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ESSAYS & MISCELLANIES2268 학문의 통섭이 부대찌개는 아니다 학문의 통섭 융합은 잡다스런 전공자의 집합이 아니다. 내가 이런저런 사고를 한다는 뜻이다. 역사학, 고고학, 인류학, 공룡 전공자 합쳐서 그것으로써 무슨 연구소를 만들었다 해서 이것이 학문의 통섭은 아니다. 역사학도라는 내가 그 역사학도라는 의식을 철저히 말살하고 고고학적 사고, 인류학적 사고, 공룡학적 사고로 재무장함이 내가 생각하는 융복합이다. 내가 젤로 듣기 싫은 말이 "나는 역사학도라서 고고학은 모릅니다"라는 말이다. 모르면 배워라. 언제까지나 모른다는 말이 면죄부일 수는 없다. 아는 것을 안다 하고 모르는 것을 모른다 함이 진정한 앎이라는 공자의 말은 나와바리 존중의 정신은 아니다. (2016. 1. 6) *** 학문의 융복합은 부대찌개가 아니다. 2021. 1. 6. 국사에서 세계사로 며칠 전인가? 나는 역사를 세계사의 시야에서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것이 수천년전 고대라 해도 세계사의 시야에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역사는 파동이라 했다. 이쪽과 저쪽이 설혹 직접 접촉이 없다 해도, 그것은 파동이라 저쪽 끝에서 파도를 일으키면 그것이 이쪽 끝까지 영향을 미친다 했다. 방금 전에 《사기史記》 대원大宛열전을 통독했다. 그 유명한 장건張騫이 주인공인 서역西域 열전 중 하나다. 이 열전을 읽기는 실로 오래만이라 나로서는 십년도 더 지난 일이 아닌가 한다. 널리 알려졌듯이 한 제국은 장건 이전에는 서역 각국과 직접 교통이 없었다. 사막에 막히고, 히말라야 산맥이니 천산산맥에 가로막혔기 때문이다. 이것이 장건의 서역 사신행을 필두로 순식간에 서역 각국과 통교하게 되었다. 하지만 이 대원열전에서.. 2021. 1. 6. 동아시아를 뛰어 세계사로 가야 한다 역사는 세계사여야 한다. 동북아 귀퉁이에 신라가 쪼그라져 있다 해서, 그 역사를 결코 한반도에 국한해 바라봐서는 안 된다. 역사는 파동이다. 그 파동이 우리가 보는 한에서는 중국대륙에서 치고, 한반도를 거쳐 일본열도로 간다. 반대로 일본열도에서 들이친 파도가 거꾸로 한반도를 지나 중국대륙으로 간다. 동아시아사. 나는 믿지 않는다. 동아시아 그 자체가 완결성을 갖는 역사의 하위 구조로 보는 시각이 근 100년 가까지 지배한 듯하지만, 이건 잘못이다. 이미 위만조선과 그 이전 기자조선만 해도 그것을 세계사로 봐야 하는 이유가 있다. 진秦 제국이 붕괴하면서 한반도와 만주도 요동을 쳤다. 이후 한漢 제국을 보면, 이 한 제국의 서쪽 경계는 지금의 중앙아시아, 북쪽으로는 몽골 고원, 남쪽으로는 남월 왕국인 듯하지.. 2021. 1. 6. 발굴지도위원회 시절의 추억 요샌 발굴현장에서 지도위원회라는 말이 사라졌다. 주로 교수 집단이 주류를 이루는 외부 고고학 전문가들을 불러다 놓고 현장을 보여주면서 '지도'를 받는다는 취지로 대체로 발굴 막바지에 현장을 공개하면서 마련하는 행사인데, 유적은 판놈이 장땡이지 하루 잠깐 와서 보는 사람들이 무엇을 지도한단 말인가? 지도위원회라는 말은 사라졌어도, 그리고 그것이 자문위원회니 현장설명회니 전문가검토회의니 하는 이름으로 대치되긴 했지만, 여전히 '지도위원회'의 전통은 강고해, 현장에 가서 보면 기가 찬다. 여전히 지도위원처럼 군림하려는 자들이 있다. 조사단이 오판할 수도 있고, 못보는 구석도 분명히 있을 수 있다. 그런 면은 뒷자리에서 조용히 말해주면 되는 것이다. 한데 요새 약아 빠진 놈들은 현장에서는 아무 말 안 해주다가 .. 2021. 1. 4. 절대권력은 절대부패한다 관계가 처음 같을 수는 없다. 이는 주군과 심복 역시 마찬가지라 애초엔 바늘 실 같다던 사이도 멀어지기 마련이라 이는 무수한 역사가 증언한다. 배신·반란은 심복만이 일으키는 특권이다. 이세민李世民도 침이 마르도록 칭찬한 위징 魏徵 魏徴을 버렸으니 그가 죽고 나서야 분노를 거두었다. 唐 현종玄宗 이륭기李隆基 역시 제위 초중반기엔 요숭姚崇 송경宋璟을 재상으로 등용해 개원지치開元之治를 이룩했으나 그 둘은 결국 자기 손으로 쳐내고 말았다. 한데 아이러니가 이런 관계도 파열음을 빚지 않으면 또 다른 비극을 잉태하고 만다는 점이다. 이림보李林甫는 송경 이후 물경 19년간이나 재상으로 현종을 보필하며 정사를 농단하다 안록산 양국충의 화를 불렀다. 신·구당서 자치통감 등등이 이림보는 태어날 적부터 간신이라 했지만 어찌.. 2021. 1. 3. 절도사들이 구축하는 번진의 시대를 어찌 봐야 하는가? 우리가 배운 역사에서 이상형은 언제나 철저한 중앙집권이었다. 이기백이 대표하는 기존 역사학은 왕권 성립을 기반으로 삼아, 지방관을 중앙에서 직접 파견해 그 중앙의 통치이념을 지방에 일방으로 강요 윽박 전파하는 그런 시스템을 우리는 고대국가 성립이며, 이를 국가 성립의 지표로 삼았다. 나아가 이것이 중요한데 그것이 바람직한 사회라고 했다. 하지만 이것이 이상형인가. 중국 당唐 제국을 보면 중앙집권 성립은 2대 태종太宗 무렵이며, 이후 약 100년간 그 극성을 구가하다가 결국은 현종玄宗 천보天寶 연간 안록산安祿山 사사명史思明 난을 계기로 절도사 節度使 jiedushi 들이 활개를 치는 시대가 개막했다. 이들 절도사가 구축한 영역을 번진 蕃鎭 藩鎮 Fanzhen 이라 하며 이 시기를 번진할거藩鎮割據 시대라 한.. 2021. 1. 3. 이전 1 ··· 247 248 249 250 251 252 253 ··· 378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