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ESSAYS & MISCELLANIES2527 데시벨 하나에 고정한 성덕대왕신종 국립경주박물관 뜰에는 성덕대왕신종이 보호각 아래 매달려 있다. 이 종이 매일 일정한 시각이면 소리를 낸다. 하지만 이는 어느 시점에 성덕대왕신종이 내는 소리를 녹음해둔 것을 재방송하는데 지나지 않는다. 그리하여 성덕대왕신종은 어느 순간부터 눈이 오나 비가 오나, 폭풍우가 치건 무더위가 내리쬐는 날이건 매번 똑같은 데시벨의 소리를 낼 뿐이다. 성덕대왕신종에서 당좌가 멈춘지 오래다. 매일 같은 데시벨을 내는 성덕대왕신종. 우리는 지금껏 이를 전통이라 간주했다. 그것이 아키타입이라 간주하며 그것만을 묵수했다. 신종이 설혹 당좌에 부서지는 한이 있어도 끊임없이 두들겨야 한다. 이것이 바로 살아있는 전통이요 변모하는 전통이다. (2013. 12. 17) 2022. 12. 17. Red stone wood section이 된 적석목곽분 積石木槨墳 Heritage는 마농의 샘이다. 그것은 바람에도 아니 믜고 곧이 아름답고 여름이 많은 불휘 기픈 남간이며, 가말에도 아니 그츠고 내히 이러 바랄에 가는 새미 기픈 물이다. 이런 Heritage를 우리는 그에 걸맞게 대접하며, 그에 걸맞는 값을 치러 팔고 있는가? 오늘 내가 이 자리에 선 오직 단 하나의 이유가 이것이다. Heritage를 팔아먹자!! 내가 이리 외치는 까닭은 팔아먹을 줄도 모른다는 절박성 때문이다. 내가 말하는 팔아먹음이란 goods가 아니다. 나는 조선시대 어느 사대부가 썼다는 붓통 하나 맹글어 그것이 문화상품이라고 선전하는 그런 팔아먹음이 아니다. 통 크게, 비싸게, 그리고 되도록 대량으로 팔아먹었으면 한다. 한류는 산업이다. 것도 거대한 산업이다. BTS가 벌어들이는 수입은 그 소.. 2022. 12. 17. 전통을 착장한 Heritage 북풍한설 몰아치는 그제 BTS 일곱 멤버 중 가장 오래 이 세상 구경을 한 Jin(본명 김석진)이 까까머리 상태로 전방 훈련소에 입소해 18개월 군복무를 시작했다. 들리는 말로는 세상을 지배하는 이 절대군주도 2025년이 되어서야 이른바 완전체로 재결합한다고 한다. 재결합 이후 그네들 어떤 위상을 지닐지 아무도 모르지만, 지금과는 사뭇 달라질 것임은 분명하다. 꼭 ‘군백기’가 아니라 해도 BTS 열풍이 언제까지 지속할 수는 없는 법이다. 諸行無常, 그 진리 앞에 BTS만 예외일 수는 없다. 작금 한반도를 넘어 세계에 열풍을 일으킨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도 이내 잊히고 만다. 송강호도, 더벅버리 봉준호도 그 제국이 영원할 순 없다. 그런 점에서 같은 한류 부문이라 해도 Heritage는 여타 다른 카테고.. 2022. 12. 17. K-콘텐츠 유례 없는 성공은 한국을 폐기했기 때문이다 H.O.T를 기준으로 대략 20년째 세계 가요시장을 강타하는 이른바 K-pop은 원류는 어디인가? 내가 이쪽 분야 문외한이라 이런 소리를 한다면 모를까 그 직접 전통이 판소리겠는가? 사설시조겠는가? 가곡이겠는가? 가깝게는 남진 나훈아가 대표하는 뽕짝이며, 그 뽕짝은 일본 가요 엔카를 직접 조상으로 삼으니, 엔카 아니겠는가? 다만, 작금 K-pop이 엔카 혹은 뽕짝이 직접 뿌리라고 한다면, 그에 대한 무시 못할 반발이 있을 것임은 분명한 이상, 그래 뽕짝 혹은 엔카를 제끼고 보면 답은 하나밖에 없다. 빌보드를 앞세운 미국, 오피셜 차트를 내세운 영국 대중가요가 그 직접 조상이다. 지난 20년간 K-pop 시장을 명멸한 많은 가수가 마이클 잭슨 혹은 더 거슬러 올라가면 비틀즈에 닿는다. 한데 이러고 보면 골.. 2022. 12. 16. 단재주의가 말살한 신라와 가야 단재주의란 무엇인가? 드넓은 만주가 한민족 영역이며 그에서 기반한 대륙지향 주체적 강성군사 대국이야말로 우리가 지향해야 하는 미래의 길이며, 그것을 준거로 그에서 벗어난 역사는 치욕과 굴종으로 치부하는 사관史觀이다. 그가 그 롤모델로 삼은 데가 고구려라, 그의 사관이 지향하는 모든 종착은 오직 고구려로 향했다가 고구려에서 뻗어나올 뿐이다. 강고한 내셔널리즘에 기반한 저 단재주의는 그 태동 공간에서는 강한 흡인력을 발판으로 제법 쓸모가 있었고, 그것이 이른바 식민주의를 청산하는 가장 호소력 큰 구호이기도 했으니, 문제는 그 유산이다. 그때는 쓸모가 있었고, 어쩌면 그랬기에 시대사명이기도 한 저 구호 혹은 저 정신이 21세기에 접어든 지금에서도 버전을 달리하며 재생산된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저 고구.. 2022. 12. 15. 과거의 오늘, 편의의 주기周期가 들추는 生의 이력 페이스북이며 인스타그람이며 하는 SNS가 몰고온 풍조 중 하나는 과거에 대한 반추라, 페이스북의 경우 그것이 제공하는 기능 중에 '과거의 오늘' 혹은 'memories'라는 기능이 있어 나 역시 그러하고, 저에 입문한 다른 사람들한테서도 자주 나타나는 현상이기도 한데, 새 날이 열리면서 저기를 월하의 공동묘지 찾는 강시처럼 클릭하곤 하니 저 기능을 누가 개발했는지 모르지만, 기똥찬 상품임에는 틀림없어 사람한테는 돌아보기가 본능임을 절묘하게 포착한 까닭 아니겠는가? 과거는 들추어서 무얼하겠냐마는, 또 그것이 분절하며 제공하는 시점이 꼭 지구가 태양을 한 바퀴 도는 그 주기에 맞추어야 하는지는 모르겠다만, 아무튼 저 기능을 이용하면 1년 전, 혹은 2년전 혹은 내가 저에 입문하고 나서 긁적거린 흔적 중에서도.. 2022. 12. 12. 이전 1 ··· 199 200 201 202 203 204 205 ··· 422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