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ESSAYS & MISCELLANIES2267 젊어선 서울 물 먹어라! 나는 낙향을 준비하는 사람이다. 꼭 고향 김천을 고집하지 않는다. 내심 평균을 산다했을 때 75살 정도까지는 서울을 벗어나거나, 혹은 적어도 년중 절반 이상은 서울 아닌 다른 곳에서 보내다가 나중에 다시 서울로 기어올라와서 죽을 준비를 하려 한다. 나는 도저히 대학, 특히 사립대학 다닐 형편이 안 되는 집안이었지만, 내가 그 지역에서 대학생활까지 보낼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어케든 서울로 올가가서 결판 한 번 내 보겠다 해서 바득바득 서울로 기어올라왔다. 다른 직장 생활 잠시 거쳐 이쪽 업계 기자가 되었을 때, 날더러 부산지사로 내려가지 않으면 합격을 취소한다 했을 때 청천벽력이었던 까닭은 그 꿈이 산산조각날 판이었기 때문이었다. 내가 그 부산에서의 생활 1년이 지옥과도 같은 나날이었던 까닭이 바로 이때.. 2024. 6. 25. 감자를 캐며 뭐 거창할 거 없다. 겸사겸사한 일이 있어 고향에 들렀더니 집앞에서 옆집 아지메가 아드님과 감자 막 수확하는 중이라 잠깐 돕는다는 핑계로 한 삼십분 거드는 시늉만 내고는 그 놉 삼아 캔 감자 중 알이 특히 굵은 놈 세 개를 얻어 안고 오면서 함포고복 만세를 불렀다. 참 튼실한 백감자다. 그땐 이런 감자도 귀한 시절이라 식구는 많은 대가족이라 먹을 게 정말 귀한 시절이었고 그 감자 캐는 때면 온 식구 달라들어 허리 부러져라 노동에 혹사했으니 그런 시절에 견주면 요샌 제법 기계화해서 줄기 뽑아낸 이랑을 경운기를 개조한 기계가 좍 바닥을 훑어버리면 순식간에 이랑은 없어지고 허멀건 감자들만 토실토실 나뒹구니 물론 저걸 일일이 포대에 담아 옮기는 일이 또 고역이라 저 일 반나절이면 평소 농사 짓지 아니한 사람은 .. 2024. 6. 24. 고생한 당신, 떠나라 너무나 당연한 말이고 또 이곳 필진 신동훈 교수님도 계속 강조하듯이 특히 젊은 세대는 무조건 나가서 싸돌아 다녀야 한다고 본다.안다. 시간 돈이 문제임은.그래서 없는 시간 없는 돈은 병가를 핑계 대건 육아휴직을 핑계대건, 혹은 빚을 내서라도 무조건 싸돌아 다니라 하고 싶다.쪼개다 보면 다 여유 난다. 안 쪼개서 안 나는 것이요 못 쪼개서 못 낼 뿐이지 쪼개다 보면 다 빈틈이 생긴다.꼭 전업적 학문종사자에 국한하지도 않는다.이제는 식상한 boys be ambitious 차원도 아니다.한반도를 벗어나 저짝이 우리보다 훌륭하거나 앞서 나가서도 아니다.말로만 다른 문화 존중을 떠들 필요없다.내가 내 눈으로 보고 내 귀로 듣고 내 손으로 만지는 일 만한 학습 없다.생소를 박멸하는 길로 백문이불여일견 만한 일 없다.. 2024. 6. 24. 동명이인에서 가끔 돌출하는 문제 얼마 전 어느 대학 기관에서 그 기관지 투고 논문을 심사해 주었으면 한다는 연락이 왔다. 그 심사 논문 주제를 보니 아무래도 나 김태식이 아닌 홍익대 교수를 지낸 가야사 전공 그 김태식 선생과 혼동한 듯해서 내가 다음과 같은 문자를 보냈다. 혹 홍익대 계시던 김태식 교수님이랑 혼동하지 않으셨는지요? 제가 고대사 관련 논문이나 책을 쓰기는 했습니다만 저는 연합뉴스 기자로 오래 있던 김태식이라 합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그쪽 편집위원 어떤 분이 분명히 연합뉴스에 있던 김태식을 추천했다고 하면서, 이 김태식이 맞다 해서, 그렇다면 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해서 보냈다. 김태식. 약간 촌스럽고, 또 영화 같은 데서 보면 김태식은 꼭 악인으로 나오는 일이 많아 곤혹스러울 때가 있지만, 그렇지만 이 이름을 쓰는 사람이.. 2024. 6. 23. 첫 단행본을 내면서 다음 단행본을 준비해야 한다 이건 뭐 내가 말도 안 되는 알량한 훈수를 두는 듯해서 할까말까 잠시 망설이기도 했지만, 주변에서 첫 단행본을 내고선 이른바 작가로 등단하는 분이 더러 나타나셔서 조금은 먼저 이 길을 걸은 사람으로 두어 마디 긁적거려 두니, 심심풀이 땅콩 삼았으면 싶다. 위선 나는 직업적 글쓰기 혹은 그와 비슷한 언저리를 걸으려는 사람들한테서는 30대가 무지막지 중요함을 설파하고 또 설파했거니와, 이 30대 1년, 2년은 이후 이런 학적學的 일생 10년과 20년을 좌우하는 까닭이라, 내가 이 길을 걸을 생각이 없다면 모를까 이 길로 죽 가자 한다면 이 30대는 하시도 허비해서는 안 되며, 그래서 되도록이면 이 30대에는 첫 단행본을 출간해야 여러 번 설파했으니, 그래야 이후 내가 가는 길이 어느 정도 보이는 까닭이라 보.. 2024. 6. 22. 불러주는 데 없다, 내가 헤집고 들어가야 내가 주어진 내 일 열심히 하면 어딘가에서 더 좋은 자리로 불러주겠지 하는 환상에 젖어 사는 이가 생각보다 너무나 많다. 물론 그런 일이 썩 없기야 하겠는가? 하지만 단칼에 내려치거니와 불러줄 데 없다. 자리는 내가 찾아서 헤집고 들어가는 것이지, 어느날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선물 아니다. 내가 열심히 하면 기회는 오겠지? 무슨 기회가 오나? 백날 기다려봐야 허공의 메아리에 지나지 않는다. 조용히 힘을 길러? 기르다 날 샌다. 마음에 드는 자리는 내가 찾아서 헤집고 들어가야 한다. 왜 이 사회가 날 몰라주나 한탄할 시간도 없고 이유도 없다. 자리는 내가 개척하는 것이지 주어지는 그 무엇이 아니다. 없는 화이팅 외치다가 내 목만 쉬는 법이다. 미친 듯이 달라들어도 모자랄 판에 입 벌리고 이제나저네나 홍시 .. 2024. 6. 22. 이전 1 ··· 25 26 27 28 29 30 31 ··· 378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