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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S & MISCELLANIES

환호와 갈채, 부패의 자양분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23. 8.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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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과 정부를 부패케 하는 힘은 권력과 정부 그 자체가 아니다.

그들을 향한 환호와 갈채가 원천이다.

독재는 이를 자양분으로 삼는다.

잘하는 권력, 잘하는 정부는 있을 수 없다.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는 권력 정부만 있을 뿐이다.

마뜩히 해야 할 일을 한 데 지나지 않는 권력과 정부를 환호갈채할 수는 없다.

모든 권력을 향해 국민이 들어야 할 것은 갈채와 환호가 아니라 몽둥이어야 한다. (2021. 8. 22)


 
 
***
 
의외로 이 평범성이 너무 쉬 간과된다. 

위선 동서고금 모든 권력은 고언을 듣겠다지만, 그런 고언을 받아들이거나 달게 받은 적이 없다. 

그 고언으로 유명한 위징만 해도, 애초엔 주군 이세민을 향한 고언으로 굄을 받았으나, 밤낮 잔소리만 해대자 짜증이 난 이세민은 참다참다 폭발하고 말았으니 

얼마나 화딱지가 났으면, 그가 죽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신도비까지 때려부수고 박살을 냈겠는가? 

훗날 고구려 원정에서 참패하고 귀환하며 "위징이 있었더래면 오늘과 같은 개망신은 없었을 것"이라 하며 도로 무덤을 잘 정비해줬다지만,

이것도 그가 죽고 없었기에망정이지 살아서 계속 깐족깐족대며 폐하 고구려 원정은 아니되옵니다 했더래면 목숨이 열 개라고 버텨내지 못했을 것이다. 

둘째 저 고언을 힘들게 하는 구조적 모순 또한 엄존하니,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내가 비판할 수는 있지만, 그를 증오하는 남이 내 사랑을 비판하는 일은 용납할 수 없는 심리 구조가 그것이다. 

이 엄혹한 정치 세계에서 권력을 향해, 권력을 잡으려는 이른바 야당은 권력을 쥐지 않았기에 그 존재감을 각인하는 전통하는 방법은 집권세력 비판밖에 없다. 

흔히 이렇게 달라드는 야권을 향해 권력은 언제나 대안을 내라 하지만 이것만큼 웃긴 작태도 없다.

내가 권력을 쥐지 않았는데 무슨 대안을 낸단 말인가?

그 대안은 결국 집권권력이 쥐기 마련인데 내가 미쳤다고 그가 좋아할 일을 한단 말인가?

권력을 비판하는 사람들은 그 비판으로 존재감을 각인하는 것이지 그네가 무엇을 집행하는 사람들은 아니다.

그 비판을 받아 그것을 시정하고 시행할 책임은 오로지 권력만 지닌 특권이다. 

그런 비판이 드셀수록 내가 응원하고 지지하는 권력을 나는 옹호할 수밖에 없다. 

나까지 그에 가세해 비판하는 일은 자칫 적을 도와주는 일로 치부하는 까닭이다. 

그런 까닭에 동서고금 막론하고 집권 권력은 그 내부에 존재하는 반대가 거의 없다.

있다 해서 그런 사람들을 주류 속의 비주류라 일컫기도 하지만, 그 비판이란 찻잔 속 태풍과도 같아 이렇다 할 위력을 발휘할 수도 없거니와 박정희 시대 유정회랑 같다 보면 대과가 없다. 

그럼에도 얄짤없이 말하거니와 권력을 향해서는 언제나 몽둥이를 들어야 한다. 

나는 이를 비판정신이라 한다. 

그 비판력을 상실하는 자리에서 독재라는 독초가 자라는 것이며, 그 독초를 내가 함께마시며 나는 독재의 주체가 된다. 

히틀러? 무솔리니? 박정희? 

웃기는 소리 마라

권력을 찬양하는 너가 히틀러요 너가 무솔리니요 너가 박정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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