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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S & MISCELLANIES1993

상징조작, 이른바 달항아리의 경우 한자 壺는 짐작하다시피 호롱박 모양 기물을 본뜬 글자다. 이런 호 종류로 조선후기에 등장하는 대표 백자 기종으로 대호大壺라 이름하는 것이 있으니 이는 글자 그대로 항아리형 중에서도 대따시 큰 것을 지칭한다. 하지만 얼마나 큰것을 대호라 할 것인지는 미술사가들이 멋대로 정해서 높이 사십센티 이상이라는 준거가 대체로 통용하는 실정이다. 대호라 하지만 조선 당시에도 이렇게 불렀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더구나 기능 또한 오리무중이라 나같으면 요강으로 쓰겠더라. 한데 그 명칭과 기능이 무엇이건 이 대호가 이십세기 들어와 느닷없이 조선미의 상징 중 하나로 등극했으니 이를 어느 시점인가 달항아리로 부르기 시작한 것이다. 이를 달, 개중에서도 보름달과 연동하기 시작한 이는 국립박물관장을 역임한 최순우라 알려졌거니와, 그.. 2024. 1. 4.
[오늘의 한마디] 구순을 맞은 각목 토기 한국고고학이 구순각목토기와 우각형파수부호의 병풍 뒤로 더는 피신할 수는 없다. (2015. 1. 4) *** 족보도 없는 일본말 찌꺼기 섞어가며 그게 무슨 대단한 전문성인양 자랑하는 꼬라지 역겹기 짝이 없다. 2024. 1. 4.
한국 교수사회 가장 큰 문제는 놀러 교수된 놈 천지라는 데 있다 교수가 되는 통로는 수십 가지 경로가 있으니, 예컨대 내 길은 오직 교수가 되는 한 가지라 해서 그쪽만을 향해 줄기차게 나아가서 되는 경우가 있으니, 이 친구들은 거개 학교 귀신들이라, 학교 밖 사정은 깡통인 대신, 이런 사람들이 그런대로 자기 분야에서 진득이 끝까지 정신 팔지 아니하면 연구자로 대성하는 일이 상대적으로 많다. 이 친구들이 망치는 경우가 여러 가지가 있는데 첫째 그만 지쳐서 나가 떨어지는 경우가 있으니 이는 백약이 무효라 여타 월급쟁이랑 다를 바 없어 이런 놈은 제 발로 학교를 떠나주어야 하지만, 이런 놈들이 남들이 좋아하는 일을 할 턱이 없다. 둘째 한 눈 팔기 시작해서 보직이나 외부 공모직 같은 자리를 탐하는 경우인데, 이 놈들이 진짜로 나라와 해당 기관을 다 망친다. 사회경험이라 할.. 2024. 1. 4.
얼빠진 한국역사고고학 성씨가 있고 없고에 따라 그 사회 발전 단계를 가늠하는 역사학도가 부지기 숫자에 이른다. 바둑판식 소위 방리제 혹은 조방제 시스템이 있고 없고에 따라 역사발전 단계를 가늠하는 멍청한 고고학도도 천지빼까리다. 율령이 있고 없고에 따라 그 사회 발전을 가늠하는 놈은 역사학도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자는 신라사회를 구획해 그 이전을 마치 타잔이 들끓는 원시사회 보듯 한다. 중자는 당과 평성경에서 발견되는 바둑판식 도시구획이 왜 경주에서는 안 나타나거나 나타나도 촌스럽게 보이느냐고 한탄한다. 후자 역시 이를 고대 사회 성립 기점, 중앙집권 국가의 탄생 그 자체 혹은 그 완성이라고 본다. 일언이폐지한다. 다 개소리다. (2016. 1. 3) 2024. 1. 3.
쓰레기 던져 놓고 논문이라 하지 마라 새해 첫날은 지났으니, 싫은 소리 좀 하기 시작해야겠다. 논문이라는 거 말이다. 글이라는 거 말이다. 미안하나 내가 관심있게 지켜보는 분야 100편 중 99편이 내 눈엔 다 쓰레기다. 방법론이 참신한 것도 없고, 매양 그 소리가 그 소리라, 백년 전 일본인이 하던 소리 똑같이 하고 있고, 새로운 것이라 해 봐야 양식론 타령이나 일삼고, 기술타령이나 반복하면서 그딴 걸 글이라고, 논문이라 발표하는 작태 한심하기 짝이 없다. 그딴 걸로 연구업적이라 선전하고, 그딴 걸로 무슨 대단한 발견이냐한양 떠드는 꼴 눈꼴시러워서 못 봐주겠다. 기왕 쓰는 글, 볼 만한 글 좀 쓰란 말이다. 수준이 그 따위니 박물관 설명이 그 따위 아닌가? 공부다운 공부라고는 선생이라는 놈들조차 그 따위로 했으니, 그걸 배운 자들도 그 따.. 2024. 1. 2.
조선시대 산림, 반란자의 소굴 군신 관계가 실은 철저한 이해득실에 기반한 관계임은 전근대 왕조시대의 그것만큼 두드러지게 드러나는 일이 드물다. 이런 계약이 루소 이후라 생각하면 커다란 착각이다. 내가 더 이상 먹을 것이 없을 때 신하는 주저없이 군주를 떠나고 때론 칼을 겨누었다. 조선시대 산림은 실은 군주를 배신한 반란자의 소굴이다. 충忠은 언제나 효孝에 완패했다. 충효는 일란성 쌍생아가 아니라 늘 전자는 후자에 붙어 기생하는 파리목숨이었다. 충을 효에 등치시키고자 그리도 몸부림친 까닭은 이 때문이었다. 남녀 관계..부부 관계도 이에 하등 어김이 없다. (2016. 1. 2) *** 한비자가 갈파하기를 군주는 이해를 계산하여 신하를 기르고, 신하도 마찬가지로 이해를 계산하여 군주를 섬기고 있다. 군주와 신하는 이와 같이 서로 수판을 .. 2024. 1.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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