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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희(朱熹) <매화를 읊은 절구 두 수[梅花兩絶句]〉 매화를 읊은 절구 두 수[梅花兩絶句] [南宋] 주희(朱熹, 1130~1200) / 기호철 譯 개울가 매화꽃도 이미 피었으련만 溪上寒梅應已開 친구는 한 가지 꺾어 보내질 않네 故人不寄一枝來 하늘 끝에 어찌 향기론 꽃 없을까 天涯豈是無芳物 무심한 그대 향해 술잔을 든다오 爲爾無心向酒杯 깊은 골짜기에 졸졸 시냇물 흘러가고 幽壑潺湲小水通 초가엔 보슬비 오는데 대울도 없구나 茅茨煙雨竹籬空 울 가 매화나무엔 꽃이 흐드러졌는데 梅花亂發籬邊樹 앙상한 가지에 붙어 북풍 원망하는 듯 似倚寒枝恨朔風 2018. 12. 10.
주희(朱熹, 1130~1200) <세모[殘臘]〉 세모[殘臘] [南宋] 주희(朱熹, 1130~1200) / 기호철 譯評 겨울 끝자락에 봄볕이 생겨나고 殘臘生春序 지루한 궂은비 세밑이 다해간다 愁霖逼歲昏 꽃망울 곱고도 산뜻한 꽃 피우고 小紅敷艶萼 갖가지 신록이 해묵은 풀 덮도다 衆綠被陳根 깊은 골짝 샘물이 졸졸 흘러오니 陰壑泉方注 들판 물은 콸콸 흐르려 하는구나 原田水欲渾 농가에서는 봄농사 때 닥쳐오니 農家向東作 온갖 일들이 사립문에 모여드네 百事集柴門 《주자대전》 권1에 수록된 시다. 연말에 봄이 다가오는 농촌을 담담하게 읊은 시이다. 3행 소홍(小紅)은 연분홍빛 꽃망울을 이르는 말이다. 6행 혼(渾)은 큰 물줄기가 흐르는 의성어이다. 2018. 12. 10.
연꽃 가지 붙잡고 동자가 뛰어노는 불경 케이스 동자 무늬 경갑[금동동자유희문경갑·金銅童子遊戯文經匣] 고려高麗 12~13세기, 금동金銅, 높이 9cm 미국 보스턴박물관(미술관) 소장 Sutra Case with Design of Young BoysGoryeo, 12~13th Century Guilt Bronze, H. 9cm Housed at the Museum of Fine Arts, Boston U.S.A. 2018년 12월 9일 현재 한국 국립중앙박물관이 개최 중인 특별전 '대고려 918-2018 그 찬란한 도전(Goryeo: The Glory of Koea)'에 전시 중이다. 그 도록에 의한 이 유물 설명은 다음과 같다. 불경 혹은 다라니를 넣었던 작은 금동 용기이다. 여닫기 편하게 만들어졌고 뚜껑 위에 고리가 있어서 어딘가에 달았던 것으로 보.. 2018. 12. 10.
문화재행정의 요체는 빗금을 없애고 선을 긋는 일이다 꼭 8년 전 오늘인 2012년 12월 9일, 나는 내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앞 사진을 게재하면서 다음과 같이 적었다. 종래의 문화재 발굴현장에서 보이는 경고문입니다. 지금도 이런 식의 협박 경고문이 대부분입니다. 하지만 이런 방식 바꿔야 합니다. "개 조심...물려도 책임 안짐" 이런 식의 경고문이 가뜩이나 걸림돌 취급받는 문화재에 더 해악을 끼칩니다. 아마 이 경고판은 그 무렵 내가 함안 성산산성 발굴현장 취재를 갔을 적에 찍어둔 것이려니와, 이 무렵 나는 저와 같은 문화재보호구역이라든가 발굴현장 등지에 세워놓은 각종 안내판에 보이는 위압적인 문구들에 대한 문제를 집중 지적했거니와, 이를 계기로 당시 문화재청에서는 저와 같은 협박성 문구를 더는 적지 말라는 공문까지 현장에 내려보낸 것으로 안다. 그래서.. 2018. 12. 9.
적대적 변용, 아주아주 편리한 주어 바꿔치기의 유혹 불교가 중국에 상륙한 이후 초반기 선두에 서서 그와 쟁투한 흐름은 유교보다는 실은 도교였다. 구겸지(寇謙之·365~448) 시대 북위 도무제(道武帝)가 불교를 고사 직전으로 몰아넣은 것도 그 뒤를 추동한 세력은 도교였다. 대(對) 불교 투쟁은 당말(唐末)이 되면서 새로운 흐름이 전개되거니와, 유교가 본격 가세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주자성리학은 실은 한유(韓愈·768~824)를 시발로 삼거니와, 그 성리학이 한유에게 배운 것은 격렬한 불교 혐오주의였다. 이 《파사론破邪論》은 글자 그대로는 사악함을 깨뜨린다는 뜻이거니와 법림(法琳·572~640)이 말한 사악함은 주로 도교였다. 도불(道佛) 투쟁사에서는 《법원주림(法苑珠林)》과 더불어 너무나도 중요한 문헌이다. 우리는 도교를 향한 극혐을 통해 역으로 당시 .. 2018. 12. 9.
압구정은 예이츠 도시? 우연의 일치인가? 서울 강남 압구정역이다. 이니스프리..이 상표가 월리엄 버틀러 예이츠에서 유래함은 말할 나위가 없다. 이 압구정 일대는 성형외과 천국이라 온통 그런 병원이다. 한데 오늘밤 그런 거리를 무심히 지나는데 아래 광고 문안이 눈에 박힌다. The Second Coming 이 슬로건 내건 병원주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바 짚히지 않는 게 아니다. 제2의 인생을 살게 하는 모습으로 얼굴 바까주겠다는 뜻이어니와 그것이 예수의 재림에 비견한다는 의미일 터다. 잘 정했다. 그 업주가 예이츠를 의식했는지 아니했는지 알 수는 없으나, 저 제목의 가장 저명한 시가 예이츠에게 있다. 그러고 보면 압구정은 예이츠의 고장인가? 만감이 교차한다. 2018. 12.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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