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분류 전체보기20077 사고 팔던 사무라이 일본은 웬만하면 자기쪽 누가 될 만한 소리는 잘들 안하다 보니 막말 유신기의 일본의 정황에 대해 굉장히 과장하고 미화한 경향이 있다. 우선 막말이 되면 각 번마다 재정 상태가 안좋아져 중-하급 사무라이, 성을 쓰고 칼 두 자루 차는 자격 정도는 돈 받고 팔았다. 따라서 좀 먹고사는 농민이나 상인은 이 권리를 사서 사무라이가 되는 경우가 있었으니, 잘 아는 사카모토 료마坂本龍馬 집안이 이런 경우다. 이 집안 본가는 상인인데 무사가 되었다, 이렇게 두리 뭉실하게 적어놨는데 돈주고 샀을 것이다.에도시대 후반으로 오면 사무라이 신분은 돈주고 사고 팔았기 때문이다. 이렇게 공식적으로 하지 않더라도 좀 먹고 사는 농민들 중에는 격검 도장도 나가고, 칼도 차면서 사무라이 흉내내는 사람이 많았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 2024. 7. 20. 개나 소나 떠들던 근왕양이勤王攘夷 메이지유신 전야에 근왕양이勤王攘夷[존왕양이尊王攘夷라고도 한다]는 하나의 유행이었다. 시바료타료司馬遼太郎[1923~1996] 소설을 보면 근왕양이의 열풍에 들뜬 젊은이들이 너도 나도 탈번脫藩하여 쿄토로 상경하는 모습을 자못 감동스런 필체로 묘사하는데 이와는 다른 장면을 전하는 책도 있다. 근왕양이는 그냥 구실이고 사실 실상은 막말幕末이 되면 하층 사무라이들은 녹봉으로 도저히 연명할 수 없는 상황이 되어 먹고 살 수가 없어 탈번하는 자가 수두룩했다는 말이다. 이렇게 탈번한 이들은 우리나라 70년대 무작정 상경하듯이 쿄토로 향하고 이들이 모여 근왕양이를 부르짖으며 나대기 시작하니 치안이 불안해져 동원된 무력조직이 바로 신센구미新選組다. 웃기는 건 이렇게 동원된 신센구미도 탈번 낭인 浪人부랑자 조직이었다는 점이.. 2024. 7. 20. 메이지유신은 누가 감행했는가 메이지유신에 대한 각종 사설 영화를 보다 보면 무슨 일본의 사무라이가 들고 일어나 메이지유신을 성공시킨 것처럼 해놓은 이야기가 많은데 사실을 이야기 하자면 막번체제를 지탱한 시스템 구성원이었던 제대로 된 사무라이들은 메이지유신 때 쳐맞고 쫒겨다니기 바빴다. 메이지유신 주체는 입에 풀칠하기도 빠듯했던 하급무사와 먹고 살만해서 칼 두 개 차고 사무라이 흉내내던 부농 자제들로 이들이 막번체제를 타도하고 신일본을 세웠다. 이 메이지유신 주체는 한국으로 보자면 중인과 잔반계급이다. 동학혁명에 많은 중인, 잔반계급이 참여했는데 이들이 만약 일본에서 태어났다면 메이지유신에 참여했을 것이다. 막번체제하에서 양성된 제대로 된 사무라이 태반은 메이지유신 하에서는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했다. 조선왕조가 오백년을 심혈을 기울.. 2024. 7. 20. 나폴레옹이 뽑아간 브란덴부르크 마차 베를린 브란덴부르크 문 Brandenburg Gate 콰드리가Quadriga 동상이다. 1788년과 1791년 사이에 지은 브란덴부르크 문은 베를린 최초의 그리스 부흥 건물이었다. 1793년, 이 문은 요한 고트프리트 샤도프 Johann Gottfried Schadow가 디자인한 콰드리가 동상을 장식함으로써 화룡점정했다. 하지만 이런 포지셔닝이 또 다른 분쟁을 불렀다. 1806년, 나폴레옹이 베를린을 점령했다. 이 야심만만한 프랑스 황제는 전쟁 전리품이자 승리의 징표로 콰드리가를 파리로 이송한다. 반달리즘 느낌도 살짝 나지만 그냥 약탈이고 쟁취다. 콰드리가Quadriga란 네 마리 말이 끄는 마차다. 2024. 7. 20. 이순신 수책거적도守柵拒敵圖를 다시 보며 일전에 소개한 적 있는 이순신의 북방 전투를 그린 수책거적도守柵拒敵圖다. 이 수책거적도를 다시 보면, 이 그림 주인공은 여진족도, 이를 방어하는 조선군도 아니고바로 뒤편에서 오돌오돌 떨고 있는 조선의 농부다. 성채 바깥에 펼쳐진 밭인지 논인지 이는 보는 시각에 따라 병사에게 식량을 공급하는 둔전일 수도 있겠지만 병사가 이 농민을 보호하기 위해 파견되었다고도 볼 수 있다. 구한말에는 심지어는 이런 군대의 보호없이도 농민들이 두만강을 넘어 청의 봉금封禁 지역으로 몰래 들어가 농사를 지었다. 농부는 땅을 갈아 먹고 살 수 있다면 어디든 간다. 고려시대 후기 오면서 이 땅에서 마침내 혼합농경이 안정적으로 경영되기 시작했다는 것이고, 그 결과가 북방 사민의 성공인데, 여기서 병사의 전투와 정치적 포석은사실 이 북.. 2024. 7. 19. 빚, 갚아야 하는 나와의 약속 이걸 꼭 계산적이라 할 수는 없으리라 본다. 사람이 살며 어찌 혼자 힘으로 살아갈 수만 있으며, 그래서 필연으로 신세를 지게 되니, 이 신세에 말미암은 무형의 유산을 빚이라 한다. 내 아무리 내 잘난 맛에 산다한들 어찌 혼자서 예까지 왔겠으며, 무수한 관계로 특징짖는 네트워크에서 내가 때로 무엇을 해준 것이 있겠듯이 내가 신세 진 사람이 어찌 한둘이리오?그렇다 해서 내가 신세 진 그 무수한 사람을 어찌 다 기억하겠는가마는 그래도 적어도 내가 기억하는 만큼은 그에 대한 나름의 갚음은 있어야 한다는 의무는 언제나 안고 간다. 이걸 나는 나와의 약속이라 부른다. 그것이 꼭 유형일 수만은 없겠지만, 무형이라 하면 너무 막연해져서 주어진 자리에서 나한테 허여된 능력 안에서는 그런대로 내가 진 신세는 되도록 갚으려.. 2024. 7. 19. 이전 1 ··· 639 640 641 642 643 644 645 ··· 3347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