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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S & MISCELLANIES2216

기자들은 공짜밥 얻어먹는 족속이라는데 대하여 소위 김영란법 제정 시행에 즈음해 그 적용대상으로 들어간 기자들과 관련해 저 제목과 같은 인식이 '의외로' 기자사회를 벗어난 일반 사회에는 광범위하다. 저런 인식 혹은 비아냥에 두어 마디는 적어두어야겠기에 오지랍주의 발동해 내 경험을 통해 몇 자 적고자 한다. 기자를 저리 보는 근저에는 무엇보다 기자를 단일한 층위로 보는 시각이 작동한다. 하지만 기자라 해도 왕청나게 달라, 중앙지냐 지방지냐에 따라 다르고, 종합일간지냐 전문지냐에 따라 또 다르고, 방송이냐 신문이냐 혹은 통신사냐에 따라서도 또 다른 측면이 많다. 그리고 그 청렴도라 할까 하는 것도 저런 성격별로 평균을 논하면 매우 다르다. 저 공짜밥 먹는다는 기준에서 내가 보기에 가장 깨끗한 언론 중 하나가 조선일보다. 갖은 욕을 얻어먹는 조선일보지만,.. 2018. 3. 12.
"기자들은 골프 공짜로 치나요?" 작년 꼭 이맘쯤 중학생 주말여행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작은 강연을 한 적이 있었다. 경주 답사가 예정된 모양이라 경주 지역 고고학 발굴 얘기를 해달라는 요청이 있었다. 강연이 끝날 즈음, 질의응답 시간에 내가 곤혹스러웠던 두 가지 질문이 있었다. 첫째 신라가 삼국통일을 이룩한 힘은 뭐냐? 둘째 기자들은 자기돈으로 골프를 치지 않는다는데 맞냐? 첫째에 대해선 뜬금없지만 악으로 깡으로라고 말했고, 둘째는 김영란법 시행 이전엔 대체로, 혹은 많이 그랬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가 왜 골프를 경멸하는지를 이야기했다. 내가 본 기자들의 골프 문화를 이야기했다. 내가 되물었다. 대체 그 얘긴 어디서 들었느냐 했더니 김용민 팟캐스터란다. 아..중학생들도 그걸 보는구나. 내가 한마디 더 했다. 공짜 골프, .. 2018. 3. 12.
신라도 당을 믿지 않았으며, 당 역시 신라를 믿지 아니했다 국제관계. 이거 참말로 묘하다. 세계제국 당에 신라는 도대체 무엇이었을까? 숙적 고구려를 정벌하려다가 망신을 당한 당은 호시탐탐 그 정벌을 기회를 노리다가 신라와 접근했다. 배후에서 신라가 고구려를 견제하고, 여차하면 군사적으로도 호응해야 했다. 그래야 고구려를 망가뜨릴 수 있기 때문이었다. 신라 역시 숙적 백제를 견제하기 위해서는 당에 접근했다. 이런 이해 관계가 맞아 떨어져 신라와 당은 밀약을 한다. 백제는 신라가 갖고, 고구려는 당이 갖는다. 당은 고구려 서울 평양을 갖는다. 평양 이남 고구려 땅은 신라가 갖는다. 하지만 신라도 당을 결코 믿은 적 없으며, 당 역시 신라를 믿은 적이 없다. 언젠가는 칼끝을 겨눌 상대라는 사실을 너무나 잘 알았으며 실제로도 그리되었다. 신라와 합세해 백제를 멸한 당의.. 2018. 3. 7.
번역은 문화수용의 끝물이다 일전에 비스무리하게 한 말이지만 그때 확실히 정리하지 못한 듯해서 다시 손을 든다. 우리는 해당 문화권 밖에서 유래하는 어떤 사상이나 사조가 어떤 땅에 상륙한 지표로써 그러한 내용을 담은 책자가 수입되거나 상륙한 시점을 출발점으로 설정하곤 한다. 그 일환으로 번역을 특히 중시해서 그런 책자가 해당 언어로 번역되고 출판된 시점이야말로 그런 사상이나 사조가 수입된 시점과 등치하는 경향이 너무나 짙다. 이런 경향은 현대와는 거리가 먼 고대로 올라갈수록 특히 강하거니와, 중국 문화와 교류가 남달랐던 한국문화를 보건대 이런 성향이 너무나 짙어 작금 상황은 아주 상식으로 자리잡았다. 이런 성향이 유난히 짙은 곳으로 불교학이 있다. 익히 알려졌듯이 불교 사상에는 수많은 갈래가 있고, 그마다 그것을 선전하는 불교학 저.. 2018. 2. 26.
용케 살아남은 건축물 2015년 1월 27일 어떤 학술대회 내 발표문 중 일부 구절이다. 더불어 문화재로 분류하는 전통시대 건축물에 대해서는 또 다른 신화가 용틀임하고 있으니, 그런 건축물은 현대의 어느 건축물보다 더 견고하다는 믿음이 그것입니다. 이 시점에서 우리는 냉혹해야 합니다. 그 건축물은 대부분 사라졌습니다. 현재 전하는 건축물은 그것이 전통기법에 따라 지었기 때문에 튼튼해서 살아남은 것이 아니라, 물론 그런 점이 없지는 않겠지만, 살아남을 호조건이었기 때문에 살아남았을 뿐입니다. 옛날 건축물 중 천만이 사라지고, 아주 용케 개중 몇 개가 살아남았을 뿐입니다. 현재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것 중 나무 중에는 느티나무와 은행나무가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이들 두 나무가 특별히 수명이 길어서, 그리고 튼튼해서 살아남은 것입니.. 2018. 2. 25.
찬탈과 양위, 그 시소게임 방원이는 왜 생전에 셋째 이도한테 양위했을까? 방석이 때문이다. 방석이가 실패한 원인..그건을 전복한 자가 본인이기에 어찌해야 하는지를 너무 잘 알았다. 성계가 실패한 이유는 골육의 정을 끊지 못했기 때문이다. 방석이를 제외한 모든 아들은 죽여버리거나 팔다리를 끊고 지방으로 위리안치했어야 한다. 이걸 본능으로 방원이는 알았다.한데 이도는 이걸 몰랐다. 아들이 병약함을 알았으되 그 아들을 지나 바로 손자에게 갈수밖에 없음을 알았을 것이로대 혈육에 이끌려 후사를 망치고 말았다. 권력은 부자라도 나누는 물건이 아니다. 태양은 하나다. 2018. 2.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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