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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중심주의의 소산 가차(假借) or 통가(通假) 우리 학계, 특히나 고물(古物) 딱지를 신주보물단지처럼 여기는 우리네 역사 관련 학계에서 고질과도 같은 믿음이 있으니, 오래에 대한 과도한 믿음이 그것이다. 그 고물이 텍스트로 옮겨가면, 덮어놓고 오래된 것일수록 그에 대한 상대적인 믿음이 더 강한 노골과도 같은 신념이 있다. 오래된 것일수록, 그것이 소위 당대(當代)의 증언이라 해서, 그것이 후대에 판본, 혹은 그 사건을 다룬 후대 문헌들에 견주어 당시의 실상을 훨씬 더 잘 전한다는 믿음이 있다. 하지만 놀랍게도 소위 당대 혹은 당대에 가까운 텍스트일수록 의심을 살 만한 구석이 훨씬 더 많다는 사실이 드러난다. 언제나 그 보기로 들 듯이, 나는 광개토왕비문이 진실을 말한다고 믿지 아니한다. 그것이 광개토왕 혹은 장수왕 시대 증언이라 해서, 그것이 저 시.. 2018. 9. 16.
Autumn Flowers 2018. 9. 15.
정처定處 Destination 있기나 할까? 定한 處가? 2018. 9. 13.
사립문 기대어 자식을 기다리며 한시, 계절의 노래(172) 동파 선생 시를 차운하다(次東坡先生韻) 송 장효상(張孝祥) / 김영문 選譯評 아득하게 강남 땅바라다보니 자욱한 안개 속에태양이 뜨네 백발성성 양친께선대문에 기대 자식 돌아 오기를손꼽는다네 悠然望江南, 日出煙靄微. 倚門雙白發, 屈指待兒歸. 백발이 성성한 부모가 대문에 기대 기다리는 자식은 어디로 갔을까? 왜 돌아오지 않는 걸까? 중국 강남은 대지도 넓은 데다 강, 호수, 운하가 많아 안개가 끼면 정말 망망한 느낌이 든다. 태양이 떠도 달처럼 보이며 사방을 분간할 수 없다. 오리무중(五里霧中)이란 말을 저절로 이해할 수 있다. 태양은 떴으나 망망한 대지를 바라보며 백발 부모는 자식을 기다린다. 군대에 갔을까? 공부하러 갔을까? 이도 저도 아니라면 젊음의 방황 때문에 집으로 돌아오.. 2018. 9. 13.
제비 전송하며 한시, 계절의 노래(171) 제비를 보내며(送燕) 명 석보(石寶) / 김영문 選譯評 가을 제사 소식 일찍 듣고돌아갈 생각으로 새로 낳은 새끼 위해날개옷 다듬누나 옛 보루는 내년에도아무 탈 없을 테니 주렴에 동풍 불 때날아오길 기다리리 蚤聞秋社已思歸, 更爲新雛櫛羽衣. 故壘明年管無恙, 東風簾幕待君飛. 추사(秋社)는 옛날 가을철에 토지신에게 올리던 제사다. 민간에서도 선조들 산소를 찾아 시제(時祭)를 올렸다. 지금도 각 문중마다 시제를 올리는 풍습이 남아 있다. 시제 때 축관이 축문 읽는 소리를 들으면 자못 엄숙하고 창망한 느낌이 든다. “계절은 흘러 서리와 이슬이 이미 내렸습니다. 선영을 소제하고 올려다보니 그리운 마음 이길 수 없습니다. 삼가 맑은 술과 몇 가지 제수로 경건히 시제를 올립니다. 흠향해주시옵.. 2018. 9. 13.
돌무더기여, 방해하지 말지어다 한시, 계절의 노래(170) 어지러운 돌무더기(亂石) 唐 이상은 / 김영문 選譯評 범과 용이 웅크린 듯종횡으로 뒤엉켜서 별빛 점차 스러지니빗방울이 맺히네 동서로 오가는 길방해하지 말기를 술고래 완적이통곡하다 죽을 테니 虎踞龍蹲縱復橫, 星光漸減雨痕生. 不須幷礙東西路, 哭殺廚頭阮步兵. 이상은 시는 대부분 난해하다. 어휘 구사가 생경하고 느닷없다. 하지만 특이하고 기발한 특징을 보인다. 그의 시를 마주하면 다른 생각을 할 겨를이 없다. 수수께끼를 풀 듯 시에 집중해야지 그렇지 않으면 복잡한 미로 속을 헤매느라 출구를 찾지 못한다. 그래도 이 시는 이상은의 시 중에서 평이한 편에 속한다. 기암괴석이 마구 엉긴 모습을 범과 용이 웅크린 것으로 비유한 기구(起句)는 쉽게 이해가 된다. 그럼 승구(承句) “별빛 점차.. 2018. 9.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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