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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보가 백운거사라 칭하게 된 사연 백운거사白雲居士는 선생이 스스로 지은 호이니, 그 이름을 숨기고 그 호를 드러낸 것이다. 그가 이렇게 호를 짓게 된 뜻은 선생의 에 자세히 실려있다. 집에는 자주 식량이 떨어져서 끼니를 잇지 못하였으나 거사는 스스로 유쾌히 지냈다. 성격이 소탈하여 단속할 줄을 모르며, 우주를 좁게 여겼다. 항상 술을 마시고 스스로 혼미하였다. 초청하는 사람이 있으면 곧 반갑게 나가서 잔뜩 취해가지고 돌아왔으니, 아마도 옛적 도연명陶淵明의 무리리라. 거문고를 타고 술을 마시며 이렇게 세월을 보냈으며, 이처럼 그것을 기록하였다. 거사는 취하면 시를 읊으며 스스로 전傳을 짓고 스스로 찬贊을 지었다. 그 찬에 이르기를, 뜻이 본래 천지의 밖에 있으니 하늘과 땅도 얽매지 못하리라 장차 원기元氣의 근원과 더불어 아무것도 없는 곳에.. 2023. 11. 15.
[슬렁슬렁 자발 백수 유람기] (39) 열흘만에 허여한 로마의 휴일 로마 입성 열흘째인 오늘에서야 나는 휴일을 나 자신한테 허락했다. 잠깐 점심 약속 있어 나갔다 들어와서 탱자탱자한다. 단 하루도 쉴새없이 쏘다녔더니 몸이 만신창이다. 아무래도 이쪽에선 대중교통이나 뚜벅이가 교통수단이라 많이 걸을 수 밖에 없다. 로마 보도블록은 그 악명높은 옥수수 알맹이돌 거꾸로 쳐박은 바닥이라 이 친구가 첨에는 신선해 보여도 걷다 보면 짜증이나고 더 많은 에너지 소비를 요구한다. 그래서 배도 쉬 꺼져서 자주 간식을 먹어줘야 한다. 로마는 두어번 벗어났고 또 같은 로마권역이라고는 하지만 시내서는 꽤 떨어진 교외 화장장을 시체 공부하는 어떤 지인 형님 부탁도 있어 다녀오기도 했다. 이런저런 일에 치고 또 이쪽에서도 만날 사람이 더러 있어 부대끼다 보면 그때그때 정리해야는 것들을 하나씩 물리.. 2023. 11. 15.
진단구가 빈깡통일 수는 없다 이런 뚜껑 덮힌 항아리가 나왔다고만 하면 한국고고학은 진단구라는 딱지를 붙여서 일반시민사회에 판매했다. 그것이 정품이라고 말이다. 하지만 이는 만들어 파는 놈도 가짜인 줄도 모르고 판다는 점에서 심각성이 있다. 같은 종로 공평동유적 출토품으로 지금 이 순간에도 저런 진단구라는 딱지를 붙여 버젓이 판매한다. 누가 진단구라 했는가? 고고학도들이다. 지들이 저렇다고 판매하는 고고학 상품이다. 일본에서 글타고 하니 글타고 믿고 판매한다. 그렇담 진단구鎭壇具란 무엇인가? 건물을 지을 적에 땅의 동티를 막겠다는 의식으로 매납하는 기물로 주로 건물 기단이나 담장 마루 밑 같은 데 묻는다. 이 귀신씻나락이 사방에서 준동 중인데 출처가 일본산이다. 상식이 팩트를 호도하기도 하지만 상식으로 납득이 되지 않는 것을 그렇다고.. 2023. 11. 14.
과를 옮긴 이후 깨달은 몇 가지 과를 옮기게 된지 대략 1년이 다 되었다. 지난번 글에서도 썼지만, ‘교육’만을 전담으로 하게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간은 전시만을 담당하거나 혹은 교육과 전시 업무 모두를 했었다. 그러니 어찌 보면 교육 학예사로서는 새내기나 마찬가지다. 1년의 경력을 교육에 대한 경력이라 내세울 수는 없지만, 그래도 어디서 얼마나 일하든 무언가를 얻게 되기 마련이다. 1년간의 업무를 통해, ‘이것이 박물관 교육이다!’라는 거대한 깨달음을 얻은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무언가를 막연하게 느끼게 되었다. 정확히는 박물관 교육에 대한 것이라기보다는 박물관 전시에 대한 것이다. ‘또 전시냐.’라던가 혹은 ‘역시 전시 업무를 주로 했더니 전시만 생각하는 거냐.’라 할 수 있는데, 그래도 이제는 전시 자체만을 생각한다기보다는.. 2023. 11. 14.
양주 대모산성 13차 발굴조사, 연못 출현 2023.6.28. / 10.25. 양주 기호문화재연구원, "양주 대모산성 13차 발굴조사" 자문회의. 대모산성 동벽, 원형집수지 등에 대한 조사가 진행 중임. *** 이상 윤성호 한성대 교수가 어제인가 사진으로 간략 소개한 대모산성 발굴현장이라 전형하는 그 패턴이다. 이런 산성에서는 계곡 부분에 모름지기 연못이 발견될 수밖에 없다. 딱 보니, 목간 같은 유물이 나올 법한 데다. 저 집수지라는 표현 안 쓰면 안 되나? 암튼 뻘짓하기로 한국고고학은 못 말리는 족속들임. 2023. 11. 14.
[슬렁슬렁 자발 백수 유람기] (38) 연방제를 포기한 이탈리아, 그리고 로마 인구 우리야 천만을 헤아리는 서울이라는 인상이 아주 강해서, 적어도 그 나라를 대표하는 수도 정도라면 천만 정도는 살아야 한다는 강박 관념 혹은 선입 같은 것이 있고, 또 실제로 봐도 세계 유수하는 수도는 대체로 천만 언저리를 왔다갔다 한다. 이 경우 우리가 통계치에서 조심해야 할 점이 있다. 우리야 서울이라 하면, 그 확실한 구역이 단일해서 하나로 친다. 다시 말해 서울 자체만을 보면 둘로 가르지는 않아서 서울이면 강남이나 종로나 용산이나 도봉이나 금천이나 다 같은 서울이라는 같은 바운더리라는 단일 의식이 확고하다. 물론 내부로 들어가면 종래 서울이라 하면 보통은 종로 중구 동대문 정도만을 의미했다. 한데 우리네 서울을 작금 여당발 서울 영역 확대가 아연 그 가타부타를 두고 아연 논의가 활발하지만, 또 하나.. 2023. 11.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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