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이런저런1879 queen vs. acqua, 축소지향이긴 마찬가지인 이태리어와 한국어 한국어는 생득적으로 축약지향이라 영어가 모국어가 아니면 queen을 거의 본능적으로 퀸이라 발음한다. 하지만 저리 발음하면 영어 모국어 사용자는 적어도 절반 이상 알아듣지 못해 pardon? 하고 고개를 갸웃갸웃하며 되묻곤 한다. 저들의 원음에 가깝게 표기하면 '크윈'이다. 원래 단음절이라 '크'라 적을 수는 없으나 편의상 이게 나으며 실제로 개무시하고 크윈이라 발음하는 게 좋다. 한데 이태리어는 보니 축소지향이라 이게 이상하게 한국어랑 아주 딱 맞아 떨어진다. 이 친구들은 막 붙인다. acqua 볼짝없이 water에 해당한다. 라틴어에서 온 말이다. 한국어 일상에 침투한 아쿠아리움 그 뿌리가 되는 말이다. 저 말을 원어민들한테 들으니 아꽈 혹은 악꽈에 가깝다. 이태리어는 철자대로 다 발음해 주니 실은 .. 2023. 10. 18. Abitare vs habit, 이태리어와 영어 전자 아비따레는 to live에 해당하는 이태리어 동사다. 저 단어만 알면 아래 예문 뜻은 대강 짐작할 것이다. Abitare a Milano 밀라노에 가주하다 abitare in centro 도심에 거주하다. abitare in città 도시에 살다 뭐 철자만 약간 다르고 같자나? 영어랑? 언어가 재밌는 현상 중 하나가 그 본래적인 의미는 공유하는데 그것이 다른 언어로 갈라지면서 주된 길을 달리한다는 점이다. 영어에서 저에 해당하는 가장 일반적인 말은 당연히 to live다. 그 명사형 life 역시 쓰임이 강력하다. 반면 habit라는 말은 습성 등등에 국한한다. 저 두 말 어원이 같다. 이태리어에서 h는 묵음인 까닭에, 원래는 h가 있었는데 탈락하고 아비따레가 되었는지 어땠는지는 모른다. 한데 아.. 2023. 10. 18. 모통신사 편집국의 야근 일풍경 시대에 따라 옷이 다를 수밖에 없다. 사회부 사츠마와리, 일명 경찰 담당 기자들인데 팔시부터 각 방송 뉴스를 체크하며 빵꾸난 게 있는지 등등을 째려본다. 그 옛날엔 조간 신문 가판이란 게 있어 다음날 지방판으로 편집국에 배달되는 신문을 체크하는 일이 주된 저녁 일과였다. 그 풍광..조폭이었다. 부장 책상 뒤에 빙 둘러서고는 부장이 가판 기사 체크하며 이건 우리 기사, 이건 물먹은 기사 죽죽 표시해가는 장면을 목도하고는 후속 조치에 들어간다. 전화통이 불이 나고 어디 신문에 이런 게 났으니 확인해봐라 어째라 그러다 전화통 집어던지고, 넌 매번 기사가 안되냐 다른 기자들은 바보냐 이런 고함이 오가고 지랄발광을 떨었다. 그 적폐도 이젠 소리소문없이 사라지고 이젠 편집국도 여느 때면 도서관보다 조용한 곳으로 변.. 2023. 10. 18. 걸신 걸린 듯해야 하는 글쓰기 글쓰기는 퓔이다. 걸신 걸린 듯 해야 한다. 심취해야 하니, 신들듯 해야 한다. 글쓰기는 섹스요 오르가즘이다. 글쓰기는 무아도취요 한식산漢食散 복용 직후 오는 발광이다. 요새 내 글쓰기엔 이게 없다. 식칼 들고 작두 타는 듯한 그 불타오름이 없다. 절필을 선언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2016. 10. 15) #걸신 #발광 #글쓰기 2023. 10. 15. 백수의 초기 증상, 자도자도 졸린다 생각보다 내가 생각한 퇴직 시기가 당겨짐으로써, 급해졌으니, 내년까지 소진해야 하는 30년차 휴가랑 연차휴가가 남은 것들을 급하게 쑤셔 박아 실상 한달째 나는 말년휴가 중이었으니 으레 같았으면, 이런 휴가 때는 어디 해외여행을 다녀왔겠지만, 너무나 촉급하게 저런 상황이 주어지는 바람에 이리되고 말았으니, 이는 분명 회사 쪽에서 문제가 있는 결정이다. 대비할 시간을 충분히 줬어야 한다. 암튼 다 지난 일이고, 가뜩이나 체력 저하 등등으로 고전하던 몸뚱아리가 갑자기 풀려버린 탓인지, 또 이 기간 여러 군데 무리하게 싸질러 다닌 탓도 있겠지만, 자도자도 졸리는 나날이 계속한다. 누군가 말하듯이 알게 모르게 그동안 직장생활하며 누적한 피로가 풀리는 과정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운동을 시작할까 해서 적당한 운동을 .. 2023. 10. 14. 퇴직할 사람들이 챙겨야 하는 것들 (2) 인사기록카드 이것도 나가고 나면 아쉽다. 그래서 퇴직 전에 신상자료는 어케든 갈무리해둬야 한다. 사람의 기억에는 한계가 있고 또 착란이 있을 수밖에 없다, 언젠가는 퇴직하거나 짤리니 미리미리 준비해둬야 한다. 저 인사기록 카드가 내 살아온 날 궤적의 기본 사초史草다. 이전 해직 때는 이 기본자료가 없어 소송 자료를 준비하며 애를 먹었다. 지금이야 내 발로 나가니 그런 소용은 없겠지만 훗날 회고록 집필이라든가 다른 용처에 쓰임이 요긴하다. 더구나 나는 재직기간이 31년에 달하므로 저 카드는 없어서는 안 된다. 인명사전 공개는 아주 일부에 한해 공개에 동의했고 또 어떤 정부부처에서도 나 정도 되면 뭐 요구하는 게 있더라만 나는 그 어떤 자리도 공직은 갈 생각없으므로 거절하고 말았지만 저 기본자료는 회사가 아닌 내가 보유.. 2023. 10. 14. 이전 1 ··· 87 88 89 90 91 92 93 ··· 314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