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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제墓祭와 봉분 무덤에 가서 조상을 제사하는 행위인 묘제墓制 혹은 묘를 살피는 성묘省墓는 실은 각종 의례서에서는 근거를 찾기 어렵다. 이는 아마도 어느 일정 시기까지 무덤에다가 그 표식인 봉분을 만들지 않은 데서 비롯한 것으로 나는 본다. 중국사를 보면 공자 이전에는 봉분이 없어, 일단 무덤을 쓰고 나면, 그 위치는 후손도 이내 잊어버린다. 그런 까닭에 장소도 모르는 묘제가 있을 수가 없다. 따라서 묘제의 제1 성립 조건은 그 위치 확인이다. 묘제를 둘러싼 이렇다 할 규정이 없는 까닭은 나는 이런 역사성에서 말미암는다고 본다. 묘제 혹은 성묘는 때마다 무덤을 소제하는 행위인 소분掃墳 혹은 잡초를 베어내는 벌초伐草와도 밀접하다. 봉분이 없던 시대, 조상숭배는 자연 조상의 혼이 깃들었다고 간주하는 사당인 종묘宗廟 혹은 가묘.. 2018. 2. 19.
서얼 차별, 그 부당성은 누구나 알았으나... 심수경(沈守慶․1516~1599)의 《견한잡록(遣閑雜錄)》에 보이는 이야기다. 국법(國法)에 서얼(庶孼)은 과거를 보지 못하도록 하는데, 이는 옛날에는 없던 일이다. 당초 이런 법을 세운 뜻이 무엇인지 모르겠고, 근래에는 벼슬길을 열어주자는 의론이 여러 번 있었으나, 결국 행해지지 않고 있으니, 또한 그 무슨 이유인지도 모르겠다. 서얼로 문장에 능한 자는 앞선 시대에 어무적(魚無跡)과 조신(曹伸)이 가장 유명하고, 근세에는 어숙권(魚叔權)과 권응인(權應仁)이 또한 유명하며, 그 나머지는 모두 기억하지 못하나, 재주를 가지고도 출세하지 못함은 어찌 억울하지 않으리오. 그리고 나라에서 인재를 수용하는 데에도 방해가 될 것이다. 서얼 차별이 가혹하다는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었고, 실제 그 철폐를 위한 움직임이.. 2018. 2. 19.
Pantheon, Rome Pantheon or Πάνθειον, Rome, Italy Originally Build by Marcus Agrippa during the reign of Augustus (27 BC – 14 AD), the temple was completed by the emperor Hadrian and probably dedicated about 126 AD. The building is circular with a portico of large granite Corinthian columns (eight in the first rank and two groups of four behind) under a pediment. A rectangular vestibule links the porch to the r.. 2018. 2. 19.
때되면 깨끗이 물러나라 서거정(徐居正·1420∼88)의 《필원잡기(筆苑雜記)》 제2권에 보인다. 고려 때에는 다섯 성(省)에 일곱 추(樞)가 있어 재상의 숫자가 적었으므로 서로 번갈아 가면서 직책을 제수하였기 때문에, 벼슬은 높아도 한직에 있는 자가 반수나 되어 70이면 반드시 치사하였고, 연령을 숨기고서 치사하지 않는 자는 여론이 나빴다. 그렇기 때문에 나이가 비록 70이 되지 않았더라도 인끈을 풀고 퇴직을 원하는 자가 많았다. 본조 개국 이래로 비록 치사하는 법이 있었으나 높고 낮은 관원들이 녹을 탐하여 연한을 무릅쓰고 그대로 벼슬하는 자가 거의 전부였다. 요즈음 사헌부에서는 나이가 심히 많은데도 억지로 벼슬에 종사하는 자를 미워하여 해당 부처에 공문을 보내어 연령을 상고하여 탄핵하려 했다. 내가 말하기를, “송나라 한위공.. 2018. 2. 19.
책 읽지 마라 서거정(徐居正·1420∼88)의 《필원잡기(筆苑雜記)》 제2권에 보인다. 수찬 성간(成侃)은 어려서부터 널리 보고 많이 기억하며 읽지 않은 서적이 없었으니, 경사(經史)로부터 제자백가와 천문ㆍ지리ㆍ의약ㆍ복서(卜筮)ㆍ도경(道經)ㆍ석교(釋敎)ㆍ산법(算法)ㆍ역어(譯語)의 모든 법을 두루 섭렵하였으며, 사대부나 붕우의 집에 희귀한 서적이 있다는 얘기를 들으면 반드시 구해보고야 말았다. 내가 집현전에 있을 때에, 성간이 장서각 속에 있는 비장 본을 봤으면 하고 원하기에 내가 말하기를, “궁중 비장 본은 경솔히 외인에게 보일 수 없다.” 하고, 난처해했다. 하루는 혼자서 연일 숙직하고 있었는데 홀연히 기침하는 소리가 들리므로 돌아보니 바로 성간이었다. 비장도서 보기를 더욱 간절히 청하므로 비로소 허락하였더니, 밤새.. 2018. 2. 19.
한국에 도교가 없다? 서거정(徐居正·1420∼88)의 《필원잡기(筆苑雜記)》 제2권에 보인다. 어떤 사람이 내게 묻기를, “중국에서는 불교와 도교(道敎)가 병행하고 있으나 도교가 더욱 성하고, 우리나라에서는 불교는 비록 성하나 도교는 전무한 형편이다. 만약 두 개의 교가 병행한다면 나라는 작고 백성은 가난한데 장차 어찌 견디겠는가.” 한다. 내가 말하기를, “우리나라의 소격서(昭格署)와 마니산(磨尼山) 참성(塹城)에서 지내는 초제(醮祭)같은 것은 곧 도가의 일종이다. 서울과 지방을 통하여 항간에서 도가의 복식을 입고 도가의 말을 하는 사람은 없으나, 사대부 집에서 매년 정월에 복을 빌고, 집을 짓고 수리하는 일에 재앙을 제거하려고 비는데도, 반드시 맹인 5ㆍ6ㆍ7명을 써서 경(經)을 읽는데, 그 축원하는 바가 모두 성수(星宿.. 2018. 2.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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