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반응형

분류 전체보기19978

운석철을 칼로 만든 히타이트 인류가 철을 이용한 역사를 살피면 현재 드러난 고고학적 자료를 기초할 때 대략 기원전 2천년대 무렵 유럽이나 근동 지역에서 나타나기 시작한다.하지만 이 초기 철검은 공통하는 특징이 있어 철광석을 캐서 제련한 결과물이 아니라 운석을 활용한 대목이 그것이다.이 유명한 히타이트 철검도 그러해서 외계가 준 철로 만든 것이다.아나톨리아 문명을 선도한 히타이트가 제철 부문 선두주자임은 널리 알려졌거니와 그 문화권에 포섭된 알라카회위크Alacahöyük 유적 발굴과정에서 저 요상한 단검 하나가 발굴됐으니 황금 거죽을 입힌 상태였다. 히타이트 수도 하투사Hattusa와 마찬가지로 알라카회위크는 초룸Çorum의 알라카회위크 마을에 위치한다. 이 유적은 히타이트 이전, 기원전 5000년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역사를 지닌 곳.. 2025. 6. 24.
제주 조천공동묘지에 만난 김시숙과 김형식 근대 제주 사회의 '거물'이자 항일운동가, 교육자였던 두 인물을 제주 조천공동묘지에서 만났다. 장마가 가까워서 수풀이 우거지는 바람에 이리저리 긁히고 넘어져 자빠지기도 했지만, 간 보람은 있었다. "진정한 열부라면 충실한 반역자 무리일 것"이란 여성 독립운동가의 묘비명을 읽어보는 경험을 아무데서나 할 수 있겠는가 말이다. 하지만 그 분, 김시숙의 산소는 너무나 초라하였다. 그 앞 소나무가 너무나 굵고 커서 더 그렇게 보였는지도.그 옆 김형식(김시숙에겐 사촌동생)의 산소는 후손이 벌초를 다녀갔는지 제법 멀쑤룩하였다. 일본 유학을 다녀왔고 시문으로 이름났던 지식인인 그는 사실 큰 주목을 받지 못해, 그 동생 송산 김명식(1891-1943)이 기자와 주필을 지내며 항일적 활동을 하는 등 워낙 잘 알려져 가.. 2025. 6. 24.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이 마련한 기이한 특별전 독일인이 수집하고 안봉근이 정리한 제주민속자료들 서울에서, 용인에서, 도쿄에서 거대한 특별전들이 여럿 열리고 있습니다. 거기 다녀온 분들 글도 적잖이 올라옵니다. 당연히 가보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이런저런 사정상 날을 잡지 않으면 육지 나들이는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역으로 육지에서 제주로 오시기도 어렵죠. 특히나 이런 장마철에는요.앞으로도 썩 보기 드문 전시가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에서 열리고 있어 다녀왔습니다. 독일 동남부 작센 지역 드레스덴민족학박물관이 소장한 제주 민속품이 근 100년만에 고향을 찾았습니다.그래서 특별전 제목도 입니다.19세기 말~20세기 초 아시아는 유럽과 미국 인류학자나 민속학자에겐 황금의 땅 그 자체였습니다. 그들의 눈과 손으로, 아시아 사람들의 전통적 생활문화유산이 바.. 2025. 6. 24.
왜? (1): 한국과 일본의 다른 맛 한국 음식은 맵다. 일본 음식은 달다. 원래 이렇게 달랐을까. 일단 고추나 단맛이 최근에 와서야 흔해진 것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오히려 수백년 전에는 두 나라 음식맛이 비슷했을 가능성이 있지 않았을까. 필자는 양국 음식맛이 달라진 이유가, 역시 단맛을 얼마나 쉽게 내는가에 달린 것 아닐까 싶다. 조선시대에는 단맛을 꿀로 냈다. 쇄미록 등을 보면 각종 단 음식에 꿀을 치는 기록이 나온다. 임란 이후 일본은 단맛을 얻기가 우리보다 훨씬 쉬웠다. 무역을 통해 설탕이 들어온 덕분이다. 이 때문에 통신사로 일본에 간 조선의 일행은 일본에서 과자 상자를 선물로 받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단맛이 그쪽이 더 흔했던 때문일 터다. 조선은 단맛 대신 매운 맛을 그래서 선택한 것 아닐까 한다. 단맛과 매운맛 둘 다 한번 중.. 2025. 6. 23.
호불 정영호의 기와 탁본 때는 바야흐로 1981년 동짓달,미술사학자 호불 정영호(1934-2017) 선생께서 강원도 영월에 계셨다.그곳 태화산이라는 산에 삼국시대 산성이 있었는데, 답사 중이셨는지 발굴 중이셨는지, 거기서 '벼슬 관'자 명문이 든 수키와 하나를 구하셨다.이걸 선생은 정성들여 탁본하고, 그 내력을 적어 이듬해인 1982년, 이 아무개 선생(이름은 밝히지 않는다)에게 선물한다. 한동안 액자로 되어 있었는데, 비를 맞았는지 아래쪽이 습기를 잔뜩 먹었다.그러면서 액자에서도 뜯겼고, 언제부턴지 이리저리 떠돌다가 어느 헌책방에 들어왔다.그 주인이 인터넷에 사진을 올려두었는데, 사가는 사람이 없었다.그러다 내 눈에 띄었다.헐값에 사서 배송을 받아보니 탁본도 나쁘지 않고, 글씨도 좋았으며, 의미도 있었다.그래서 표구를 맡겨 액.. 2025. 6. 23.
콩국수와 소금 필자는 여름에는 콩국수를 정말 많이 먹는데 줄잡아 며칠에 한 번은 먹는 것 같다. 최근에는 몸에 안좋다 하여 정제한 밀가루는 대사증후군에 좋지 않다 하여 먹지말라는 것인데콩국에 말아 먹는 소면의 유혹을 떨칠 수가 없다. 그런데 콩국수를 먹을 때마다 하는 생각은 콩국수 맛의 절반은 소금이라는 생각을 한다. 소금 맛이 콩국수 맛을 결정한다는 생각을 한다는 말이다.세상에는 무수히 많은 조미료가 있지만 소금만한 것이 있을까. 그러고 보니 요즘 분석 안하는 것이 없는 고고과학에서 소금 분석도 하고 있을 것 같아 온라인 서칭을 해보니 아니나 다를까 이미 토기에서 나온 소금을 분석하는 논문이 여럿 보인다. 2025. 6. 23.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