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 정리에 관한 한 타의 추종을 불허할 만한 나만 해도 갈수록 게을러져서인지, 한번 쌓이면 걷잡을 수 없어, 조금 긴 여행을 앞두고 그간 갈무리하지 못한 휴대폰 사진들을 갈무리 중인데 이 새벽을 꼬박 새는 중이다.
요새야 폰카 비중이 점점 일반 카메라의 그것을 압도하는 중이라, 거의 모든 중요한 자료가 휴대폰으로 가는 형국이라, 나는 이전에는 폰카를 카메라 기능에서 보조재, 곧 내가 언제 어디를 갔다는둥 하는 데 참고문헌으로 쓸 요량으로 썼지만, 이제는 주객이 전도되어 웬간한 데 가서는 폰카 사진으로 대체하고 만다.
조금 있다 하지 했다가 쌓인 폰카 사진이 1년치를 넘고 2년치를 향해 달리니, 이러다간 나중에는 구제불능이라, 모든 자료는 내 기억이 생생한 그날 외장하드 같은 데 갈무리해 두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일반 카메라도 요새 촬영시점과 촬영 장소를 기본으로 탑재한 기능을 장착했지만, 그런 점에서 폰사진만큼 좋은 도구를 현재로서는 찾기 힘들다. 꼭 갤럭시만 그런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기본으로 사진 파일명이 촬영날짜를 기준으로 배열하니, 그 옛날 필름시대 같은 착란을 겪을 일이 요새는 없다.
다시 말해 그 옛날 필름 사진은 조금만 시간이 지나면 내가 찍은 그것도 그것을 상기할 만한 안내판 같은 사진이 없으면 도대체 내가 무엇을 언제 촬영했는지도 망각하는 일이 허다하니, 그렇게 좋은 사진 제아무리 찍어본들 이런 기본 정보를 망실한 자료는 쓰레기밖에 되지 않는다.
그래서 폰카 사진들 역시 그날 찍어 그날 바로 갈무리해서 외장하드 같은 데다가 자기만의 분류체계를 발명하여, 그 전체를 조망할 만한 키워드를 넣어 하위 분류를 만들어 차곡차곡 저장해 놔야 한다.
폰카 사진 장점이자 단점은 찍는 양이 기존 일반카메라에 견주어 엄청 많다는 사실이다. 이는 정보의 지나친 비대화를 초래하지만, 그래서 더 편리한 점도 많다.
박물관 전시유물을 예로 들건대, 그 유물은 그 기본 정보를 촬영하지 않으면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쓰레기에 지나지 않는다.
이 기본정보를 제공하는 지남자가 바로 설명 태그, 이른바 안내판이다. 이 안내판을 같이 찍어야 해당 전시유물은 비로소 생명을 얻는다.
무슨 유물을 찍었는데, 그 유물이 어느 시대 어느 유적 출토품이며, 소장기관도 모른다면야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나 이뻐요? 이것밖에 더 되겠는가? 그건 쓰레기에 지나지 않는다.
이럴 때 폰카는 실로 요긴하다. 물론 이런 폰카의 절대적인 보조기능에 말미암아 사진을 주로 취미로 하는 나 같은 사람은 일이 두 배가 되어 버리니, 휴대폰 들어 촬영하고 일반카메라로 또 촬영하고 하니 얼마나 일감이 많아지겠는가?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 폰카 사진은 그 넘쳐나는 혼란 홍수를 막기 위해서도 바로바로 찍은 그날 갈무리해야 한다.
2년치 쌓인 폰카 사진 정리하다 신경질 나서 긁적거려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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