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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S & MISCELLANIES

조계종단 사태...지금보다 이후가 문제(1) 조계종단 현 권력을 적폐라 지목하며, 그 청산을 외치면서 설조 스님이 단식투쟁에 돌입한지 며칠째인지 정확한 수치를 모르겠지만 한달을 훌쩍 넘긴 것만은 확실한 25일. 그 농성장이 마침 우리 공장에서는 엎어지면 코 닿을 거리라, 오후에 머리 좀 식힐 겸해서 짬을 내어 조계사 인접 지점 우정총국 건물이 자리한 그 뒤편 좁은 우정공원 나무 사이에 마련한 농성 텐트장을 돌아보니, 스님은 이 무더위에 천막 안에서 연신 생수통을 붙잡고는 물을 들이킨다. 스님은 세수 88세라 문구가 농성장에 붙었다. 농성을 주도하는 사람들이 이런 세수를 내세운 의도야 뻔하지 않겠는가? 한데 그런 스님과 그의 단식 투쟁을 지지하는 사람들한테는 적폐 대상자로 지목된 현 종단 측에서는 설조 스님이 군대에 가지 않으려고 호적을 바꿔 실제 ..
들끓는 한반도, 저주받은 한반도 거듭 강조하지만, 생평을 들판에서 일하면서 보내는 농부도 여름 대낮에는 일을 하지 않는다. 그러지 아니하는 이유는 그랬다가는 자칫 죽음까지 부르는 까닭이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더위 먹었다는 말이 나오는 시기는 이 무렵이다. 요새야 그것을 극복 혹은 억제한다는 미명 아래 냉방병을 운운하면서, 애꿎은 에어컨 탓을 해대거니와, 그러고 보니, 한국사회에 에어컨이 일반화한 시대가 불과 몇 십년이요, 그것이 없거나, 가뭄에 콩나듯 하던 시기는 어찌 이 여름을 보냈는지 그 시절을 겪은 나는 이미 아찔해 진다. 혹한기 역시 마찬가지이긴 하나, 요즈음 이 혹한이라는 말은 전반적인 지구온난화 때문인지 혹서에 견주어서는 그 심각성이 덜한 시대로 접어들지 않았나 한다. 이런 혹서기, 혹은 그 반대편 혹한기에 극한직업 체험한..
역대 정권의 말년 패턴 역대 정권을 보면 패턴이라 할 만한 게 있다. 지지율이 떨어지고 총선에 패배하면서 여소야대가 된다. 차기 대권을 향한 권력투쟁이 치열해지면서 콩가루 집안이 된다. 이를 다잡고자 권력은 검찰을 동원한다. 사정 바람을 일으켜 누가 권력인지를 과시하려 한다. 그리하여 본보기로 두어명 잡아넣고 기업 하나 골라 박살을 낸다. 그 전쟁을 최고 권력자가 독려한다. 하지만 이는 이내 부메랑이 되어 돌아온다. 잡아넣고 희생한 그들이 결국은 그 정권이 보듬어 안은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여론은 외려 정권에 더욱 악화하는 방향으로 흘러간다. 그러다가 마침 정권 핵심 한두 놈이 걸려든다. 그런 의혹이 제기되면 정권은 아니다고 펄쩍 뛴다. 단호해야 한다는 과시를 하고자 그런 의혹을 보도한 언론사와 기자를 고소고발하는 신..
권위dignity의 자양분 권위dignity 혹은 authority는 신비神秘와 미지未知를 자양분으로 삼는다. 내가 저 친구한테 군림하려면 그 절대조건 중 하나가 저 친구는 나를 잘 몰라야 한다는 점이다. 또 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도 저 친구는 몰라야 한다. 반면 나는 내가 부리거나 부리고자 하는 사람의 구석구석을 훤히 꿰뚤어야 한다. 특히 군주는 신하에 대해 그러해야 한다. 이것이 고대 중국의 정치학 흐름 중 하나인 소위 황로학黃老學을 관통하는 군주론의 핵심이다. 노자를 핵심으로 삼는 그 철학이다. 황로학은 이런 식으로 군주가 신하들을 통제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그래야 신하들은 군주를 향해 맹목적인 충성을 바치고 충성 경쟁을 벌인다고 보기 때문이다. 나는 이런 통치술을 대체로 좋다고 생각했다. 내가 대통령 시절 노무현을 비판적..
문화재 안내판 무엇이 문제인가 문화재 안내판을 두고 문화재청 주변으로 요란한 상황이 전개한다. 이 문제 심각성을 더는 방치하기 힘들다고 판단해 나는 몇년전 '안내판 문화재의 얼굴'이라는 페북 페이지를 열기도 했다. 내가 이 문제를 제기할 때는 주로 다음 네 가지를 염두에 두었으니, 1. 무엇을 담을 것인가?(내용) 2. 어떻게 전달할 것인가?(디자인) 3. 어디에 세울 것인가(위치) 4. 영어판은 어찌할 것인가?(독자) 가 그것이다. 이 문제 발단을 정부 차원에서 촉발한 문재인 대통령 지적은 실은 안내판이 탑재한 무수한 문제 중 1번에 지나지 않거니와, 실은 나머지 문제들도 심각함이 중증이다. 1에 대한 대안 중 하나는 국립경주박물관 야외석조물 안내판이 훌륭한 보기다. 이 안내판은 아마 이영훈 경주박관장 작품으로 알거니와 함 보라. ..
문화재는 개발 방탄막이가 아니다 시대가 변했다. 문화재도 변했다. 종래 문화재라고 하면 일방적인 타도 대상이라는 성격이 짙었다. 이런 문화재의 속성, 혹은 이미지는 지금 한국사회에서도 여전하며 강고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문화재는 그 존재기반으로 삼는 관련 법률이 문화재보호법이며, 근자에는 그것이 더욱 분화해 매장법과 수리기술자법, 고도보존법 등으로 분화하고, 나아가 얼마 뒤면 무형유산법과 세계유산법도 제정될 것이어니와, 이들은 그 속성이 규제법이라는 점이니 이들 법률이 규제성을 포기하면 그 존재 이유를 상실한다. 규제법이라는 무엇인가? 이에서 규제 대상은 무엇인가? 이르노니 개발로부터의 막음이다. 그런 점에서 문화재가 개발과의 대척점을 형성한다는 믿음 혹은 실감은 현실과 다르다 할 수 없다. 이런 규제가 종래에는 걸림돌 일방으로 간주됐..
국립민속박물관이 국립중앙박물관 인사적체 해소처는 아니다 어제 문화체육관광부 인사 중 국장급 전보를 보면 박물관 학예직 인사 이동이 있었으니, 이에 따르면 고위공무원단인 국립전주박물관 김승희 관장이 같은 고공단인 국립광주박물관장으로 가고, 문체부 산하 다른 문화기관인 국립민속박물관 천진기 관장이 국립중앙박물관 산하 고공단 자리인 국립전주박물관장으로 이동했다. 이번 학예직 고공단 인사는 송의정 국립광주박물관장이 퇴임함에 따른 후속조치라는 성격과 더불어 다른 측면도 있으니, 다름 아닌 민속박물관 인사 적체 문제가 도사린다는 점이 그것이다. 직제로 보면 국립민속박물관은 비록 그 직급이 차관급인 국립중앙박물관에 견주어 낮기는 하지만, 엄연히 같은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소속기관으로, 서로에 대해서는 엄격한 독립성을 지닌다. 문체부 산하에 이런 유사 기관으로 이명박 정부 ..
500년 느티나무에 죽을 자유를 주자 어제다. 경기 수원발 연합뉴스 기사로 〈"살려야만 한다"…수원 500년 느티나무 구하기 대작전〉 제하 김인유 기자 기사가 나왔으니, 이번 장맛비에 처참히 붕괴한 느티나무 노거수(老巨樹)가 쓰러진 모습을 담은 큼지막한 사진을 곁들여 이렇게 쓰러진 나무를 살리고자 당국이 안간힘을 쓴다는 내용이었다. 보도에 의하면 지난달 26일 오후 3시쯤 수원시 영통구 느티나무 사거리 부근 단오어린이공원에 있는 수령 500년 된 느티나무가 부러졌다고 한다. 다시 보도를 훑어가면, 이 느티나무는 1790년 조선 정조대왕이 '수원화성'을 축성할 때 그 나뭇가지는 그것을 축성하는데 쓴 서까래를 공급했는가 하면, 나라에 큰 어려움이 닥칠 때면 구렁이 울음소리를 냈다는 전설도 전해진다고 한다. 높이 33.4m, 둘레 4.8m에 달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