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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1911

김미량 시집 <신의 무릎에 앉은 기억이 있다> by 김별아 모든 지루한 것들을 지운 게 ‘스토리(소설)’이고, 모든 설명을 지운 게 ‘시’랍니다. 저는 어쩔 수 없는 ‘설명충’이라 시는 쓰지 못하고 결국 소설가가 되었습지요.(지루한 거 질색인데 정작 소설은 엄근진)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를 좋아해요. 묘사에서 막히고 감정 표현이 삭막해질 때 무작정 시를 읽기도 했죠. 시는 짧아서 빨리 읽을 수 있어요. 그런데 짧지만 빨리 읽고 덮을 수 없는 시도 있어요. 일주일 전쯤에 받았는데 단번에 읽고 덮지 못해 말라빠진 바게트 뜯어먹듯 조금씩 읽고 있는 시집, 대전에서 태어나 속초에서 사는 김미량 시인이 펴낸 (달아실)가 그런 것입니다. 좋은데 왜 좋은지 설명하고 싶지 않군요. 저보다 고작 한 살이 어릴 뿐인데, 그녀의 시는 십대와 이십대 문학이라는 열병을 앓던 나를 떠올리.. 2023. 11. 1.
[백수일기] (27) 패션의 완성 백수 패션은 전형이 있다. 첫째 쓰레빠. 이것도 되도록이면 욕탕에서 쓰는 쓰레빠가 완성도를 더한다. 둘째 체육복. 이것도 아랫도리만 걸쳐야 좋다. 우와기랑은 전연 결이 달라야 진정한 백수다. 셋째 짝다리. 일자 자세는 안된다. 모름지기 짝다리여야 한다. 넷째 전봇대. 이 친구랑 친해져야 한다. 이 점에서 백수는 군복 걸친 예비군이랑 같다. 2023. 11. 1.
[백수일기] (25) 연말에 땡겨야 춘궁기를 견딘다 비슷한 시기에 같은 백수 신세가 된 후배 정신훈화 교육하느랴 요새 좀 바빴다. 그 신참 백수 불러다가 다시 백수가 된 신구 백수 2관왕인 내가 말했다. "CB야, 이쪽 업계도 일반 사회랑 하등 마찬가지라, 연말이 대목이며, 이 연말에 왕창 땡겨놔야 춘궁기를 견딘단다. 보통 연말이면 관공서 같은 데서 남은 예산 소진하느라, 또 연말에 미뤄둔 행사하느라 부르는 데가 쫌 있을끼다. 이때 와 달라는 데는 다 가야 한다. 피눈물 나는 때가 있는데, 시간이 겹칠 때. 백수한테는 한푼이 아쉬운지라, 시간이 겹쳐서 하나를 포기해야 하는 심정, 이제 조만간 이해하게 된다. 동족상잔 비극? 그보다 고통이 심하다. 나? 한 번은 이런 일이 있었지. 같은 날 겹친 거야. 마침 보니 서로 인접 지점에서 행사가 열리고 시간 차이.. 2023. 10. 31.
[여행답사 자료정리論] ④ 휴대폰 사진은 즉각잭각 갈무리해야 자료 정리에 관한 한 타의 추종을 불허할 만한 나만 해도 갈수록 게을러져서인지, 한번 쌓이면 걷잡을 수 없어, 조금 긴 여행을 앞두고 그간 갈무리하지 못한 휴대폰 사진들을 갈무리 중인데 이 새벽을 꼬박 새는 중이다. 요새야 폰카 비중이 점점 일반 카메라의 그것을 압도하는 중이라, 거의 모든 중요한 자료가 휴대폰으로 가는 형국이라, 나는 이전에는 폰카를 카메라 기능에서 보조재, 곧 내가 언제 어디를 갔다는둥 하는 데 참고문헌으로 쓸 요량으로 썼지만, 이제는 주객이 전도되어 웬간한 데 가서는 폰카 사진으로 대체하고 만다. 조금 있다 하지 했다가 쌓인 폰카 사진이 1년치를 넘고 2년치를 향해 달리니, 이러다간 나중에는 구제불능이라, 모든 자료는 내 기억이 생생한 그날 외장하드 같은 데 갈무리해 두는 습관을 길.. 2023. 10. 30.
[백수일기] (24) 국제적 효용 증명한 한국모텔 모텔 생활 지겹게 한 주변 지인으로 경주 사진작가 오세윤 선생 만한 이 있을까? 생평 사진 찍으러 다니다 보면 모텔 생활 전전이라 저 형 말을 듣자니 저 용품도 문화권별 차이가 있댄다. 여기 없는 게 저긴 있는 그런 차이 말이다. 나 역시 그엔 못 미치나 제법 모텔 전전한 인생을 사니 가끔 저걸 들고 나와서 긴요하게 사용하는데 이번 일본행도 함께하며 제법한 효용성을 주었다. 콘돔 윤활제도 든 모양인데 든 사실만 확인했지 용처를 찾지 못하고 폼으로 넣어다닌다. 호텔 볼펜은 써 보니 촉감 좋아 쌔벼왔다. 백수가 되면 생필품 아닌게 없다. 한국모텔 만세! 2023. 10. 29.
[백수일기] (23) 현직 일본기자를 바라보는 전직 한국기자 완장 보니 어느 유명 일본통신사 기자님이라 내가 몸담은 전직 직장과는 파트너십이 오래전부터 형성되어 있어 친근감이 더한 일본 언론사다. 정창원전 프레스 프리뷰 행사를 참관해 보니 전 세계 기자는 똑같아서 사진 찍고 영상 찍고 기사 쓰서 송고하는 루틴하는 패턴이 어찌 다를 수 있겠는가? 더구나 언론의 언론을 표방하는 통신사 기자임에랴? 현 여권 어느 저명한 정치인이 자신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국회 바닥에 퍼질러서 놋북 두들기며 전하는 신세를 엉덩이 먼지딱이로 비유한 일이 있거니와 그래 기자? 가끔 있어 보이기는 한다만 맨바닥 퍼질러 기사 송고하는 일은 이 직업 본질이고 그래서 그런 일이 부끄럽다 여기는 기잔 단 한 명도 없다. 그에서 때론 보람을 찾기도 하고 그런 일로 스스로를 자랑스러워하기도 한다. 또 정치.. 2023. 10.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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