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ESSAYS & MISCELLANIES

훈민정음과 훈민정음 해례본은 다르다 문화재 분야에서 때마다 빈발하는 주장 중 하나가 국보 1호를 교체해야 한다는 말이다. 그것을 교체해야 한다는 사람들이 항용 말하기를 국보 1호가 주는 상징성이 있으므로, 남대문(숭례문)으로는 그 상징성을 충분히 보여줄 수 없으니, 한민족 가장 위대한 발명품인 훈민정음으로 바꾸자고 말한다. 실제 이를 교체하기 위한 움직임이 노도怒濤와도 같아, 문화재청이 그에 끌려들어가 이를 위한 설문조사라는 것을 하기도 했으며, 그 결과에 따라 실제 이를 문화재위원회 심의에 부의했다가 무산된 일도 있으니, 내 기억에 그런 근자의 가장 가까운 시도가 유홍준 문화재청장 시대에 있었다. 이들에게 국보 1호니, 보물 1호니, 사적 1호니 하는 것들은 단순한 행정관리번호에 지나지 않는다는 반론도 이제는 필요 없어, 그건 이젠 잘 ..
친일파라 해서 친일파라 해서 훌륭한 작품 쓰거나 만들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은 천박하기 짝이 없다. 20세기 한국문단에서 시詩로는 미당 서정주를 뛰어넘을 이 없고, 미술, 특히 조각에서는 김경승은 절대지존 언터처블이다.
본토에서 버림받고 우리가 거둔 세 가지 그것이 태어난 본토에서는 별 볼 일 없는데 한국에 상륙해 득세한 대표로 다음 세 가지를 들 수 있다. 1. 스모키 노래 living next door to alice2. 베르나르 베르베르 3. 기 소르망 조선시대에도 이런 비슷한 인식이 있었다. 유씨 몽인이 어유야담에서 1. 조맹부 글씨2. 십구사략十九史略3. 고문진보 이 세 가지를 일러 중국에서는 버렸지만 우리만 숭상한다면서 이르기를 "우리나라에서 숭상하는 것이 이처럼 낮고 보잘 것 없으니 중국에 미칠 수 없음은 당연하다"고 했다. 하지만 나는 그렇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선호는 시대와 공간을 따라 다른 법이다. 그것을 쪽팔림이 아니라 특질로 볼 수도 있으리라.
예의염치禮義廉恥란? 본능에 대한 타박이며분출에 대한 억압이요나체에 대한 가식이다
문화재로서의 설악산 우리가 흔히 국립공원으로 아는 대부분은 실은 문화재이기도 하다. 정확한 통계치는 없는데 국립공원 구역 전체 40% 정도를 문화재가 침탈한 상황이다.국립공원과 같은 환경자원은 문화재보호법상 명승 혹은 천연기념물 지정 대상이다.명승名勝..이게 참으로 묘해서 2000년 이전까지는 전국에 걸쳐 명승으로 지정된 문화재는 5군데 정도에 지나지 않았다. 그러다가 유홍준이 문화재청장으로 재직한 시절에 자연유산 바람을 타고서 대대적인 영역 확장을 꾀해 지금은 백 곳을 넘었다. 이에 의해 북한산 역시 중요한 부분은 문화재보호법상 명승이기도 하다. 명승만이 아니라 국립공원 내 사찰 같은 곳은 대부분 문화재보호구역이다.설악산 역시 상당 구역이 국립공원이면서 천연기념물 보호구역이며 명승이다. 더욱 정확히 말하면 설악산은 전체가..
남편을 몽둥이로 때려치는 마누라 임진왜란 어간을 살다간 조선의 지식인 어우당(於于堂) 유몽인(柳夢寅, 1559∼1623)의 《어우야담(於于野譚)》에 나오는 일화 중 한 토막이다.예로부터 교화하기 어려운 이가 마누라다. 남자 중에 강심장인 사람이라도 몇이나 부인을 두려워 않을 수 있으리오? 옛날에 어떤 장군이 10만 병사를 이끌고 드넓은 들판에서 진을 치고는 동서로 나우어 큰 깃발을 세우니, 하나는 푸른색이고, 다른 하나는 붉은색 깃발이었다. 장군이 이윽고 군사들에게 거듭 말했다.“마누라가 두려운 자는 붉은 깃발 아래 서고, 두렵지 않는 자는 푸른 깃발 아래 서라.”10만 군사가 모두 붉은 깃발 아래 모여 섰는데 유독 한 놈만 푸른 깃발 아래 섰다. 장군이 전령을 시켜 그 이유를 물으니 답이 이랬다.“제 마누라가 항상 저에게 경계하기를 ..
꿩 대신 닭 한반도에 꿩이 많을까 아님 원앙이 많을까? 나는 원앙이 더 많다고 본다. 원앙이 이쁜가 꿩, 특히 숫꿩인 장끼가 이쁜가? 나는 후자가 낫다고 본다. 고기는 어느 쪽이 나을까? 원앙은 먹어보지 않아 모르겠지만, 꿩은 죽여준다. 오죽하면 꿩 대신이 닭이라 했을까?설날 떡국에는 꿩기미를 쓰야는 법이다. 하지만 꿩은 귀한 까닭에 그와 비슷한 품종으로 흔한 닭을 썼다. 그래서 꿩 대신 닭이라는 말이 나왔다. 여러 모로 꿩은 원앙보다 귀하다. 그럼에도 꿩은 그저그런 날짐승이요 원앙은 천연기념물이라 해서 문화재로 대접받는다. 왜 이리 된 것인가? 뭔가 잘못 아닌가 말이다.
전통의 단절과 고도선진 명맥과 전승이 단절된 기술을 선진先進 혹은 고도高度로 오도誤導해서는 안된다. 고려청자...이를 재현할 수 없다지만, 냉혹히 말해 그 기술이 단절된 까닭은 더 이상 필요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었다. 다시 말해 우리 스스로가 버린 기술이었다. 다뉴세문경...그것을 재현하고자 하는 무수한 시도가 있었지만 모조리 실패했다. 그렇다고 그 기술이 특별히 위대하다고 나는 보지 않는다. 그것을 만든 그들에게는 어쩌면 요즘의 우리에게는 종이접이로 만드는 비행기 수준이었을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