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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S & MISCELLANIES2267

[백수일기] 이제는 잘 시간 백수는 깨어있는 시간과 자는 시간이 대중이 없다. 규칙적인 삶은 백수의 조건을 정면으로 위배한다. 편한 대로 살 뿐이다. 이 자발백수는 대중이 없다. 어떤 때는 날밤 꼬박 새우기도 하고, 어떤 때는 초저녁에 늘어져 새벽에 깨기도 하며, 아예 잠으로 하루를 통째로 보내기도 한다. 간밤 나는 뻗었다. 새벽에 깨서 빈둥빈둥 이것저것 쪼물탕 대다 보니 날이 샜다. 페이스북 대문 사진을 바꾼 것도 이 무렵이다. 오전 9시를 넘은 지금 졸음이 물밀듯이 밀려온다. 이때 자야 한다. 한숨 늘어지게 뻗었다가 대략 열두시 어간에 깬다. 그래서 백수는 그 생활에 적응하면서 점심 약속이 무척이나 곤혹스럽다. 왜? 자고 있거나, 막 깬 시간이기 때문이다. 백수한테는 그래서 오전에는 전화는 하지 않는 법이다. 또 되도록이면 점약.. 2024. 6. 29.
[내가 말하는 나] 폭로와 은닉, 그 아슬아슬한 줄타기 기자질 30년 하면서 무수한 사람을 많이 만났으니, 그럴 때마다 꽤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타입으로 나는 언론 같은 데 나서기를 좋아하지 않고 조용히 연구나 하는 사람이다. 기자 싫다 가 있으니, 그런 사람 중에 막상 언론에 본인 관련 기사 나면(물론 이것도 성격에 따라 다르기는 하겠지만) 동네방네 자랑 안 하는 사람 못 봤다. 사돈의 팔촌까지 다 스크랩해서 보내고, 링크해서 보내고 난리가 아니다. 나는 혼자 조용히 연구만? 웃기는 소리할 거 없다. 지 혼자 지가 좋아서 하는 일이라면 왜 연구를 해서 발표를 한다는 말인가? 발표를 한다 함은 남한테 나를 보이는 행위이며, 그것은 자기 홍보 아니고 무엇이란 말인가?물론 그네가 하는 그 맥락을 모르는 바 아니니, 연구자는 논문으로만 말해야 한다. 뭐 이딴 자세.. 2024. 6. 28.
저주받은 한반도, 우린 공룡 뼈다구도 없어 재수없는 땅을 사는 사람들이라, 넘들은 공룡 뼈다구 왕창 나와, 또 넘들은 매머드 뼈도 왕창왕창 나온다는데, 이 땅은 그런 축복도 없어 맨 공룡이라 해 봐야 발자국뿐이요 매머드는 구경도 할 수 없고 그 시대 지나 돌삐시대로 가서도 넘들은 채색벽화, 진흙 구상 조각으로 장사하는데 맨 아슐리안도끼 타령이나 일삼고, 지질유산이라 해봐야 맨 주상절리밖에 없어, 주장절리? 지겨워 죽겠다. 주상절리 말고 다른 것으로 장사 좀 해 봤으면 싶지만, 있어야 면장을 하지, 없는데 무슨 재간으로 용을 뺀단 말인가? 공룡발자국, 주상절리 지긋지긋하다. 그렇다고 다른 동식물이 그럴듯하냐 하면, 이건 뭐 천년 묵은 주목도 소백산을 가야 하니, 거기도 다리 멀쩡한 놈으로 등산 좋아하는 놈만 보게 해 놨고 이건 뭐 우리가 내세울 동.. 2024. 6. 28.
공부 여행은 혼자 하라! 이게 무슨 때가 되었다 싶으면 개떼처럼 주루룩 몰려가니, 물론 여러 이유가 있어 그런 줄은 안다. 나 역시 그런 여행 하지 않는 것은 아니며 외려 자주 한다. 다만 그 목적이 무엇이냐에 따라 확실히 다르니, 공부하러 가는 여행은 네버에버 거추장스런 사람들이랑 안 간다. 공부 빙자해 개떼로 가는 여행 치고 매일밤 술판 벌어지지 않는 꼴 못봤다. 나는 피곤해 죽겠던데 매일 저녁 뭘 그리 퍼마시는지 내가 볼 때는 미친 놈들 같더라. 그래 공부라고 미친 놈이 하지 않겠느냐마는 저처럼 술퍼마시고 무슨 정신으로 글을 쓰겠으며 무슨 정신으로 무슨 생각을 구상하며, 그 담날 무슨 정신으로 다시 돌아다닌단 말인가? 적어도 내가 진짜로 무엇인가를 얻으려 하고 파내려고 하는 여행은 혼차가지 무슨 개떼처럼 친구니 뭐니 해서 .. 2024. 6. 28.
얼마나 황당 허망한지, 아들놈을 향한 질투 첨부사진으로 뭔가 하나 이야기 만들어 보려는 참, 아들놈이 서재로 들이닥쳐 약 먹으라 던지더니 저 그림을 어깨 너머로 보고서는 대뜸 하는 말이 "아킬레우스네? 트로이전쟁이구만? 헥토르를 죽이는 장면이구만." "헥토르가 아니라 아마존 여왕인데?" "아 그런가?" 하고 좀 더 살피더니 "그렇네, 저건 트로이전쟁 이후야, 아킬레우스가 미친 놈인 게 저렇게 아마존 여왕 목 찔러 죽이고 나서 그 시체에다 이쁘다고 키스한 놈이야. 다 미친 놈들이야." "넌 우째 그리 잘 아노?" "내가 한때 그리스신화 덕후였자나?" 아들 세대는 그리스 로마신화를 몸에 끼고 체득하며 그네들 일상으로 알고 자란 세대라, 난 봐도 뭔지 모르는 장면을 척척 그림만 보고도 맞추니 허탈하고 허망하다. 나도 그리 자랐으면.... 저들은 나랑 .. 2024. 6. 27.
전문성은 선택을 말살한다, 전문기자? 꿈도 꾸지 마라 물론 예서 말살은 꼭 부정하는 의미로만 쓴 게 아니다. 그렇다고 해서 그 반대하는 의미, 곧 긍정이라고도 할 수 없다.  나아가 선택이라는 것이 문자 혹은 사전에서 말하는 의미는 당연히 그 선택하는 대상이 두 가지 이상일 때 쓸 수 있지, 하나만 있을 때는 불가피 혹은 불가항력 혹은 여지 없음이라는 말과 같다. 저 말살이 그렇듯이 선택 또한 여러 층위의 의미를 지닌다. 부정일 수도 있고 긍정일 수도 있다. 일전에 이 말은 한 듯한데, 해직당하고서 복직한 직후 세상은 변해서 정권이 바뀌었다. 박근혜 당은 몰락했고, 심지어 그 수괴인 박근혜는 탄핵된 데서 한 발 더 나아가 감옥으로 가야 했으니 말이다. 이 정치격변은 내가 몸담은 회사에도 변화를 불러왔으니, 그에 덩달아 정치 바람 많이 탄다.아무래도 친여권,.. 2024. 6.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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