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ESSAYS & MISCELLANIES

한국고고학의 미스터리, 왜 구석기만 한글화했는가?

by taeshik.kim 2023. 5. 3.
반응형

 
 
이 용어집 살피면 40년이 지난 지금도 참조할 만한 것이 많고, 실제 저에서 제시한 방향으로 용어 개정이 많이 이뤄졌으니,

다른 데는 몰라도 요새 박물관 같은 데서 안내문 같은 데를 보면 용어 개정이 이제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임을 직감할 정도라, 적석목곽분積石木槨墳? 이런 말을 이제 자최를 감추어 간다. 
 
 

 
 
저와 같은 용어 개정안을 제시한 데가 다름 아닌 학계라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물론 당시에도 일반대중에 고고학이 가까이 가기 위해서는 저리해야 한다는 요구가 컸기 때문에 한국고고미술연구소라는 데서 저런 일을 하지 않았겠는가?

문제는 저런 개정 용어 일람을 만들고, 제출한 사람들 스스로가 전연 저 개정안을 따르지 않았다는 데 심각성이 있다. 
 

 
몸 따로 머리 따로 놀았으니, 저런 식으로 개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 사람들이 무엇보다 대가리를 바꿀 생각이 없었으니, 외래어 찌꺼기를 논문이니 책이니 하는 데다가 그대로 싸질러대면서 그것을 전문성으로 포장했다. 

이 사정은 지금도 마찬가지라, 저런 용어집을 만들어 감수한 사람들은 이제는 거의 다 고인이 되고 지금은 그 후학을 넘어 재전제자까지 온 형국이지만,

이 젊은 친구들도 요지부동이라, 그네들이 지금 쓰는 논문이며 그네들이 하는 발표장을 가서 보면 더 기가 차서 

외래어 찌꺼기를 아예 입에 달고 산다. 
 

 
 
신발이라 하면 어디 입병이라도 나는지 식리飾履라 하고, 벽돌무덤이라 하면 너무나 쉬운 것을 굳이 전축분塼築墳이라 하는 이유를 나는 도통 모르겠다. 
 
물론 이 업계 투신하던 그 시절 고고학 노땅들이 흔히 하는 말이 한글을 쓰니 중국놈 일본놈이 못 알아묵는다고 하면서, 그래서 저 외래어 찌꺼기를 쓰야 편하다는 요지였으니,

당시엔 그냥 참았지만, 그네들 머리에 든 것이 똥인지 된장인지 구분이 되지 아니함을 그때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다. 
 

 
하지만 시절은 바뀌어 요새는 벽돌무덤이라 쓰지 않으면 아니 되는 시대다. 

용어도 바꾸지 아니하면서 무슨 고고학이 대중 앞에 다가선단 말인가?

예서 문제는 그 용어라는 것이 첫째 대부분 한자어이며, 두번째로 그 대부분이 국적 불명 일본식 한자 찌꺼러기라는 점이다. 

이 문제는 심각한데, 일본식 한자 조어造語는 도대체가 어디에서 유래한 말인지도 모를 문법을 구사하며,

나아가 그렇게 해서 만든 일본식 한자어 찌꺼기가 그것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적확하게 집어내기는커녕 본질을 훼손하며,

또 이것이 내가 보기에는 가장 중차대한데, 그것을 순화한 우리말 용어가 그 본말이 전도한 그 일본식 한자어에 구속되는 까닭이다. 

적석목곽분이란 말만 해도, 이게 얼마나 웃기냐 하면 흔히 이걸 풀어쓴다고 돌무지덧널무덤이라 하는데, 이건 파봐야 아는 사실이고, 겉으로 드러난 이런 신라 무덤은 돌무지덧널이랑은 전연 상관없이 그냥 봉긋한 흙무덤에 지나지 않는다.

그 흙무더기를 파서 보니 속내가 저런 식으로 돌무지를 넣고 그 안에다가 나무로 짠 널과 덧널을 넣었다는 사실을 알뿐이다. 

저 거대한 무덤이 어찌 돌무지덧널무덤이란 말인가? 그 돌무지 덧널은 그보다 훨씬 더 거대한 흙무지로 덮었었으니 흙무덤이다. 

또 하나 고고학 용어와 관련해 웃기는 사실은 오직 구석기시대만은 저런 국적 불명 한자어가 일찌감치 추방됐다는 사실이다. 구석기에는 저딴 일본말 찌꺼기 용어가 하나도 없다. 

이건 구석기를 주도한 손보기 사단 영향인데, 공주 석장리 발굴을 시작으로 시종해서 한국구석기를 주도한 연세대 쪽에서 한자어, 특히 일본말 찌꺼기는 강제로 추방했다. 

손보기는 제국주의시대 일본식 교육을 받은 사람이다. 그런 그가 어찌해서 저와 같은 방향을 잡았는지 미스터리하기 짝이 없는데,

생전에 그가 하는 말을 들으니 저런 일본말 찌꺼기를 다른 사람이 하는 하는 반응을 들으니 "그게 무슨 말이요?" 라는 식으로 되물었으니, 그런 식으로 일본말 찌꺼기를 강제추방해갔다. 

한국고고학은 오직 구석기만이 우리가 이해하기 쉬운 말들로 정착을 했으니, 이 점이 미스터리 그 자체다. 

그때 한자어를 쓰야 외국과 교류하는데 편하다고 했던 사람들한테 세계는 오직 중국놈 일본놈이 있을 뿐이었다.

세계를 버리고 동아시아를 선택한 그네들이야말로 한국고고학을 동네 학문, 마스터베이션 학문으로 전락케 한 대역죄인들이다. 

저 용어 개정, 우리 실정에 맞는 말 개발은 고고학이 살고 죽느냐는 결정하는 중차대하기 짝이 없는 문제다.

모든 학문은 말에서 시작해 말에서 끝난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