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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좋은 전시는 필패한다. 그렇다면 어떤 전시가 성공하는가? 내가 차리고도 내가 쪽팔리는 전시 내가 차리고도 내가 부끄러운 전시 내가 차리고도 내가 이 정도로 망가져야 하는가 하는 전시 이 전시가 대체로 성공한다. 반면, 내가 봐서 내가 흐뭇한 전시 내가 봐서 내가 위대한 전시 내가 봐서 내가 우쭐한 전시 이 전시는 필패한다. 그런 까닭에 고고학 전시는 고고학도가 해서는 안 된다. 미술 전시는 미술가가 전시해서는 안 된다. 전시와 내 전공은 다르다. 얼마나 다른가? 완전히 다르다. 내가 늘 말하는 고고학 박물관이 성공하기 위한 제1 조건은 진열장에서 토기를 없애야 한다는 말 이 말 심각히 받아들이지 않을 텐데 천만에 고고학박물관으로서 토기 치운 전시가 성공하지 않은 적 없다. 고고학박물관으로서 토기 채운 전시 치고 성공한 전시 없다. 박물관은 고고학도가 꾸미는 것.. 2024. 3. 12.
고려사랑 조선실록이 남긴 鄕土의 흔적들 향토鄕土라는 말이 일제 잔재이므로, 그것을 지역이라는 말로 교체하라는 문화재청 교시가 오늘 나를 격발케 했거니와, 그것을 부정하는 근거로 나는 이미 전국시대 혹은 늦잡아도 진한시대에는 저 말이 벌써 우리가 생각하는 그 뜻, 곧 말 그대로 고향의 땅, 곧 고향이라는 뜻으로 쓰였다는 증거로써 열자列子를 들이밀었거니와 그것을 확대하여 그래도 못내 미련을 떨치지 못할까 저어하여 이번에는 고려사랑 조선왕조실록에 등장하는 향토라는 말을 근거로 더욱 보강하고자 한다. 먼저 고려사에서는 저 말이 두 군데 보이거니와 세가世家 권 제44 공민왕恭愍王 22년 7월 정몽주가 풍랑으로 잃어버린 공문을 새로 베껴서 가지고 오다 기사에서 이르기를 고향[鄕土]과 멀리 떨어져 있으니, 부모가 반드시 아들 생각에 잠길 것이고, 아들은 .. 2024. 3. 12.
고려사 입문서는 고려사절요와 동국통감 흔히 고려사를 떠올리겠지만 이는 기전체紀傳體라 해서, 각종 잡다한 것들을 어지럽게 섞어놓아서 고려사 대강을 접하려는 사람들을 질려 버리게 만든다. 분량 또한 너무 방대하고 이거 먼저 접하다가는 다시는 고려사는 안쳐다 본다. 고려사를 입문하는 넘버원 기본 교재는 말할 것도 없이 고려사절요 혹은 동국통감이다. 고려사절요는 편년체라, 건국에서부터 멸망까지 주요한 사건 흐름을 시간 순서로 따라 정리했다. 고려사와 더불어 거의 동시기에 왜 고려사절요가 나왔겠는가를 생각해 보라. 저들도 고려사는 질려버리는 까닭에 그 압축본이 필요했다. 그래서 등장한 것이 말 그대로 요점만 절록했다 해서 절요節要라 한다. 이런 편년체 고려사 통사로는 절요 외에도 동국통감이 있다. 이 동국통감도 매우 긴요하고 편한데, 전반부는 삼국시.. 2024. 3. 12.
[박물관 현황과 연혁] 대한민국 1호 공립박물관 인천시립박물관 기초자료가 2016년 개관 70주년 기념해 이 박물관에서 펴낸 책자들이기에 이후가 업데이트되지 않았다. 이는 추후 보강키로 한다. 1945년 8월 15일 광복이후 문화재에 대한 관심을 갖기 어려웠던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박물관 건립을 준비하기 시작하였다. 당시 28세의 젊은 미술학도였던 이경성은 일제에 의해 흩어져 있던 여러 자료들을 동분서주하며 수습하였다. 미군정과 협의를 통해 부평 조병창에 버려져 있던 중국 철제 유물을 미군 트럭에 실어오기도 하고,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민족박물관에서도 유물을 빌려와 박물관의 기틀을 마련하였다. 박물관 건물은 인천 중구 송학동(현재 자유공원 맥아더 동상 자리)에 있던 옛 독일계 무역상사인 세창양행의 사택으로 결정되었다. 이경성은 인천 시내 곳곳을 다니면서 건축 자재를.. 2024. 3. 12.
[自述] 돈 끌어와 개최한 고구려 고분벽화 학술대회 이상과 현실은 언제나 따로 놀기 마련이라, 좋은 의미에서 시작한 일이 꼬이는 때가 어디 한두 번이겠는가? 고구려 고분벽화 전시회 개최와 관련해 주최한 학술대회가 그러했으니, 이야기인즉슨 이랬다. 연합뉴스가 일본 교도통신, 한국의 서울역사박물관과 공동으로 '인류의 문화유산 고구려 고분벽화 특별전(2006. 9. 2∼10. 22)을 개최했거니와, 이 전시회는 현재까지 나로서는 내가 직접 간여한 처음이자 마지막 전시였으니, 이후에도 간접으로 회사 주최 전시회에는 이런저런 식으로 손을 대기는 했지만 다 간접이었으나, 이 전시만큼은 내가 직접 현장에 뛰어들어 처음과 끝을 함께했다. 이 전시회 관련 논급은 여러 군데 했으니, 중복을 피하기로 하고 이 전시회를 막상 개막하고 나니 뭔가 하나 허전한 게 있었으니, 관련.. 2024. 3. 12.
용어와 개념과 분류는 행정의 알파요 오메가다 물론 이걸 추진하는 쪽에서는 다른 이유를 댈지 모르지만 문화재보호법 근간을 뜯어고치게 된 출발은 그 첫째도 둘째도 명실名實의 불일치였다. 첫째 문화재라 했지만 이 문화재는 자연유산을 포함하지 못한다. 그래서 특히 자연유산을 하는 쪽에서 불만이 팽배했고 이럴 것 같으면 우리는 환경부로 가겠다 협박을 일삼았다. 이것이 직접 동인 중 하나였다. 굳이 저 일이 아니라 해도 왜 문화재라 하면서 자연유산까지 포함하느냐는 불만이 팽배했던 건 엄연한 사실이다. 둘째 그 하위 분류는 더 처참해서 일정한 준거나 기준도 없는 막말대잔치가 벌어졌다. 모양이 있고 없고가 기준이면 오직 유형과 무형이 있을 뿐인데 민속문화재가 따로 있고 기념물도 따로 있었다. 개판도 이런 개판이 없었다. 그래서 바로잡자 나서 만든 것이 국가유산기.. 2024. 3.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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