특출나게 잘한다는 말을 들어본 적도 없다. 그도 그럴 것이 그 시골 산촌 깡촌에 무슨 공부? 학교 다녀오면 소 먹이러 가야 했고 쇠죽 끓어야 했으며, 볼 만한 책도 동아전과 말고는 없었으니 국민학교는 그런 나날들이었다. 우리 동네에서는 공부해서 그럴 듯한 학교, 특히 대학으로 진학한 사람도 가뭄 속에 난 콩과 같아 전연 없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으니, 그 동네서 그 시절에 그래도 공부한다는 사람들이 간다는 경북대 간 사람도 내 기억에는 없다. 혹 내 기억이 잘못일 수 있는데 연세대가 우리 동네는 물론이고 내 고향 대덕면을 통털어서 내가 1호였을 것이다. 중학교 시절 나는 만년 이등이었고 일등하는 친구는 훗날 서울대를 갔는데, 지금 .. 2025. 3. 30.
다마네기 서재에 앉힌 단상 모든 작물이 그렇듯이 결국 이 양파도 제살 깎아 먹고 자라다가 다른 데 옮겨 심지 않으면 제풀에 꺾여 종국에는 사망하고 만다. 부엌 옆 다나메기 망을 살피니 마침 제법 싹이 난 하나가 보여 에소프레소 커피잔에다가 물 가득 채우고 아예 서재로 들여 놓은지 며칠이다. 뭔가 영양가 될 만한 게 없을까 싶은데 그렇다고 인분을 섞을 수도 없으니 좀 지켜보다 퇴장케 하려 한다. 각중에 저 양파라는 요물이 언제 한반도에 상륙했을지가 궁금해져 구글링하니 AI가 안내하는 내용이 대강 다음과 같다. 양파는 조선 말기에 미국과 일본에서 도입된 것으로 추정되며, 1906년 뚝섬 원예시험장에서 처음으로 시범 재배가 이루어졌다 한다. 그러다가 1910년대 접어들어 일본에서 상당한 양파가 들어오고 1920년대 이래 40년대 걸쳐서.. 2025. 3. 28.
시한폭탄 솔갈비 https://www.youtube.com/shorts/K_aPpvuz8rc 왜 산불이 걷잡을 수 없는가? 거의 모든 우리 산불이 확산하는 장면을 보면 나무 자체가 타는 경우는 소나무 같은 상엽침엽수림이며 실상 그 확산 주범은 솔갈비와 다른 낙엽임이 명백하다. 소나무를 비롯한 나무를 태우는 주범은 실상 저 바닥에 깔린 갈비나 낙엽을 타고 오른 불길이다. 나 어린시절에는 산림녹화 사방공사가 한창이었던 시절이라 우리는 순사라 했지만 지금 생각하면 산림청 공무원이 아닌가 싶은데 그런 사람들이 수시로 나와 솔갈비를 산에서 긁어오지 마라 단속하곤 했다. 물론 그렇다고 그리 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그때는 정말 나무가 귀하던 시절이라, 저 솔갈비도 귀해서 산이라는 산마다 다니면서 갈쿠리로 박박 긁어 마대자루에 잔.. 2025. 3. 25.
맞는 모습이 몹시도 안쓰럽던 조지 포먼 나는 조지 포먼이 전설로만 남았었으면 싶었다. 이제 전설이었을 그가 돈을 벌겠다고 마흔다섯인가? 쉰을 앞둔 나이에 복귀를 했을 적에는 몹시도 안쓰러웠다. 물론 명분은 그럴 듯했다. 선수 은퇴 이후 목사로 전향해 불우이웃돕기에 헌신했으며, 그 활동에 돈이 필요했기에 돈을 벌러 나왔다 했다. 그렇게 매 맞고 번 돈으로 좋은 일 많이 하고 갔을 것이다. 그의 복싱은 많이 맞는 스타일이었다. 그는 마이크 타이슨을 능가하는 핵주먹이었지만 느렸다. 그래서 많이 맞았다. 저와 무하마드 알리, 그리고 조 프레이저가 삼각편대를 이루던 시절이 복싱계 전성시대였고 그 전성 시대 저들은 서로 물고물리며 한 시대를 풍미했다. 복귀는 화려했지만, 나는 다 늙은 그가 매 맞는 모습이 보기 좋지 않았다. 물론 이겼다 하지만, 계속 .. 2025. 3. 23.
폼페이가 안내하는 플로라 봄 Fresco of Flora, from Pompeii폼페이가 토해낸 프레스코화 장면 중 봄의 여신 플로라를 표현한다.아름답지 않은가 저 그림?어느 인상파 그림을 압도하지 아니하는가? 2025. 3.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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