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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S & MISCELLANIES2268

송해 선생 타계, 스러져가는 선친 세대를 애닲아하노라 살아 있는 모든 것은 죽는다. 이에서 송해 선생이라고 예외일 수는 없다. 팬데믹 돌입 이후 유난히 잦은 병원햄 소식을 전한 선생이 갔다. 1927년생..먼저 간 코미디언 구봉서와 더불어 선생은 나한테도 애틋했으니 아버지 세대인 까닭이다. 1921년생인 선친은 1998년 타계까지 굴곡진 한국현대서 삶을 고스란히 체현했으니 식민지 말기엔 탄광노무자로 끌려간 이력이 있다. 선친보단 조금 늦게 때어난 선생은 북한 피난민 출신으로 알거니와 추석이니 하는 특집 프로그램마다 나와서는 북녘에 두고온 이산가족과 고향 떠올리며 노래 부르다 눈물짓는 장면 본 게 한두 번이 아니었다. 이런저런 간난이란 간난은 모조리 체현한 선생이 나로서도 왜 애틋하지 않겠는가? 이젠 백년이 넘은 선친 시대를 공유하는 세대로는 1919년생으로.. 2022. 6. 8.
사위, 피 한 방울 섞이지 아니하는 사이비 아들 반자[半子] 사위는 내 딸의 남편이다. 그런 까닭에 항렬로는 아들뻘이다. 하지만 아들과 딸은 내 피를 물려받았지만 사위는 생물학적으로는 그 어떤 관계도 없다. 아들과 같은 처지이면서도 아들은 아닌 이런 사위를 일컬어 흔히 반자半子라 했으니, 글자 그대로 반쪽짜리 아들이라는 뜻이다. 사위와 장인장모, 혹은 사위와 딸을 이어지는 고리는 놀랍게도 종잇쪼가리 한 장이다. 둘은 부부라는 증명서 꼴랑 한 장이다. 따라서 반자는 계약에 의한 아들에 지나지 않는다. 이 종잇쪼가리 찢어지는 순간 원수로 돌변하곤 한다. 나아가 그런 까닭에 반자는 돌싱이 되면서 싱겁게 끝나고 만다. 이 半子라는 말이 내 기억에는 삼국사기에서는 딱 한 군데인가 보일 터인데, 김흠운 열전이 아닌가 한다. 이 김흠운이가 655년인지 태종무열왕 때 백제와의 .. 2022. 6. 8.
동사지는 뭉개버려도 춘궁저수지만큼은 지켜야 한다 하남 동사지桐寺址 라는 옛 절터다. 현재는 삼층석탑 두 기가 섰으니, 절터는 사적으로 지정되고 석탑은 각각으로 기억하지만 확실치는 아니하다 보물인 상태다. 석탑 주변을 1980년대 동국대박물관인가에서 찔끔 조사한 적이 있고, 작년인가 재작년인가 저런 절터는 모름지기 우리가 해야 한다는 신념에 투철한 대한불교조계종단 산하 발굴전담 조직인 불교문화재연구원에서 시굴 조사를 벌인 것으로 알거니와 이 절터와 두 석탑은 마침 문재인 정부가 수도권 주거문제를 해결한다 해서 느닷없이 이 일대 전체를 졸라 크게 묶어 교산신도시를 만든다고 공포했으니, 이 주변 일대도 포함되는 것이 아닌가 기억하거니와, 그런 까닭에 그에 즈음해 이태전에 이 일대 문화재, 특히 문화재를 어찌할 것인가 라 해서 한국중세사학회인지가 관련 학술대.. 2022. 6. 6.
21세기 경주 농경지 구획은 천오백년 전 신라시대 도시구획이다 경주 분지 중앙을 기준으로 동쪽에 정좌한 낭산은 해발이라 해 봐야 기껏 99.5m에 지나지 않는 야산이지만, 신라시대에 신성히 여긴 곳 중 하나라, 그런 흔적이 지금도 곳곳에 남았으니 선덕여왕릉을 중심으로 사천왕사와 창림사, 능지탑, 그리고 황복사지 삼층석탑이 그것을 웅변한다. 간단히 말해 그 반대편 서악 선도산이 그렇듯이 이곳 역시 귀신을 위한 공간이었다. 그런 까닭에 그 능선을 중심으로 사후 추념 공간이 집중으로 들어섰다. 다만 그 주변 일대가 구체로 어떤 양상인지는 제대로 된 조사가 없었으니, 이걸 일변한 것이 신라시대에는 황복사라는 절이 있었다고 간주하는 주변 구역에 대한 조사였다. 이건 자료를 뒤져봐야겠지만, 예서 그럴 계제는 아니고 본론에는 벗어나므로, 2000년대 이래 경주시에 의한 발굴조사.. 2022. 6. 6.
동전의 양면 주인과 노예, 《오수재》에 격발하여 몇년 전 방영한 재방 아닌가 한《왜 오수재인가》가 신상이더라. 우연히 그 첫 회를 어느 케이블 채널 재방으로 중간에서 시청하게 되었으니, 살피니 한국 드라마에서는 흔해 빠진 변호사 혹은 로펌 이야기라 흘러가는 폼새 보니 내세울 거 하나도 없는 출세지향 표독 여변호사가 어느날 각중에 뿅 하고는 정의의 변호사로 돌변하는 과정을 그릴 것이 뻔한지라 검찰총장 출신이 막바로 대통령이 되어서 그런가 요샌 툭하면 법조 드라마라, 뭐 우연히 그리됐겠지 해 두겠다. 말 나온 김에..누구나 다 얘기지만 모르는 사람이 더러 있어 한마디 해둔다. 영화나 드라마 속 그런 잘난 변호사는 없다!!! 그런 데 보면 변호사가 참 말도 조리있게 잘하지만 그런 변호산 엄따. 다 버벅댄다. 잘난 변호사는 법정이 아니라 드라마나 영화, 혹은.. 2022. 6. 5.
인동초 기억의 한 편린 이걸 내 고향에서 부르는 이름은 따로 있는데 생각나지 않는다. 엄마한테 물어봐야는데 시간이 늦었다. 서울념들은 인동초忍冬草라 하며 이름 대로 혹독한 겨울을 이긴 풀이라지만 여름 다 되어 피는 꽃을 왜 이리 부르는지 도통 까닭을 모르겠으며 더구나 그 이름에서 이를 김대중에 비긴 이유도 모르겠다. 김대중이 인동초를 닮았는가? 내가 기억하는 오직 한 가지는 이 꽃을 따서 말려서는 시장에 내다 팔았다는 것이다. 한약재로 쓴다는 건 알았으되 그 이상 자세한 건 모른다. 소출은 많지 않아 내가 딴 그것을 아부지가 오일장에 팔러 가곤 했다는 기억이 있을 뿐이다. 2022. 6.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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