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ESSAYS & MISCELLANIES2267 민간을 잠식하는 정부, 사기 회식열전을 음미한다. 태사공이 말한다. 신농씨 이전 일은 내가 잘 모른다. 하지만 예컨대 詩나 書에 기록된 虞나 夏 이래 일을 보건대 눈과 귀는 아름다운 소리와 모습을 극히 좋아하고, 입은 고기 맛을 극력 보려 하며, 또 몸은 편안과 쾌락을 좋아하고, 마음은 권력과 재능의 영광스러움을 자랑하려 하니, 백성이 이런 풍속에 물든지는 오래 되었다. 비록 그럴 듯한 논설로 집집마다 다니며 깨치려 해도 그러지 말라 할 수는 없다. 그런 까닭에 정치를 가장 잘 하는 이는 추세를 따르고, 그 다음은 백성을 이롭게 하여 이끌어주며, 그 다음은 백성을 가르쳐 깨우치며, 그 다음은 그들을 다스리려 하니, 가장 못된 자들은 백성과 다툰다. (사기史記 화식열전貨殖列傳) 군주가 백성과 다투려 한다? 정부가 하는 일이 민간이 해야 하는 일을 잠식하지.. 2024. 6. 21. 남월국 왕묘가 일깨운 것들 2007년 광동성 광주 남월국 문물 답사는 나한테는 여러 가지를 일깨운 기회였다. 남월국은 그 태동 시기, 태동 주체, 멸망 시점이 위만조선과 일란성 쌍둥이다. 남월국 창건주 조타는 산동성 출신으로 남월국에서 독립해 남월국을 세웠다. 현지 민족과의 복합세력이 구축한 왕조로 100년간 지속하다가 기원전 111년인가 한 무제에게 멸망당하고 그 땅에는 7군이 설치되었다. 위만조선 역시 이와 판박이라, 아마도 북경 일대 출신일 가능성이 많은 위만이 기자조선으로 망명해 처음에는 그 서쪽 방 100리를 분봉받았다가 이내 군사 쿠데타로 집권해 위만조선을 열었으니, 그러다가 역시 100년만에 한 무제에게 망하고는 그 땅에 4군이 설치되었다. 남월국을 정벌한 장수가 그대로 위만조선 정벌군 상층부를 형성했으니, 이러고도 .. 2024. 6. 20. 시대 변화인지, 경험 차이인지 알쏭달쏭 책 홍보 흐름 한국 출판문화 흐름을 일변하면, 그 홍보에서 갈수록 종래(그 기준으로 어찌 잡아야할지 모르지만)와 달리 저자 혹은 역자 역할이 눈에 띠게 늘어난 것만은 분명하다. 간단히 말해 요새는 책 홍보를 출판사도 한다 하겠지만 전반으로 보아 출판사 비중보다는 저역자 역할이 압도적으로 크다. 이제 저자나 역자는 자기가 책 내고 자기가 팔아야 하는 시대를 맞은 것이다. 이건 분명 시대변화다. 한데 근자 내 지인들 움직임을 볼 때, 또 내 경험과 견주어볼 때 하나 결정적인 차이가 있다. 요새는 본인이 책을 내고서도 주구장창 이런저런 방식으로 자기책을 홍보한다. 언제까지? 적어도 6개월은 가더라. 내 지인 중에 거의 동시에 첫 단행본을 출간한 정순임과 김선 두 사람이 그랬으니, 6개월 내내 나는 이들의 책 홍보글만 봤다... 2024. 6. 17. 냉기를 피하려면 침대가 있어야 한다 때는 한여름..연일 낮기온 수은주 30도를 넘는 폭염이 계속되지만침대를 쓰지 않는 나는 나이 탓도 있겠지만 저 방바닥이 차가워 몸을 뒤척인다.그런 까닭에 한 번씩 보일러를 틀어서 습기도 날리고 냉기도 보내야 한다.맨땅도 아니요 베니어합판을 깔았지만 한여름 냉기는 견디기 힘들 만큼 고역이다.요를 깔아도 저 냉기를 방어하지 못한다.그러니 송국리형 주거지니 뭐니 해서 선사시대 집터라고 나오는 것들 그 맨바닥에 사람이 생활했다는 말 새빨간 거짓말이다.생활 못한다.덕석 깔고 짚 깐다 해서 생활 못한다. 하루이틀 극기훈련이야 모르겠지만 일상 나날을 보내야 하는 사람들이 맨바닥에 생활할 수는 없다.아열대 혹은 열대지방 가옥이 이른바 고상식이라 해서 땅에서 붕 뜬 이유는 열기 때문이 아니라 실은 냉기 한기 때문이다.저.. 2024. 6. 17. 신석기시대라고, 청동기시대라고 단군 자손들을 거지로 만든 고고학 저 도판은 출처가 현대환이다. [松菊里遺蹟 54地區 住居址에 關한 檢討] 이른바 부여 송국리 유적에서 확인했다는 집터 평면 형태를 분류한 것인데, 이런 것들이 도대체 상부 구조가 어떤 모습이었을까는 얼마나 학술적 판단에 기인한 것인지는 모르나 모조리 아래와 같은 모습이다. 뭐 평면이 방형이건 원형이건 관계없이 이런 청동기시대 집터도 그렇고 시대를 좀 올라가 암사동 신석기시대 집터 양상도 본다. 이런 거지 같은 집으로 복원해 놨다. 실은 이게 이 유적을 발굴했다는 고고학도들이 그린 것이다. 내부는? 저런 데서 어찌 생활한단 말인가? 신석기시대는 저리 생활해도 되나? 그래? 저 딴 거지 같은 그림은 저런 데서는 단 한 번도 생활체험을 해보지 않는 자들이나 그려낼 수 있는 모습이다. 맨바닥에서 짚 깔고 혹은 .. 2024. 6. 16. [독설고고학] 官에서의 독립은 지상명령이다 내가 오래 지켜본 바로는 가장 관 주도적인 학문으로 고고학 만한 데가 없으니 문화재 분파학 중에서 유독 고고학이 징징거리는 이유가 딴 게 없다. 관에서 뜯어먹을 게 많아서 뜯어먹겠다는 발악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그러니 유독 고고학만 이거 내놔라 저거 달라 징징거리지 않겠는가? 저 친구들은 관과 붙어먹지 않은 내일 곧 그 학문이 망하는 줄로 안다. 그 관과는 각종 위원이니 프로젝트니 해서 얼키설키한데 여기다 지역토호성까지 결합해서 지역으로 내려가면 아예 지자체에 빌붙어 무슨 위원 감투 하나 쓰지 않은 친구가 없다시피 하다. 저 관과의 관계를 단절하지 않고서는 고고학은 이 땅에서 영영 학문으로 정립할 수 없다. 관과 얽힌 학문, 그게 어용이지 어용이 아니라 강변하겠는가? 발굴에 종사하는 사람들이야 솔까.. 2024. 6. 16. 이전 1 ··· 26 27 28 29 30 31 32 ··· 378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